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온·포드 합작법인 '블루오벌SK'이 건설 중인 미국 켄터키 1공장. 출처=블루오벌SK 홈페이지 
SK온·포드 합작법인 '블루오벌SK'이 건설 중인 미국 켄터키 1공장. 출처=블루오벌SK 홈페이지 

[이코리아] SK온이 11분기 연속 적자가 전망되면서 올해 '경영 내실화를 통해 턴어라운드 달성' 포부를 밝혔던 지동섭 사장의 어깨가 더욱 무거워졌다. 다만 올해부턴 매분기 적자폭이 축소되고 있는데다 내년부턴 흑자경영이 기대되는 등 긍정적인 전망도 나오고 있다.

SK온은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이자 이차전지 제조업체다. 지동섭 SK온 대표이사 사장은  모회사인 SK이노베이션이 물적 분할을 통해 현 SK온 계열사를 만든 뒤 SK온 사장직을 맡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친동생인 최재원 현 SK온 수석부회장은 지난 2021년부터 SK온 대표이사도 겸직 중이다. 

지 사장의 주도 하에 SK온은 매 분기 최고 매출 기록을 경신하며 성장세는 증명했다. 실제 지난 2021년 4분기 1조665억원대였던 SK온 매출은 올해 1분기 처음으로 3조원을 넘어섰고, 2분기에는 3조6961억원으로 분기평균성장률(CQGR)도 23%를 기록했다.

반면 적자 규모도 함께 커졌다. SK온은 2021년 연말 SK이노베이션에서 분사한 이후 지난해 1~4분기 각각 2734억, 3266억, 1346억, 2566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바 있다. 올해 상반기도 1분기 3447억원으로 전년 분기보다 오히려 영업손실이 늘었다. 2분기에도 1322억원의 영업손실이 났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영업손실이 58.1%나 줄어들었다. 

경쟁사인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가 2분기 각각 4606억·4960억원의 영업이익을 낸 와중에 후발주자인 SK온만 적자를 면치 못하고는 모양새다. 이달 발표한 3분기 실적에서도 LG엔솔은 7312억원, 삼성SDI는 4502억원 등 영업이익을 냈다. 

다만 올들어 매분기 적자폭이 줄어든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풀이된다.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조항에 따른 AMPC(첨단제조 생산세액공제)도 영업이익 개선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AMPC는 미국 내에서 배터리 셀을 생산할 때 1KWh 당 35달러, 배터리 모듈까지 만들 때 추가 10달러의 보조금을 지급하는 제도다. 

SK온의 발목을 잡아오던 수율 문제도 점차 개선되고 있다. 특히 미국 내 배터리 생산을 유도하는 IRA에 따라 업계는 북미 공장 생산성 향상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SK온은 지난해 조지아주 공장 가동을 시작했다.

SK온은 북미 뿐 아니라 유럽과 아시아를 포함한 글로벌 생산능력을 2025년 연산280GWh로, 2030년 500GWh로 늘린다는 목표도 밝혔다. 

다만 이런 공격적 증설계획의 추진은 단기적으로 전체 가동률과 수율 악화로 수익성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하기도 했다. 배터리업계에서는 생산시설을 구축한 뒤 가동률과 수율이 안정화돼 생산성이 정상화되기까지 적어도 3~4년이 소요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 

관건은 분기 흑자전환이다. 3분기에도 영업손실이 나면 SK온은 11분기(2년 9개월) 연속 적자가 이어지는 셈이다. 

증권업계에서는 SK온의 3분기 영업손실이 2분기와 비슷한 수준이거나 오히려 적자 규모가 더 확대됐을 것으로 보는 관측이 우세하다.

삼성증권은 SK온의 영업손실을 1531억원, 신한증권은 1260억원, 하나증권은 1223억원으로 전망했다. 올해 하반기 기다렸던 영업이익의 흑자는 다소 쉽지 않다는 것이 증권가의 전반적인 전망이다. 

윤재성 하나증권 연구원은 "이미 회사의 수익성과 AMPC 반영 규모, (SK온 모회사인 SK이노베이션의) 적정 시총에 대한 시장의 눈높이가 낮다"며 "이는 시장 수요보다 수율/가동률 등 배터리 사업 능력에 대한 의심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조지아 공장 수율 개선 과정에서 전방 고객사의 특정 모델에 대한 전망치가 긍정적으로 제시되었으며, 마침 양극재 등 원료 가격도 하락 중이다. 출하량 증가에 따른 AMPC의 대폭 상향도 가능해 보인다"면서 "SK이노베이션의 가이던스 ‘SK온 2024년 영업이익 흑전’이 가까워 오고 있다"고 평가했다. 

SK온 관계자는 27일 <이코리아>와 한 통화에서 "IR을 통해 내년도 영업이익 흑자를 목표로 한다고 밝혔으며, 분기 흑자를 공식적으로 말한 적은 없다"면서 "시장의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적자폭을 줄여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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