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회 영상회의록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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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리아] 26일에 진행된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종합감사에서 게임 분야 질의가 이어졌다. 이날 이상헌 문체위원장은 증인으로 출석한 강신철 한국게임산업협회장에게 각종 게임 업계 현안에 대한 질문을 쏟아냈다.

첫 번째 질의는 최근 빈발하고 있는 게임사 간 저작권 분쟁에 대한 질의였다. 엔씨소프트는 지난 2021년부터 웹젠이 출시한 ‘R2M’ 자사의 ‘리니지 M’과 유사하다며 소송을 제기해 1심 승소한 상태다.

지난 4월에는 ‘아키에이지 워’를 출시한 카카오게임즈와 엑스엘게임즈를 상대로 유사한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또 넥슨 역시 아이언메이스가 출시한 던전 크롤러 장르의 게임 ‘다크 앤 다커’가 넥슨이 2020년 7월부터 개발하던 프로젝트 ‘P3’의 자료를 무단 반출해 만들어졌다고 주장하며 법적 공방을 벌이고 있다.

이 의원은 “게임산업협회는 ‘상호 협력과 공정한 경쟁문화 확립’을 비전 및 목표로 삼고 있다. 그런데 최근 들어 게임사 간의 고소 고발, 저작권 도용이 난발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또 소송이 이어지게 되면 게임의 서비스가 갑작스럽게 종료될 수 있고 개발 생태계에 악영향을 미치며, 게임산업의 위상을 스스로 해치게 되기 때문에 이를 단순한 게임사 간 다툼으로 여기지 않고 협회가 적극적으로 중재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강 협회장은 “기본적으로 게임사들의 재산권 보호를 위한 노력과 무단 도용에 대해서 법적 조치는 존중받아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보편적으로 사용 가능한 부분에 대해 악의적으로 사용을 방해하는 행위 또한 중단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게임물의 저작권 개념이 명확해져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데, 협회가 이 틀을 마련하는데 노력을 다하겠다.”라고 답했다.

최근 검찰이 신림동 흉기 난동 사건에 대해 “게임 중독 살인범이 마치 게임 캐릭터처럼 범행했다.”라고 발표해 게임 중독을 범죄의 원인으로 몰았는데, 협회가 이에 대해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은 부분에 대해서도 질의했다.

이에 강 협회장은 “협회가 직접적인 대응보다 간접적인 소통에 집중했던 부분은 사건의 본질이 혹여나 다른 방향으로 새거나 흐려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전 국민의 80% 가까운 인구가 즐기는 문화 산업으로서 게임에 대한 사회적 인식 수준이 높아졌기 때문에 게임이 원인인 것처럼 오도되지 않을 수 있었다.”며 “앞으로 보다 더 적극적으로 객관적인 사실을 바탕으로 제대로 된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게임사 직원이 본인의 권한을 악용하여 비위 행위를 하다가 적발된 사례가 빈발하는 상황에 대한 질의도 나왔다. 지난 2020년에는 넥슨의 온라인게임 ‘던전앤파이터’에서 개발사 네오플 직원이 약 1년간 관리자 계정을 악용하는 사건이 벌어졌으며, 최근에는 27일 카카오게임즈의 한 직원이 자사가 서비스하는 ‘오딘:발할라 라이징’(오딘) 업데이트 정보를 사전 유출한 사실이 적발되어 해고되기도 했다. 

이 의원은 이런 사태가 계속해서 발생하면 이용자의 불신의 더 깊어질 우려가 있어 협회 차원에서 회원사들 간의 의견을 모아 재발 방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강 협회장은 기업마다 부정행위 방지를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개인적 일탈을 막진 못하고 있는데 놓치고 있는 부분이 없는지 살피고 회원사와 논의해 대책이 만들어지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확률형 아이템과 관련해 컴플리트 가챠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의도 나왔다. 올해 초 게임 속 확률형 아이템의 확률공개를 의무화하는 게임산업진흥법이 국회를 통과했지만, ‘컴플리트 가챠’를 금지하는 조항은 결국 법안에서 빠지게 되었다.

컴플리트 가챠는 일종의 이중 뽑기로 게임 이용자들의 과도한 지출을 유도할 수 있어 일본에서는 지난 2012년 법적으로 금지된 형태의 확률형 아이템이다. 이에 진흥법에서 컴플리트 가챠 규제가 빠졌다는 점에 대해 게임 이용자들과 전문가들의 지적이 잇따라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강 협회장은 “시행령에 따라 법의 의무를 다 할 것이지만, 기업들이 가질 수 있는 부담은 최소화해줬으면 좋겠다. 글로벌 게임 시장에서 경쟁해 생존하는 것이 목표다. 기업들이 잘 싸울 수 있도록 관심을 기울여달라.”라고 답변했다. 컴플리트 가챠 금지와 같은 강력한 규제책이 도입되면 국내 게임사의 글로벌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낸 것으로 풀이된다.

마지막으로 강 협회장은 “게임업계가 보다 더 이용자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이용자들의 불만을 최소화할 수 있는 서비스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협회가 관심을 기울이고 기업들과 소통해 나가도록 하겠다.”라고 덧붙혔다.

이에 앞서 지난 10일에 열린 문체부 국정감사에서는 펄어비스 허진영 대표가 증인으로 출석해 정의당 류호정 의원에게 근로 개선과 관련된 질의를 받았다.

또 17일에 열린 문체위 국정감사에는 게임물관리위원회가 출석해 게임 정책과 관련된 질의를 받은 바 있다. 게임위는 감사원의 게임위 비위 행위의 감사 결과 후속 조치가 미흡한 부분을 지적받았으며, 게임물 심의 정보 공개 제도와 수정신고 제도, 게임물 전문 지도사 특정지역 편중 등 여러 사항에 대해 지적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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