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연구원이 친환경 가소제를 연구하고 있는 모습. 사진=LG화학​
​LG화학 연구원이 친환경 가소제를 연구하고 있는 모습. 사진=LG화학​

[이코리아] 가소제는 PVC(폴리염화비닐)의 유연성과 탄성을 향상시키는 필수적인 첨가제로, 주로 바닥재, 자동차 시트 등을 만들 때 사용된다. 기존에는 환경호르몬 논란을 빚은 프탈레이트 계열 제품이 주로 사용됐지만 전 세계적으로 인체에 무해한 친환경 제품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관련업계도 친환경 가소제에 주목하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프탈레이트계 가소제는 대량생산이 가능하고 우수한 물성으로 다양한 분야에 사용하지만, 환경호르몬이 검출되는 것으로 알려져 인체 유해성 논란 및 각종 환경규제 대상으로 점차 규제가 강화되고 있다. 

유럽연합(EU)과 미국은 이미 오래 전부터 프탈레이트 계열 가소제에 대한 규제 법안을 실행 중이다. 

EU는 1999년부터 모든어린이관련제품에 DEHP, DBP, BBP의 사용을 금지하고 어린아이들이 입안에 넣을 수 있는 장난감 등에 DINP, DIDP, DNOP를 사용할 수 없도록 규제하고 있다.  독일 등 유럽국가 중 일부는 식품포장재에서도 프탈레이트 사용을 금지하고있다.

미국의 프탈레이트 금지법안은 소비자 제품 안전법(Consumer Product Safety Improvement Act)에 의거해 DEHP,DBP,BBP 3가지 프탈레이트 성분을 각각 0.1% 이상 포함한 어린이 제품을 판매할 수 없도록 2009년 2월부터 규제하고 있다.

미국 일부 주에서는 재활용 소재 사용 의무를 현재 15%에서 30년까지 30%로 확대하는 정책을 시행하며 친환경 시장이 활성화될 전망이다.

화학분야 컨설팅 업체 테크논(Tecnon Orbichem)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 가소제 수요는 920만톤 규모로, 2030년까지 연 평균 2.6%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친환경 가소제 시장은 2023년까지 매년 6.3% 이상씩 성장해 전 세계적으로 222만톤(t)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가소제가 일상생활 속 다양한 제품에 사용되는 만큼, 인체와 환경에 대한 위해성 평가를 오랜 기간 폭넓게 진행해왔다. 국내 업계도 지속적으로 인체와 환경에 무해한 가소제 개발에 힘쓰고 있다. 

LG화학은 26일 실생활에서 버려지는 PET병으로 바닥재 원료인 친환경 가소제를 만들어 플라스틱 순환 체계를 구축한다고 밝혔다.

LG화학에서 개발한 친환경 가소제는 기존 제품 생산대비 탄소 발생량이 대폭 감소하는 제품으로 올 12월부터 본격 생산할 계획이다.

LG화학 관계자는 "LG화학의 친환경 가소제는 북미로 수출을 주력하는 주요 고객들의 요청으로 개발된 제품"이라면서 "친환경 시장 선도를 위해 미국의 글로벌 재생표준인증 GRS(Global Recycled Standard)를 획득했다"고 설명했다. 

GRS는 재생 원료를 20% 이상 포함한 친환경 제품 인증으로 북미 주요 바닥재 및 섬유 업체들이 GRS표준을 가지고 있다.

한편 LG화학은 지속가능성 전략의 일환으로 바이오 원료를 활용한 기저귀 출시와 재활용 플라스틱을 활용한 친환경 리모컨, 셋톱박스 등을 선보였다. 또, 지난 3월 초임계 열분해유 공장 착공을 통해 탄소 중립 및 자원 선순환 활동에 집중하고 있다.

한화솔루션의 친환경 가소제인 에코데치(Eco-DEHCH)는 지난해 정부로부터 '세계일류상품'으로 선정됐다. 

세계일류상품은 국산 제품의 글로벌 시장선도와 수출 활성화를 위해 산업통상자원부 주관으로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가 운영하는 인증 제도다. 세계시장 점유율이 5위 이내이고 5%이상인 상품을 기준으로 세계시장 규모가 연간 5000만 달러 이상이거나 수출 규모가 500만 달러 이상인 품목이 선정 대상이다.

에코데치는 유해성분을 제거한 친환경소재로 벽지, 바닥재 등에 사용되며 한화솔루션이 자체개발한 수소첨가기술을 통해 세계최초로 상업화에 성공했다. 미국 식품의약품안정청(FDA)의 안정성검사 등 친환경 인증 획득과 안정적인 품질을 기반으로 글로벌경쟁력을 확보한 상품이다.

지난 2017년 미국 식품의약품안정청(FDA)은 Eco-DEHCH에 플라스틱 랩, 병뚜껑 및 기타 식품 관련 제품에 사용할 수 있도록 허가했다. 

2019년에는 포장재와 주방용품의 안전성을 결정하는 EU의 식품접촉 플라스틱 소재 및 제품 규제(FCM)의 안전성 테스트와 글로벌 공중보건안전기구인 NSF 인터내셔널의 유해화학물질 배출 제로 평가를 통과했다.

앞서 한화솔루션은 지난 2021년 450억원을 투자해 친환경 프리미엄 가소제인 에코데치의 생산량을 3배 이상 확대한 바 있다. 연산 능력을 기존 1.5만톤(t)에서 최대 6.5만톤(t)까지 330% 이상 늘렸는데, 급성장하는 친환경 소재 시장 공략을 위해서다.

애경케미칼도 최근 폐플라스틱(PET)을 재활용해 만든 친환경 가소제 개발에 성공했다. 

애경케미칼은 이미 2000년대 초반 친환경 가소제(NEO-T)를 개발해 사업을 확대해 오면서, 유럽과 북미 시장에서 수출 비중을 늘리고 있다. 실제 애경케미칼의 상반기 매출액 중 가소제 사업 부문은 47.3%로 주요 제품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애경의 친환경 가소제는 국제 친환경제품 인증인 ‘ISCC PLUS’와 ‘GRS(Global Recycled Standard)’를 획득해 기술력을 인정받기도 했다. 

애경케미칼은 친환경 가소제로 자원선순환에 기여하면서 제품 기술력을 앞세워 해외시장 공략에도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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