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전 거래일 대비 31.46포인트(1.33%) 오른 2399.80에 출발했다. 코스닥지수는 12.44포인트(1.59%) 상승한 794.49에 거래를 시작했다. 6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코스피가 전 거래일 대비 31.46포인트(1.33%) 오른 2399.80에 출발했다. 코스닥지수는 12.44포인트(1.59%) 상승한 794.49에 거래를 시작했다. 6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이코리아] 금융당국이 6일부터 내년 6월까지 공매도를 전면 금지하기로 했다. 이번 공매도 금지 이유는 최근 글로벌 투자은행(IB)의 대규모 불법 무차입 공매도 사례가 적발되면서 시장불확실성 확대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함이다. 정부는 공매도 시 기관과 개인의 다른 차입조건 해소와 불법 공매도 방지 등을 위해 제도를 개선할 계획이다.

금융위원회는 5일 "급증하는 시장 불확실성 확대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필요성과 함께, 관행화된 불법 무차입 공매도 행위가 시장의 공정한 가격 형성을 저해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다"며 "내년 상반기까지 공매도를 전면 금지하기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공매도란 주식이 없는 투자자가 그 주식이 떨어질 것 같을 때 빌려서 팔고, 나중에 갚는 외상 거래다. 예를 들어 만 원에 한 주를 빌려서 팔았다가 주가가 떨어져 6000원에 갚으면 4000원을 벌게 되는 것이다. 

대상은 코스피와 코스닥 그리고 코넥스 전 종목이다. 현재 한정적으로 허용됐던 코스피 200과 코스닥150에 속하는 350개 종목도 금지대상에 포함됐다. 다만, 유동성 공급 등의 목적으로 가격을 제시한 공매도 거래는 허용된다. 

국내에서 주식 공매도가 금지된 것은 이번이 4번째다. 당국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2009 유럽 재정위기, 2020년 코로나 팬데믹 당시 공매도를 금지한 바 있다.

이번 공매도 금지의 주된 배경에는 이스라엘-하마스 분쟁 발발 등 증시 변동성이 재차 확대된 가운데 최근 해외 투자은행(IB)들의 대규모 ‘무차입 공매도’가 적발됐기 때문이다. 이에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서 제도 개선에 대한 목소리가 커졌다.

정부는 향후 8개월 공매도를 금지기간 동안 빌린 주식을 상환하는 기간, 차입조건 등 기관과 개인 사이에 존재하는 공매도 차별을 개선하고 무차입 공매도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고 이를 방지하는 방안을 만들기로 했다. 

금융감독원은 6일 20명의 인력으로 공매도 특별조사단을 출범할 예정이다. 특별조사단은 공매도 거래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약 10개의 글로벌IB에 대해 전수조사를 할 예정이다.

전 세계에서 공매도를 금지하고 있는 나라는 극소수다. 이에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공매도 금지 강화조치'로 오히려 외국자본이 빠져나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이번 공매도 금지 조치에 따른 긍정적, 부정적 시각이 혼재하나 시장은 벌써 공매도 금지 수혜 기업들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부가 6일부터 주식시장의 '공매도'를 전면 금지하면서 지수가 급등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기준,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3.57% 오른 2452.79를 기록 중이다. 코스피는 12일거래일 만에 2400선을 회복했다. 코스닥도 5.44% 급등한 824.58을 기록 중이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현재 코스피·코스닥 중 공매도 비중이 공통적으로 가장 높은 업종은 이차전지, 로봇 관련 종목들이 포함된 산업재다. 대표적으로 코스피200 산업재 지수에는 LG에너지솔루션, 포스코퓨처엠 등이 포함되어 있으며, 코스닥 150 산업재 지수에서는 에코프로비엠, 레인보우로보틱스 등이 포함돼 있다. 이에 이날 증시 상승은 공매도 한시적 전면중단 발표에 따라 수혜를 입은 공매도 잔고가 많은 이차전지 종목이 이끌고 있다. 

코스피 종목 가운데 포스코퓨처엠이 27% 넘게 급등했고, LG에너지솔루션과 포스코홀딩스도 각각 18%, 15% 넘게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코스닥에선 에코프로가 30% 폭등했으며, 에코프로비엠과 엘앤에프 등도 20% 넘게 가파르게 상승 중이다. 

이런 과열 양상 속에 코스닥 시장에선 이날 오전 9시 57분쯤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코스닥150선물 가격과 코스닥150지수의 변동으로 5분간 프로그램매매 매수호가 효력이 정지됐다. 

코스닥 사이드카가 발동된 것은 지난 2020년 6월 16일 이후 약 3년 5개월만으로, 역대 12번째다. 

코스닥 사이드카는 코스닥150 선물 가격이 6% 이상 상승하고 코스닥150지수가 3% 이상 올라 동시에 1분간 지속되는 경우 발동된다. 

증권가에서는 이차전지 기업들 다음으로 공매도 높은 제약·바이오가 주가 관점에서 긍정적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이동건 SK증권 연구원은 6일 보고서를 통해 "코스피 200 헬스케어 지수는 1.43%, 코스닥 150 헬스케어 지수는 2.85%를 기록 중"이라며 "코스닥 150 헬스케어 지수 구성 종목들의 대다수가 바이오텍으로 신약 개발 기업 특성 상 실적에 따른 밸류에이션보다는 수급에 민감하다"고 분석했다. 

이어 "실적주 중심의 코스피 200 헬스케어 지수 대비로도 특히 공매도에 따른 영향이 실제로 큰 것으로 확인된다"면서 "펀더멘탈의 훼손 이슈가 아닌 단순 수급 이슈로 공매도가 크게 증가, 주가가 유의미하게 하락 또는 지지부진했던 기업들의 주가 관점에서는 분명 긍정적이라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또 "코스피 200 헬스케어 지수, 코스닥 150 헬스케어 지수 평균 대비로도 높은 공매도 잔고비율을 기록중인 기업들, 그리고 공매도 금지기간인2024년 6월까지 유의미한 모멘텀을 보유한 기업들의 주가 반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관련 기업들로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SK 바이오팜, 유한양행, 레고켐바이오, 에이비엘바이오를 제시했다. 

이번 주식시장의 공매도 전면금지로 인해 브로커리지 점유율이 높은 증권사들의 수혜도 기대된다는 분석도 나왔다. 

안영준 하나증권 연구원은 "11월 1일 기준 시가총액 대비 공매도 잔고가 가장 높은 산업은 철강금속(1.3%)이며, 금융업, 증권, 보험은 각각 0.5%, 0.4%, 0.3% 수준으로 이번 공매도 금지 조치에 따른 수급에 대한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안 연구원은 "증권사들의 공매도잔고 비중은 키움증권 1.0%, 삼성증권 0.7%, 한국금융지주 0.5%, 미래에셋증권 0.5%, NH투자증권 0.1% 순"이라면서 "단기적인 수급 모멘텀은 크지 않더라도 이후 거래대금 증가에 따른 이익 개선이 예상되며, 브로커리지 점유율이 높은 증권사들의 수혜가 클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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