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363.5원)보다 10.5원 낮아진 1353원에 개장했다. 사진=뉴시스 
5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363.5원)보다 10.5원 낮아진 1353원에 개장했다. 사진=뉴시스 

[이코리아] 환율이 5일 하루만 14.2원이 오르며 연중 최고치(1363.5원)를 경신했다. 다만 미국 고용 지표 둔화로 미국 국채금리 등이 안정되자 원·달러 환율이 다시 하락하고 있다. 

5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오전 9시5분 기준 원·달러 환율은 전날 종가보다 10.4원(0.76%) 내린 달러당 1353.1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원·달러는 10.5원 내린 1353.0원에 거래를 시작하며 전날 상승폭을 일부 반납했다.

전날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4.2원 뛴 1363.5원에 마감하며 11개월 만에 연고점을 경신했다.

최근 환율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가장 큰 원인은 ‘미국의 고금리 장기화’ 전망이 강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3일(현지 시간) 미국 노동부가 공개한 구인·이직보고서(JOLTS)에 따르면 미국의 8월 구인 건수는 961만명으로 예상치인 881만5000명을 크게 웃돌았다. 미 고용 지표가 호조를 나타내며 미국의 긴축이 장기화할 것이라는 예상에 힘이 실리게 된 것이다. 

여기에 최근의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매파(통화 긴축 선호)적 발언이 강달러 현상과 미국 국채금리 상승을 심화시켰다. 특히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지난 4일 장 중 한 때 4.8%를 돌파하며 16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30년물 국채금리도 4.9%를 넘기며 2007년 9월 이후 최고치로 집계됐다. 여기에 국제 유가까지 다시 오르면서 경기 불안도 심화하고 있다. 

하지만 간밤 고용정보업체 오토매틱데이터프로세싱(ADP)이 발표한 미국의 고용 지표가 예상치를 크게 하회하면서 달러 강세가 둔화됐다. 미국의 9월 민간기업 고용은 전달 대비 8만9000개 증가했는데, 시장 예상치인 15만3000개를 크게 밑돈 것이다. 이에 전날 최고치를 기록했던 미 국채 10년물 금리도 6bp 가량 떨어진 4.74%에서 거래됐다. 

그렇다면 달러화 강세 압력은 언제까지 이어질까.

증권가에서는 미국 경제지표 둔화가 가시화되는 올해 4분기 말까지 이어질 전망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당분간 원·달러 환율이 고공행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하면서 1개월간 원·달러 환율 밴드를 1320~1400원으로 책정했다. 또 4분기 원·달러 환율 평균은 기존 전망대비 50원 상향 조정한 1320원으로 예상했다. 

한국투자증권 측은 "바닥 통과 및 개선 조짐을 보이는 중국 경기, 4분기 나타날 국내 수출 부진 완화 및 무역수지 적자폭 축소 등은 원화에 긍정적인 요인이나 달러화 상승 모멘텀이 완화되기 전까지 유의미한 반등은 어려울 전망"이라고 밝혔다. 

다올투자증권은 연말까지 원·달러 환율 평균을 1343원으로 책정했다. 조병현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바닥권에 위치하고 있던 실업지표가 본격적으로 상승하기 시작하는 내년 1분기까지는 적어도 달러의 하방이 상당히 견고하게 형성되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런가하면 1300원대 중반에서 고공행진 중인 원·달러 환율이 4분기 중 다시 내려가기 시작할 거라는 보고서도 나왔다. 

김찬희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먼저 미국 경제에 대해 "미국의 민간기업 구인건수는 연초 이후 하향 추세이고, 실질 소비 역시 0.1% 둔화됐다"라며 "내수 둔화 압력이 확대돼 4분기 중 미국 경제 약화가 확인되면서 원·달러 환율의 하락 압력이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국내 제조업 경기 회복에 대해서는 "무엇보다 9월 수출입지표를 통해 IT 중심의 수출 회복이 윤곽을 드러냈다"며 "제조업 경기 회복이 원달러 환율 하락을 뒷받침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 1300원 중후반의 오버슈팅 구간은 1~2개월 내에 약달러 전환과 함께 해소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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