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안토니오 구테후스 UN 사무총장 공식 엑스닷컴 갈무리
출처=안토니오 구테후스 UN 사무총장 공식 엑스닷컴 갈무리

[이코리아] 올해 8월은 지구 표면 온도가 역대 두 번째로 높은 달로 기록됐다. 

세계기상기구(WMO)는 6일(현지시간) 공식성명을 통해 "지난달의 지구 표면 평균 기온이 섭씨 16.82도(℃)로, 1940년 관측과 기록이 시작된 이후 역대 월별 기록 가운데 두 번째로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고 밝혔다. 

이 수치는 유럽연합(EU) 기후변화 감시기구인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서비스(C3S)의 관측 데이터를 토대로 집계됐다. 

이 데이터에 따르면 지표 평균 기온이 가장 높았던 달은 지난 7월로, 섭씨 16.95도를 기록했다. 올해 7월과 8월 지표 평균 기온은 이전 최고 기록이던 2019년 7월의 16.63도보다 높아진 것으로, 이는 국제사회가 기후변화의 마지노선으로 꼽는 ‘산업화 이전 대비 1.5도 상승한 온도’에 거의 접근한 수치다. 

지구 기온 상승 폭 1.5도는 2015년 국제사회가 파리기후변화협약을 통해 합의한 지구 기온 상승의 제한선이다. 

안토니오 구테후스 유엔(UN) 사무총장은 성명을 통해 "우리 행성은 이제 막 끓어오르는 여름을 견뎌냈다"며 "기후 파괴(climate breakdown)가 시작됐다"고 밝혔다. 

이 같은 현상은 지구 온난화가 이어지는 가운데 엘니뇨 현상까지 겹치면서 빚어진 것으로 분석됐다. 이와 함께 지구 표면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지구 해수면 온도는 다시 한 번 새로운 기록을 세웠다.  

올해 8월 세계 해수면의 평균 온도가 섭씨 20.98도로, 종전 월별 최고 고온 기록인 2016년 3월의 20.95도를 넘어섰다. 

기상기구에 따르면 남극 대륙의 해빙 면적도 8월에 사상 최저 수준을 기록해 월간 수치가 평균보다 2% 낮았는데, 이는 기록이 시작된 1970년대 후반 이후 이달의 '가장 큰 부정적 이상 현상'이라고 한다. 

문제는 내년에 지구의 온도가 더 오를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과학자들은 계속해서 온난화되고 있는 기후 변화의 원인으로 화석연료의 사용 외에 엘니뇨의 추가적인 영향으로 돌리고 있다. 

엘니뇨는 보통 2~7년 주기로 반복해 발생한다. 동태평양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0.5도 이상 높은 채로 5개월 이상 지속하는 현상을 가리킨다. 일반적으로 엘니뇨가 나타나면 서태평양 해수면 온도는 내려가는데, 올해는 이례적으로 태평양이 통째로 뜨거워졌다.

페테리 탈라스 WMO 사무총장은 “엘니뇨 현상은 2년째에 접어들면 더 온난화가 심해지는데, 올해는 발생 첫해인데도 이런 극단적 여름을 보낸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우리나라도 극한의 기후변화에 있어 예외는 없었다. 올여름 장마가 시작된 후 전국에 평균 500mm가 넘는 강한 폭우가 쏟아지면서 장마철의 평균 강수량을 훌쩍 넘어섰다.

전남대학교는 지난달 31일 지구환경공학부 함유근 교수 공동연구팀이 지구 온난화로 인해 강수 특성이 변화됐음을 규명한 연구논문을 세계적 학술전문지 '네이처' 온라인판에 발표했다고 밝혔다.

연구는 함유근 교수와 김정환 박사, 포항공대 민승기 교수가 주도했으며, 미국과 독일 연구자들이 공동 참여했다.연구팀은 지구 온난화의 강도와 전 지구 일(daily) 강수 패턴 간의 관련성을 정량화하는 딥러닝 모형을 개발한 뒤 1980년부터 2020년까지의 위성 강수 관측 자료에 적용했다. 이 결과, 지난 2015년부터 일 강수 50%이상이 자연적인 현상을 벗어나 지구 온난화라는 인위적인 영향을 받고 있음을 밝혀냈다. 

지역적으로는 미국 동부, 한국을 포함한 동아시아·아마존 열대 우림·아열대 동태평양 지역이 가장 큰 변화를 겪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또 극한 호우 빈도가 많아지고 동시에 비가 오지 않는 날도 늘어나는 현상이 지구 온난화의 가장 뚜렷한 징후인 것으로 나타났다.

함유근 교수는 "이번 연구는 딥러닝 기법이 활용돼 일일 강수 변동성 강화와 같은 비선형적인 반응을 판별할 수 있었다. 이에 지구 온난화에 의한 지역적인 변화 패턴을 효율적으로 탐지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며 "국가의 기후변화 대응과 탄소 중립 정책 등에 활용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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