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서구청장 보궐선거 당선이 확실시 된 진교훈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11일 서울 강서구 소재 선거캠프에서 승리를 기뻐하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김태우 국민의힘 후보가 낙선을 인정하며 입장을 말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당선이 확실시 된 진교훈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11일 서울 강서구 소재 선거캠프에서 승리를 기뻐하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김태우 국민의힘 후보가 낙선을 인정하며 입장을 말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이코리아] 내년 총선의 전초전으로 여겨졌던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여당이 참패했다. 언론은 윤석열 정부에 대한 민심이 반영된 결과라며, 여당의 쇄신을 요구하고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11일 열린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진교훈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13만7065표(56.52%)를 얻어 9만5492표(39.37%)에 그친 김태우 국민의힘 후보를 17.15%포인트 격차로 따돌리고 압승했다. 이번 선거에는 강서구 전체 유권자 50만603명 중 24만3664명이 투표해 최종 투표율은 48.7%로 집계됐습니다.

◇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보도, 주요 키워드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운영하는 뉴스 빅데이터 분석시스템에서 ‘강서구청장 보궐선거’를 검색하자 지난 9일부터 13일까지 총 1625건의 기사가 보도된 것으로 집계됐다. 날짜별로 보면, 선거 결과가 나온 12일 가장 많은 596건의 기사가 집중적으로 보도됐다.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관련 기사에 가장 자주 언급된 키워드는 ‘진교훈’ 민주당 후보와 ‘김태우’ 국민의힘 후보의 이름이었다. 진 후보는 지난 11일 밤 당선이 확실시되자 입장문을 내고 “이번 선거가 상식의 승리, 원칙의 승리, 그리고 강서구민의 위대한 승리”라며 “새로운 강서의 미래와 발전을 위해 저 진교훈을 선택해 주신 것을 먼저 진심으로 감사한다”고 말했다. 

김 후보 또한 이날 입장문을 통해 “지지해 준 분들의 성원에 화답하지 못해 죄송하다”며 “진 후보에게 축하의 말을 전한다. 부디 강서구의 발전을 위해 민생을 잘 챙겨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두 후보를 제외하면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보궐선거 관련 기사에 가장 많이 거론된 인물이었다. 단식 농성 후 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이 대표는 지난 9일 퇴원해 진 후보 지지 유세에 나서며 언론의 관심을 모은 바 있다.

이 후보는 11일 페이스북을 통해 이번 보궐선거 결과에 대해 “국민의 위대한 승리이자 국정 실패에 대한 엄중한 심판”이라며 “민주당의 승리라 생각하지 않는다. 정치의 각성과 민생 회복을 명하는 국민의 매서운 회초리”라고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내년 총선’과 ‘수도권 민심’도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관련 보도의 핵심 키워드로 꼽혔다. 이는 내년 총선을 6개월 앞두고 치러진 이번 보궐선거가 수도권 민심을 미리 파악해볼 수 있는 리트머스 시험지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조선일보는 12일 기사에서 “수도권 총선 전초전으로 치러진 강서구청장 선거에서 패배하면서 여당에선 ‘수도권 위기론’이 재점화하며 여당 지도부에 대한 책임론이 제기될 전망”이라며 “총선 승리를 위해선 정부의 국정 운영 스타일이 바뀌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선거 결과를 ‘윤석열 정부’에 대한 ‘정권심판론’으로 해석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국민일보는 이날 기사에서 “이번 보궐선거에서 ‘정권심판론’의 위력이 확인됐다”며 “민주당은 내년 총선에서도 ‘정권심판론’을 전면에 내세울 것이 확실시된다”고 내다봤다.

국민일보는 이어 “여당 프리미엄을 앞세운 ‘지역발전론’은 ‘정권심판론’에 맥없이 무너졌다”며 “내년 4월 총선을 6개월 앞둔 시점에서 충격패를 당한 국민의힘은 내년 총선 전략을 수정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고 덧붙였다.

 

9~13일 보도된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관련 기사의 연관키워드. 자료=빅카인즈
9~13일 보도된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관련 기사의 연관키워드. 자료=빅카인즈

◇ 언론, “당정, 선거 참패 성찰하고 쇄신 나서야...”

여당의 참패를 두고 언론은 뼈를 깎는 쇄신 노력이 필요하다며 정부·여당을 향해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무엇보다 이번 보궐선거 관련 보도의 연관키워드에 ‘정권심판론’이 등장한 것처럼, 선거 패배를 윤석열 정부의 실패로 평가하는 매체가 많았다.

동아일보는 12일 사설에서 “민주당의 압도적 승리는 출범 1년 5개월 된 윤 정부에 대한 준엄한 심판이자 경고”라고 말했다. 동아일보는 “반등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 경제를 살리기 위한 초당적 협치와 통합의 노력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국정 성과가 부진한 원인을 성찰하지 않고 전 정권 탓으로 돌려왔다”며 “여권은 이번 보선에서 드러난 민의를 새겨 ‘일방통행’ ‘독단’이란 지적을 받는 국정운영 기조 전반을 재점검하고 과감한 쇄신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로 유죄가 확정돼 보궐선거를 초래한 김태우 전 강서구청장을 다시 후보로 내세운 만큼 패배는 당연한 결과라는 쓴소리도 나온다. 한국일보는 12일 사설에서 “대법원이 유죄를 확정한 유책자를 대통령이 석 달 만에 사면했고 여당은 재공천했다”며 여당의 선거 패배에 대해 “국민을 무시한 염치없음에 지역민이 이번에 회초리를 든 셈”이라고 평가했다. 

한국일보는 이어  9·13 개각과 잼버리 파행, 홍범도 장군 흉상 철거 논란, 해병대 채 상병 순직 외압사건 등 “최근 정국상황도 표심에 반영됐다고 봐야 한다”며 “수도권 민심의 준엄한 경고를 여권은 깊이 성찰하고 전면적인 국정쇄신에 들어가야 한다”

조선일보 또한 당정이 이번 선거 결과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내년 총선을 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조선일보는 이날 사설에서 “이번 선거는 기초단체장 1곳에 불과하지만, 총선을 6개월 앞두고 서울에서 벌어졌다는 점에서 그 의미를 무시할 수 없다”며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이 이번 결과를 ‘고작 구청장 하나의 선거 결과일 뿐’이라고 치부해 버린다면 내년 총선에선 더욱 엄중한 국민의 심판이 내려질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이 이번 선거 결과를 자신들의 승리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겨레는 12일 사설에서 “민주당도 이번 선거 결과를 민주당에 대한 지지로 여겨 안주하는 우를 범하지 말기 바란다”며 “이번 선거는 민주당이 잘해서 이긴 게 아니다. 혁신과 통합을 외면한다면, 민주당이라고 민심의 회초리가 피해가진 않는다”고 말했다.

동아일보 또한 “민주당도 무조건 반색할 일은 아니다. ‘구속 리스크’를 면한 이재명 대표는 이번 보선 승리를 계기로 친정 체제 강화에 나서겠지만 1인 체제에 안주할 경우 혁신과 쇄신의 길은 멀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동아일보는 이어 “비명계를 몰아내려는 친명파와 강경 지지자들이 득세하는 분위기에서 친명-비명 간 공천 갈등은 언제든지 내분으로 번질 수 있다”며 “이 대표는 깊어진 당내 갈등의 골을 메우면서 혁신과 통합의 리더십을 발휘해야 하는 또 다른 시험대에 섰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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