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혁신위원 인선 배경 기자회견을 마치고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혁신위원 인선 배경 기자회견을 마치고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코리아] 국민의힘이 혁신위원회 인선을 완료하고 본격적인 쇄신에 나섰다. 반면, 언론은 비주류가 배제된 혁신위 구성을 비판하며 쇄신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앞서 국민의힘은 지난 23일 인요한 연세대 의대 교수를 당 혁신위원장으로 임명한 데 이어, 26일 인 위원장을 포함한 13명의 인적 구성을 발표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혁신위 인선 결과를 발표한 뒤, “우리 모두가 변화를 하지 않으면 공멸한다는 절박한 각오로 임해야 할 것”이라며 “옷만 바꿔 입는 환복 쇄신이 아니라, 민심과 괴리된 환부를 과감히 도려내는 것에 모두 동참해 진정한 쇄신과 변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보궐선거 패배 다음날인 12일 당 소속 의원들에게 당 쇄신기구 발족을 예고했다. 지난 16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당 혁신위 출범을 공식화했지만, 이후 위원장 인선에 난항을 겪기도 했다.

◇ 국민의힘 혁신위 구성, 인요한 위원장이 언론 관심 집중

한국언론진흥재단에서 운영하는 뉴스 빅데이터 분석 시스템 ‘빅카인즈’에서 ‘국민의힘 혁신위원회’를 검색하자, 지난 23일부터 27일까지 총 688건의 기사가 보도된 것으로 집계됐다. 날짜별로 보면, 인요한 위원장이 임명된 23일 가장 많은 172건의 기사가 보도됐으며, 25~26일에도 각각 168건, 165건의 기사가 보도됐다. 

국민의힘 혁신위 구성 관련 기사에 가장 자주 등장한 연관키워드는 지난 23일 혁신위원장으로 임명된 인요한 연세대 의대 교수의 이름이었다. 인 위원장은 이날 “배우자와 아이만 빼고 다 바꿔야 한다”는 고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어록을 인용하며, “국민의힘에 있는 많은 사람들도 내려와서 듣고 변하고 희생할 각오가 있어야 한다. 희생 없이는 변화가 없다”고 소감을 밝혔다. 

일부 매체는 정치권 경험이 많지 않은 인 위원장을 임명한 것을 두고 국민의힘이 체질 개선에 성공할 수 있을지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다. 세계일보는 24일 기사에서 “일각에서는 벌써부터 ‘인요한 혁신위’가 자칫 과거 ‘최재형 혁신위’나 더불어민주당 ‘김은경 혁신위’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며 “인 위원장이 정치 경험이 적은 데다 혁신위가 얼마만큼의 힘을 갖고 강하게 쇄신을 이뤄낼 수 있는지가 명확하지 않다는 이유에서다”라고 말했다. 

중앙일보 또한 24일 사설에서 “인요한 혁신위가 여당의 환골탈태를 이끌어낼지는 회의적”이라며 “연명한 김기현 지도부가 인 위원장을 ‘얼굴마담’으로 내세워 이미지만 바꾸려 든다면 떠나간 민심은 더 악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앙일보는 이어 “인 위원장은 공천 룰 관련 질문에 ‘솔직히 권한이 어디까지인지 모른다’고 했다”라며 “인 위원장이 여권 내부 상황을 파악하기도 역부족인 상황과 시간 속에서 실질적 권한마저 없다면 성과를 기대하는 게 애초 무리”라고 지적했다. 

 

23~27일 보도된 국민의힘 혁신위원회 구성 관련 보도의 연관키워드. 자료=빅카인즈
23~27일 보도된 국민의힘 혁신위원회 구성 관련 보도의 연관키워드. 자료=빅카인즈

◇ 언론, “‘비尹’ 빠진 혁신위, 통합 가능할까” 

한편, 언론은 여당의 혁신위 구성에서 비주류 인사가 배제된 것을 두고 비판적인 논조를 보이고 있다. 실제 혁신위 관련 보도에는 ‘비윤’, ‘비윤석열’ 등의 키워드가 자주 언급되기도 했다. 

경향신문은 26일 혁신위 인선이 발표되자 사설을 통해 “당과 대통령에게 쓴소리하던 비주류는 없었다. ‘통합형’으로 하겠다던 인요한 위원장 발언은 공염불이 됐다”고 비판했다.

경향신문은 이어 “비윤계 불참은 혁신위의 자업자득이다. 개혁 청사진과 신뢰, 동참할 명분을 주지 못한 것일 수 있다”라며 “혁신위는 ‘윤심만 보는 식물정당’이란 국민 질타를 무겁게 새겨야 한다”고 덧붙였다. 

중앙일보 또한 이날 사설에서 혁신위 구성에 대해 “면면을 보면 적잖이 실망스럽다”며 “이대로 혁신이 제대로 추진될지 의구심이 들 수밖에 없다”고 혹평했다.

중앙일보는 “인선을 주도했다는 인 위원장은 과감하게 쓴소리할 이준석계나 유승민계는 한 명도 품지 못했다”며 “대신 그 자리에 오히려 매사 강경 일변도여서 혁신의 대상으로 거론되는 인물까지 등장했다. 오만과 독선이라는 여당의 환부를 제대로 도려낼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 언론, “혁신위, 대통령실에 할 말 해야…”

이 때문에 혁신위가 대통령실에도 쓴소리를 할 수 있어야 실질적인 쇄신을 이룰 수 있다는 조언도 나온다. 국민일보는 24일 사설에서 “국민의힘은 보선 패배 이후 영남 출신 및 친윤 중심으로 지도부를 구성했고, 윤석열 대통령의 의중과 공천권의 향방을 살피는 분위기도 점점 심해지고 있다”며 “그렇기에 혁신위를 이끌 인 위원장의 어깨가 더욱 무겁다”고 말했다. 

국민일보는 이어 “(혁신위는) 윤 대통령에게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고, 대통령실의 잘못된 결정을 바로잡는 역할도 감수해야 한다”며 “시늉만 내고 실질적인 쇄신을 이루지 못한다면 국민들로부터 외면받은 ‘김은경 혁신위’와 다를 게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겨레 또한 26일 사설에서 “이번 혁신위는 국민의힘 내부보다 대통령과 당의 수직적 관계를 재정립하는 것이 가장 큰 과제”라고 강조했다. 한겨레는 “윤 대통령 집권 이후 국민의힘은 ‘대통령실 여의도출장소’라는 오명을 벗지 못했다”며 “강서구청장 보선 참패도 대통령의 무리한 후보 내정에서부터 시작됐다“고 말했다.

한겨레는 이어 새로 구성된 혁신위가 내놓아야 할 쇄신안은 “이념 대신 민생, 극우 대신 중도, 그리고 ‘용산’과 거리두기”라며 “이를 위해선 우선 여당을 손아귀에서 놓지 않으려는 윤 대통령과 맞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동아일보는 24일 사설에서 “여당 내에서도 대통령실의 독주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었지만 대통령실 눈치만 살피는 무기력한 모습만 보여 왔다”며 “윤 대통령의 입김이 거세질 내년 총선 공천을 의식해 몸을 사린 탓”이라고 말했다.

동아일보는 이어 “인요한 혁신위는 국민의힘이 윤 대통령에게도 할 말 하는 여당으로 환골탈태할 수 있는 혁신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며 “당 안팎에서 혁신위 활동에 시비나 제동을 건다면 모처럼 온 여권의 쇄신 기회는 물거품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이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