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품으로 재탄생한 와인병. 사진=여정현 필자 제공.
예술품으로 재탄생한 와인병. 사진=여정현 필자 제공.

 

[이코리아] 환경부가 주최하는‘대한민국 ESG 친환경대전'이 지난 11일부터 13일까지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최되었다. 올해 전시회는 ‘녹생성장 이행 로드맵을 통한 탄소중립의 실천'이란 주제로 진행되었다. 총 189개 기업이 참가하여 자원순환을 돕는 여러 녹색기술과 유통과정에서 환경을 생각한 다양한 신기술을 뽐냈다. ESG경영은 환경과 사회, 기업지배구조를 중요시하는 윤리적 경영으로 투자자들로부터는 지속적인 투자를 유도하고 소비자들로부터는 긍정적인 기업이미지를 획득하는 최신 경영전략이다.

환경부는 전시장입구에서 자원의 낭비를 줄이고 오염물질 발생을 감소시킨 우수한 제품에 대한 녹색표지 제도를 소개했다. 민간조합인 한국포장재 재활용사업공제조합은 재활용 우수제품들을 소개했는데 라벨이 쉽게 제거되거나 아예 없는 제품, 공병에 불필요한 색소가 첨가되지 않은 제품들이 주로 선정되었다. 한편 일부 기업은 색소가 심하게 첨가된 와인병을 예술품으로 재가공한 상품을 소개하기도 했다.

옥수수로 만든 화장품용기와 폐목재로 만든 옷걸이. 사진=여정현 필자 제공.
옥수수로 만든 화장품용기와 폐목재로 만든 옷걸이. 사진=여정현 필자 제공.

 

전체적으로 이번 전시회에 출시된 제품은 대략적으로 자원순환형과 에너지 절감형으로 나눌 수 있었다.

다양한 플라스틱 제품은 최근 사탕수수나 옥수수를 가공한 바이오PE나 바이어PTT 등으로부터 생산된다. 옥수수로 만든 화장품 용기와 폐목재로 만든 옷걸이 등이 이번 전시회에 소개되었다. 관련 제품은 화석연료에서 생산하는 플라스틱보다 비쌀 수 있지만, 자연에서 쉽게 분해되는 큰 장점이 있다.

커피박 열분해 설비 모형.사진=여정현 필자 제공.
커피박 열분해 설비 모형.사진=여정현 필자 제공.

 

더데이원랩은 맥주와 전분을 플라스틱 형태로 가공하는 기술을 선보였고 일부 업체는 커피 껍질을 플라스틱 등으로 가공하는 설비를 소개했다. 버려지는 커피박은 가공되어 반려묘를 위한 놀이용 모래로 재탄생하기도 한다. 관련 제품은 원료가 천연물이기 때문에 거름으로 재활용하기도 쉽다.

일부 업체는 해안가의 굴껍질을 플라스틱 원료로 재가공한 GMX를 소개했다. 버려지는 계란껍질도 GEX라는 고분자로 가공될 수 있다. 우리가 이런 제품들로 플라스틱 용기를 만들면 분해가 쉬워지고 소각시 유해물질도 덜 배출된다.

필자는 지난주 프랑스와 스페인에 출장을 다녀왔는데 다수의 장소에서 대나무로 만든 스푼과 포크가 제공되었다. 대나무의 죽순은 일반적인 목재와 달리 베어내도 쉽게 다시 자라나기 때문에, 재배자는 다양한 1회용품 원료로 죽순을 계속하여 공급할 수 있다.

바이오차르는 가축분과 슬러지를 가공한 부산물인데 다공질 형태라서 충분한 산소와 수분을 함유할 수 있다. 이 물질이 간척지 등에 투입되면 토양을 크게 개선할 수 있다. 물론 관련 부산물들은 메탄가스 등을 생산하는데에도 광범위하게 활용된다. 부림제지는 버려지는 우유팩을 활용한 화장지를 전시회에 출시하기도 했고, 스타스테크는 해양 쓰레기인 불가사리를 활용한 친환경 제설제를 소개했다.

일부 업체는 호두 껍떼기나 코코넛 껍질을 수세미로 가공한 제품을 선보였다. 피스하나는 연간 버려지는 감귤 껍질이 4만톤이라는 점에 착안하여 귤껍질로 생산된 다양한 방향제나 향수를 출품했다.

재활용최우수 페트병.사진=여정현 필자 제공.
재활용최우수 페트병.사진=여정현 필자 제공.

 

에이트텍은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한 시각적 분석을 통해 폐품을 자동으로 선별하는 로봇을 소개했다. 로봇은 매우 빠른 속도로 알루미늄캔과 플라스틱병들을 적절하게 분류해냈다. 선별된 PET병은 잘라져서 플레이크로 가공되며 이어서 PET칩형태로 처리된다. 이러한 칩들은 마침내 깨끗한 원사로 탈바꿈되어 우리가 매일 입는 옷으로 재탄생한다.

이탈리아 업체 Mexema는 재생 플라스틱으로 생산된 다양한 필기구들을 출품했다. 일부 업체는 폐플라스틱을 해저터널의 방수재로 활용하는 기술을 소개하기도 했다. 

LG전자는 전시회에서 폐배터리 사업을 비중있게 소개했다. LG전자는 코드제로 무선청소기 A9S 1대를 재활용하여 리튬 6.06g, 니켈 31.91g, 망간 2.04g, 코발트 4.21g 정도의 희귀금속을 추출한다.

에너지 및 소재기업인 SK는 사용 후 플라스틱제품의 바코드를 찍으면 분리배출이나 재활용방법을 친절하게 안내하는 솔루션을 소개했다.

버블랩을 대체하는 버블페이퍼.사진=여정현 필자 제공.
버블랩을 대체하는 버블페이퍼.사진=여정현 필자 제공.

 

전시회에는 업싸이클링 제품뿐만 아니라 자원낭비나 에너지소비를 줄이는 다양한 첨단기술도 소개되었다.

열차단 페인트나 열차단 쉬트는 건물이나 차량에서 방출되는 열기나 냉기를 줄여준다. 관련 제품을 사용하면 전체적인 에너지소비량은 크게 줄어든다. 버블페이퍼는 택배에서 널리 사용되는 플라스틱 버블랩을 종이로 대체한 다양한 제품을 출시했다. 관련 제품은 이미 우체국 등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 한편 발효방식을 접목한 음식물처리기는 기존의 고온건조, 분쇄형보다 에너지소비를 줄이는 점을 자랑하기도 했다.

한편 보타쉬 등은 신선식품의 배송에 사용될 보냉박스를 출시했다. 이 제품은 일반적인 종이박스에 특수한 보냉제를 부착했는데, 부착된 필름은 일반적인 자연환경에서 쉽게 분해된다. 이 제품은 분해가 쉬우므로 종이류로 분류하여 배출하는 것도 가능하다. 페이퍼팝이란 업체는 종이로 다양한 테이블과 의자를 만들었는데 가벼우면서도 폐기하면 분해가 용이하다.

그동안 여러 커피숍에서 텀블러를 가져오면 다양한 혜택을 제공했다. 그런데 텀블러는 적어도 25회 이상 사용해야만 1회용품보다 큰 환경개선 효과가 있다고 알려졌다. 돌핀 등은 이러한 문제점에 착안하여 다양한 텀블러를 자동으로 세척하는 장비들을 소개했다.

LG전자는 트롬세탁기를 전시했는데, 이 제품은 옷감의 마찰을 줄여 합성섬유 손상을 감소시키며 결과적으로 미세플라스틱의 발생을 최대 70%까지 줄여준다고 한다. 

바다에 유입되는 미세플라스틱의 35%은 합성섬유 세탁시 배출된다. 이는 타어어(28%)나 도시먼지(24%), 도로면 도색(7%)보다 훨씬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미세플라스틱 중에는 물과 밀도가 동일한 중성부력을 가진 제품이나 물보다 가벼운 양성부력을 가진 제품들이 많다. 우리가 물고기나 가축 등을 통하여 섭취하는 플라스틱은 무려 매주 신용카드 1장 분량이라고 한다.

LG전자는 미세플라스틱 배출을 줄이는 세탁방법 뿐만 아니라, 물의 온도를 30도로 낮추어 전기소모를 줄이는 세탁방법도 소개했다. 한편 삼성전자의 일부 네오QLED TV는 형광등이나 LED등 정도의 약한 불빛을 전력으로 활용하여 작동하는 TV리모콘을 출시했다.

EPSON은 히트프리라는 자체기술을 통하여 소비전력과 전체 유지비를 낮추는 사무용복합기를 소개했다. 무한잉크 공급박식의 대형복사기는 토너와 드럼이 없는 잉크젯방식을 사용한다. 이 제품은 토너나 드럼 등을 사용하는 유사 제품보다 에너지 사용을 77%나 감축시키고, 폐기물발생량을 무려 82%나 감소시킨다고 한다.

디케이원글로벌은 디젤엔진을 사용하던 스키드로더를 2차전지를 사용하도록 개조한 제품을 소개하여 참관객을 눈길을 끌기도 했다.

지속적인 탄소가스 배출로 야기된 지구온난화로 올 여름은 유난히 더웠는데, 겨울은 평년보다 추워질 것이라고 한다. 북극해의 해빙에는 이미 큰 구멍이 뚫렸는데, 강력한 제트기류가 북극권의 찬 공기를 차단하는 역할을 하지 못한다면 북극 공기는 한반도를 직접 강타할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지금은 우리가 살고 있는 조그만 지구를 건강하게 만들 새로운 기술들을 꾸준히 개발하고 이를 생활에 적극 활용하는 작은 삶의 지혜가 필요한 때이다.

[필자 소개] 여정현

서울대학교 법과대학을 졸업하고 대우그룹 회장비서실, 안양대 평생교육원 강사, 국회사무처 비서관 등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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