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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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리아] 미국 법원이 비트코인 현물 ETF 상장 관련 판결로 급등했던 비트코인이 좀처럼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있다. 비트코인 가격이 약세를 이어가면서 국내 가상자산 관련주도 하락하는 모양새다. 

암호화폐 시황중계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6일 낮 12시 현재 비트코인은 전일 대비 0.36% 오른 2만5773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2만6000달러 초반대에서 횡보 중이던 비트코인은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미 법원의 비트코인 ETF 관련 판결로 투자심리가 회복되자 이날 오전 한때 2만8000달러를 돌파하며 급등한 바 있다. 이날 워싱턴DC 연방항소법원은 비트코인 현물 ETF와 선물 ETF를 다르게 취급할 근거가 부족하다며 미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암호화폐 자산운용사 그레이스케일의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상장 신청을 거부한 결정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비트코인 현물 ETF는 선물 ETF에 비해 운용보수가 저렴하고 괴리율도 낮아 잠재적 수요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감독당국으로부터 시장조작 위험을 이유로 거부당했던 비트코인 현물 ETF 상장이 허용되는 것은 가상자산의 제도권 편입을 상징하는 사건이 될 수 있다. 이 때문에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침체 중이던 가상자산 시장에 오랜만에 활기가 돌아왔지만, 반등세는 불과 이틀 만에 끝나버렸다. 이달 1일 다시 급락한 비트코인은 2만5000달러대를 횡보하며 좀처럼 2만6000달러선을 뚫지 못하고 있다. 

 

비트코인 가격 추이. 자료=코인마켓캡 홈페이지 갈무리
비트코인 가격 추이. 자료=코인마켓캡 홈페이지 갈무리

비트코인 가격이 급락한 이유로는 SEC의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연기가 꼽힌다. 앞서 SEC는 지난 1일 비트코인 현물 ETF 상장 신청에 대한 검토를 오는 10월로 일괄 연기한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 비트코인 현물 ETF 상장 승인을 신청한 곳은 그레이스케일 외에도 글로벌 자산운용사 블랙록, 피델리티, 반에크 등 다양하다. 신청서 검토 시작 후 240일까지 연기가 가능한 만큼, SEC의 결정은 내년 3월까지 미뤄질 가능성도 있다. 

비트코인 현물 ETF 상장에 대한 기대감이 한풀 꺾이면서, 잠시 반등했던 국내 가상자산 관련주도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국내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 운영사인 두나무 지분을 보유한 우리기술투자는 지난달 30일 비트코인 현물 ETF 관련 판결 소식이 알려지면서 전일 대비 105원(3%) 오른 3600원에 장을 마감했으나, 이후 주가가 꾸준히 하락하며 이달 6일에는 판결 이전보다 낮은 수준인 3390원까지 떨어졌다. 자회사 티사이언티픽을 통해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의 운영사 빗썸홀딩스 지분을 보유한 위지트 주가도 같은 기간 706원에서 692원으로 하락했다. 

다만 SEC가 비트코인 현물 ETF 상장을 결국 승인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만큼, 가상자산 시장이 다시 반등할 가능성도 남아있다. 제이 클레이튼(Jay Clayton) 전 SEC 의장은 지난 1일 CNBC 방송에 출연해 “개인투자자들이 비트코인에 접근하기를 원한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며 “승인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가상자산 시장의 관심이 집중된 가운데 SEC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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