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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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리아] 기후변화가 심해지면서 이에 대한 적절한 대응을 하지 않을 시에는 다음 세기까지 약 10억 명이 조기 사망에 이르게 될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지난 달 28일(현지시간) 과학전문 매체 피스닷오르그(phys.org)는 캐나다 웨스턴 온타리오 대학교·오스트리아 그라츠 대학 등 연구진이 최근 스위스 온라인 과학 학술지 출판사 MDPI의 '에너지(Energies)'에 이 같은 내용의 연구결과를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에너지 저널에 게재된 이 연구는 세계에서 가장 수익성이 높고 강력한 기업이 다수 포함된 석유 및 가스 산업이 직간접적으로 탄소 배출량의 40% 이상을 배출하며, 오지와 저개발 지역 사회에 사는 수십억 명의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밝혔다. 

연구진들은 과학 문헌의 180개 기사에 대해 리뷰했는데, 탄소 배출로 인한 인간 사망률 비용에 관한 문헌들이 '1000톤(t)의 규칙'에 수렴돼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 규칙은 대략 1000톤의 화석 연료가 연소될 때마다 미래의 한 사람이 조기 사망한다는 추정치이다. 

에너지 정책 전문가이자 이번 연구를 주도한 조슈아 피어스(Joshua Pearce) 교수는 "메가와트와 같은 에너지 수치는 나와 같은 에너지 엔지니어에게나 의미가 있다. 마찬가지로 기후 과학자들이 백만분의 1의 이산화탄소에 대해 이야기할 때 그것은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아무런 의미가 없다"면서 "평균 온도가 몇 도 상승하는 것도 직관적이지 않다. 하지만, 신체 수치는 우리 모두가 이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피어스 교수는 "1000톤 규칙에 대한 과학적 합의를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숫자를 계산해 보면, 인위적인 지구 온난화는 다음 세기에 걸쳐 10억 명의 조기 사망에 이르게 된다"면서 "분명히 우리는 빠르게 행동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분석에서는 탄소 배출을 즉각적이고 실질적으로 줄일 수 있는 공격적인 에너지 정책을 제안했다. 또한 예상되는 사망자 수를 최소화하는 것을 목표로 세계 경제의 탈탄소화를 가속화하기 위해 정부, 기업 및 시민의 조치를 강화할 것을 권장했다. 

2015년 파리 협정에 따라, 세계 각국 정부들은 지구 평균 기온 상승폭을 산업화 이전 수준의 1.5도(°C)로 제한하고 2도 이하로 유지하기로 약속했다. 지난 2020년 11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Science)에 게재된 한 연구에 따르면, 화석연료의 배출을 줄이는 것이 이 목표를 달성하는데 필수적이지만, 식량과 농업 시스템 등 다른 배출원들 또한 이 목표 달성을 방해할 수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추세라면 2100년까지 전 세계에서 약 13억 5600만 톤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는 우리가 비식품 부문(에너지 및 산업)에서의 모든 배출을 멈춘다고 해도, 식품 배출량만으로는 1.5도를 초과할 것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산업화 이전 수준보다 2도  온도 상승 이하에 머물 확률이 67%에 달하려면, 모든 비식품 부문에서 현재 화석 연료 배출량의 1년이 조금 넘는 490억 톤의 이산화탄소만 배출할 수 있다. 즉 2도 목표는 화석 연료와 다른 비식품 배출이 곧 제거되어야만 가능하다는 것이다. 

저자들은 에너지 효율성과 재생 에너지에 대한 보다 과감한 접근 방식을 옹호했다. 연구진들은 또한 기후 변화를 완화하기 위해 에너지 정책의 여러 영역에 우선순위를 둘 것을 촉구했다. 우선적으로 에너지 효율 향상과 에너지의 합리적 사용은 산업, 농업, 교통, 주거 및 가정 수준을 포함한 정부 프로그램에 의해 지원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또 석탄, 석유, 천연가스 등 고탄소 연료를 수소나 전기 등 재생에너지원에서 나오는 탄소 함량이 전혀 없는 연료로 완전히 대체해야 한다는 등의 조치도 제안됐다. 

피어스 교수는 "1000톤의 법칙은 가장 정확한 추정치에 불과하다. 원인이 되는 사망자의 수는 1000톤 당 10분의 1에서 10명 사이에 있을 것"이라면서도 "지구 온난화는 수십억 인구의 삶과 죽음의 문제다. 거의 모든 사람은 모든 인간의 생명이 나이, 문화적, 인종적 배경, 성별, 재정적 자원에 관계없이 가치 있다는 데 동의하기 때문에 에너지 전환은 지금부터 훨씬 더 빠르게 변화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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