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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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리아] 비트코인 가격이 급등하면서 침체기였던 가상자산 시장에 훈풍이 불고 있다. 가상자산 관련주도 비트코인 상승세에 힘입어 주가가 반등하는 모양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6일 오후 1시 현재 국내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의 운영사인 두나무 지분을 보유한 우리기술투자 주가는 전일 대비 140원(3.21%) 오른 4505원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주까지만 해도 3000원 초반을 횡보 중이었던 우리기술투자 주가는 이번 주 들어 41.9%나 폭등하며 급격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마찬가지로 두나무 지분을 보유한 한화투자증권 주가는 지난 20일 종가 기준 2260원에서 현재 2440원으로 8%가량 오른 상태다.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의 운영사 빗썸홀딩스 지분을 보유한 위지트 또한 같은 기간 주가가 594원에서 803원으로 35.2%나 상승했다. 

국내 가상자산 관련주가 급격하게 오른 배경에는 비트코인의 갑작스러운 상승세가 놓여있다. 암호화폐 시황중계사이트 코인마켓캡(Coinmarketcap)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26일 오후 1시 현재 전일 대비 2.22% 오른 3만4729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 23일까지만 해도 3만 달러선에서 횡보 중이었던 비트코인 가격은 이후 급등해 26일 오전 한때 3만5000달러선을 돌파하기도 했다. 

비트코인이 갑자기 급등한 것은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승인에 대한 기대감이 증폭됐기 때문이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이 신청한 비트코인 현물 ETF가 미국 증권예탁결제원(DTCC)에 등록됐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시장이 이를 잠재적인 승인 조짐으로 받아들이게 된 것. 

이미 미국에는 다양한 비트코인 선물 ETF가 거래되고 있으나 기대한 만큼 가상자산 시장을 확대시키는 효과는 거두지 못했다. 만기일이 가까운 선물을 정리하고 만기일이 먼 선물로 교체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롤오버 비용으로 인해 예상보다 투자가 부진했던 것.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최초의 비트코인 선물 ETF인 ‘프로셰어 비트코인 스트래티지 ETF’(BITO)에 100만 달러를 투자할 경우 연간 9만 달러의 이상의 비용 부담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된다. 

반면 비트코인 현물 ETF의 경우 롤오버 비용 부담이 없는 데다 가상자산 가격과의 괴리율이 낮고 운용수수료도 저렴해 선물 ETF의 단점을 상당 부분 극복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때문에 비트코인 현물 ETF 관련 호재가 알려질 때마다 비트코인 가격은 크게 상승하곤 했다. 실제 지난 8월 워싱턴DC 연방항소법원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암호화폐 자산운용사 그레이스케일의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상장 신청을 거부한 결정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판결하자 비트코인 가격은 2만6000달러에서 2만8000달러로 급등한 바 있다. 

여기에 내년 4월로 예정된 비트코인 반감기를 앞두고 높아진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겹치면서 비트코인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다만 시장의 기대감이 띄운 비트코인 가격이 계속 상승 곡선을 그릴 것이라고 확신하기는 아직 이르다. DTCC 등록이 반드시 비트코인 현물 ETF의 상장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 가상자산 전문 매체 ‘코인데스크’가 25일(현지시간) 보도한 바에 따르면, DTCC는 “블랙록의 비트코인 현물 ETF 등록이 정식 승인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CUSIP(증권식별번호)를 발급받은 것은 ETF 상장 승인을 위한 준비 절차의 일부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뉴욕 증권거래소(NYSE) 출신으로 아르마다 ETF의 CEO를 맡고 있는 필 바크(Phil Bak) 또한 이날 SNS를 통해 “나는 2010년부터 2016년까지 6년간 NYSE에서 신규 ETF 상장 업무를 맡아왔으며, 15년간 ETF 상품 개발 및 관리 업무를 수행했다”며 “DTCC 소식은 아무런 의미도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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