3개월 전망(2023년 11월 ~ 2024년 1월) 자료=기상청
3개월 전망(2023년 11월 ~ 2024년 1월) 자료=기상청

[이코리아] 올 연말은 평년보다 따뜻한 겨울이 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6일 기상청 기후정보포털이 내놓은 '3개월 전망'에 따르면 올해 11월과 12월 기온이 평년(각각 7∼8.2도, 0.5∼1.7도)과 비슷하거나 높을 확률이 각각 40%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평년보다 기온이 낮을 확률은 20%다. 내년 1월에는 기온이 평년(영하1.5∼영하0.3도)과 비슷할 확률이 50%, 높을 확률이 30%, 낮을 확률이 20%로 예측됐다.

앞서 지난 2일은 기상청 관측 사상 역대 11월 최고 기온을 경신했다.  이날 오전 서울 기온이 19도까지 오르면서, 116년 만에 '역대 가장 더운 11월' 기록을 갱신했다. 다음 날인 3일에도 강릉과 동해가 21.1도, 울진 20.7도, 서울도 18.3도를 기록하며 11월 최저 기온으로는 1위를 기록했다. 예년보다 무려 10~15도가량 높은 것이다. 이는 남쪽에 중심을 둔 고기압 영향권에서 맑은 날씨가 이어진 데다, 따뜻한 남풍이 계속 유입됐기 때문이다. 이상 기온으로 인해 일부 채소, 과일류 등의 물가도 상승한 상태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상 고온현상은 한반도 가을철 날씨에 영향을 미치는 북쪽의 차가운 공기가 세력을 키우지 못한 데 따른 것이다. 현재 한반도 남쪽에는 고기압이 자리하면서, 바다로부터 따뜻한 공기층을 우리나라로 계속해서 유입시키고 있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 곳곳이 이상고온 현상으로 역대 가장 따뜻한 11월 날씨를 보이고 있다. 필리핀은 이달 들어 37도, 일본 도쿄는 지난 주말 최고 기온이 26도를 넘었다.

6일 비가 그친 뒤에는 북쪽에서 찬 공기가 내려와 7일부터 서울의 아침 기온이 4도까지 떨어지며 초겨울 추위가 찾아올 예정이다. 다만 이상고온 현상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우리나라도 기후 변화로 인해 '따뜻한 겨울' 현상이 굳어지는 추세다. 기상 관측이 본격 시작된 1973년부터 지난해까지 11월 기온은 총 1.6도가 올랐다. 최근 10년간의 11월 평균기온을 따져봐도 평년 대비 0.6도가 상승한 것이다. 

높은 해수면 온도 영향도 받고 있다. 특히 지난 6월 발생한 '엘니뇨' 현상 등으로 해수면 온도는 10월을 지나 11월까지도 높아질 전망이다. 엘니뇨는 열대 태평양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0.5도 이상 높은 상황이 5개월 넘게 지속되는 현상이다. 지난 9~10월엔 열대 태평양의 엘니뇨 감시구역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1.5도나 높아졌다. 엘니뇨는 우리나라 겨울철의 고기압성 순환을 강화하고 이로 인해 따뜻한 남풍류 유입이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기상청 관계자는 6일 <이코리아>와 한 통화에서 “(기상 관련) 감시요소를 관리하는데 그 중 대표적으로 올 겨울 엘니뇨 경향이 유지될 것"이라면서 "과거 통계적으로나 매커니즘 상으로 11월과 12월에 특히 그런 경향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11월도 6일 밖에 안 된 상황이고 다음 주에는 기온이 일시적으로 하강할 것"이라면서 "이상기온이 한 달 내내 지속되진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마냥 올겨울이 따뜻할 것으로 안심하긴 이를 듯 하다. 평년보다 적은 상태인 북극 얼음이 매서운 ‘겨울 바람’을 불러오는 변동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북극 바렌츠·카라해 해빙 면적이 적은 상태가 연말까지 지속될 경우 우랄산맥 부근이나 동시베리아 지역에 기압능이 강화돼 우리나라가 위치한 중위도로 찬 공기가 유입될 확률이 높아진다.

한편 2024년 1월 이후 기상청의 다음 3개월 전망은 2023년 11월 23일 발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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