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 프린터로 만든 식물성 연어 '더 필레'. 출처=레보푸즈 공식 유튜브 채널 갈무리 
3D 프린터로 만든 식물성 연어 '더 필레'. 출처=레보푸즈 공식 유튜브 채널 갈무리 

[이코리아] 음식을 출력해낼 수 있는 3차원(3D) 프린터로 만든 식물성 연어가 슈퍼마켓에 출시됐다. 

미국매체 뉴욕포스트는 지난달 19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푸드테크 기업 레보푸드(Revo Foods)가 3D 프린터으로 제조한 '식물성 연어'를 출시했다고 보도했다. 

레보푸드 측에 따르면 더필레(THE FILET - Inspired by Salmon)라고 불리는 식물성 해산물은 100% 비건 단백질로 가득 찬 생선 대체품이다.

레보푸드는 푸드테크 기업 마이코레나(Mycorena)와 협업해 3D프린터에 활용할 수 있는 균 단백질을 개발해냈다. 레보의 식물성 연어는 이 균 단백질에 오메가-3, 9가지 필수 아미노산과 비타민 A, B2, B3, B6, B12 및 D2로 구성됐다. 설탕, 글루텐 및 콜레스테롤은 없다. 

비건 연어는 대체육을 생산하는 본래 목적에 맞게 환경에는 훨씬 이롭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전 세계 식량 생산이 탄소 배출의 약 4분의 1을 차지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그중 31%는 가축, 양어장에서 18%는 가공과 운송에서 배출된다.

레보푸드는 "비건 연어가 생산된 이래로 1만8,000마리 이상의 물고기가 보호됐다"고 밝혔다. 사측 홈페이지에 따르면 식물성 연어는 일반 연어보다 이산화탄소를 77%~86% 적게 배출하며, 담수를 95% 적게 사용한다. 

3D 프린터로 만든 식물성 해산물이 시중에 유통된 건 이번이 최초다. 이는 3D프린팅 기술을 상업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 정도로 성장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레보푸즈의 비건 연어는 오스트리아 외에 영국에서도 이달부터 두 곳의 대형 마트 체인점에서 온라인으로 판매되고 있다. 

한편 푸드 3D 프린터는 차세대 식품 산업 중 하나인 '푸드테크'로, 세계 가전 박람회에 매년 소개될 정도로 꾸준히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글로벌 리서치 기관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3D 푸드 프린터 시장은 2020년에서 2040년 사이 매년 26.4%씩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푸드 3D 프린터는 식자재가 3D프린터를 거치면서 먹을 수 있는 식용 잉크로 바뀌고 노즐을 통해 음식이 만들어지는 원리로 작동한다. 가장 널리 양산된 기술은 과자류와 반죽류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3D 푸드 프린터 시장 점유율은 과자류(사탕·초콜릿·케이크 및 페이스트리)가 39%를 차지했다. 뒤이어 반죽류(22.4%), 유제품(16.5%), 과일 및 채소류(10.5%), 육류(7.1%), 기타(4.4%)순이었다.

몇 년 전부터 단순한 형태의 3D 음식 프린팅 기계가 출시됐지만 비싼 가격대로 인해 보급 및 상업화에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네덜란드에 3D 음식 프린팅 전문 레스토랑이 등장했고, 미군에서는 3D 프린팅 기술로 병사들에게 맞춤 영양분과 전장에서의 전투 식량 보급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 바이오기업 스테이크홀더 푸드는 지난 4월 세계 최초로 바로 조리할 수 있는 세포배양 생선살을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스페인의 스타트업 노바미트는 식물성 재료를 3D 프린터에 넣어 소고기와 비슷한 식감을 내는 스테이크를 만들었다. 치킨 전문 패스트푸드 업체 KFC는 지난 2020년 3D 프린팅으로 인쇄할 수 있는 치킨너깃을 개발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국내 기업의 경우 풀무원이 지난 2020년 7월 어류 세포를 배양해 해산물을 생산하는 혁신식품기업 블루날루와 세포배양 해산물 사업에 관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풀무원과 블루날루가 손잡고 개발할 세포배양 해산물은 어류에서 채취한 줄기세포를 생물반응기를 통해 배양한 후 3D프린팅 과정을 거쳐 용도에 맞는 형태로 제조된다. 

3D 프린팅 음식은 급증하는 세계 인구의 식량 수요를 충족시키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바다에 많이 서식하는 해조류나 대량 번식시킨 곤충의 단백질 등을 활용해 환경에 해를 끼치지 않고 영양 성분을 확보해 대량으로 음식으로 전환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가공 방법이 단순하고 기능성 재료와 대체 재료 등을 사용해 친환경적인 식품 제조가 가능하며, 음식 쓰레기 및 음식 저장과 수송에 드는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앞서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는 지난 2월 제6차 평가보고서 '기후변화 2022, 영향과 적응 그리고 취약성(Climate Change 2022: Impacts, Adaptation and Vulnerability)'을 발표했다.

보고서는 "지금처럼 온실가스가 지속해서 배출되면 기후변화로 현재의 농업, 어업, 축산업 지역이 2050년까지 10%, 2100년까지 30% 이상 감소할 것"이라 전망했다. FAO는 기후변화로 유발되는 홍수, 가뭄, 병충해 등으로 생산된 식량 중 14% 정도가 최종 소비자에게 공급되기 전 손실된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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