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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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리아] 저축은행이 올해 상반기 약 1천억원의 순손실을 내며 실적 부진에 빠졌다. 금융당국은 하반기 업황 개선을 기대하고 있지만, 수익성·건전성 악화 추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금융감독원이 지난 28일 발표한 ‘2023년 상반기 저축은행 영업실적(잠정)’에 따르면, 전국 79개 저축은행은 올해 상반기 962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보다 순이익 규모가 9918억원이나 감소한 것이다. 이는 예대금리차가 1년 만에 6.19%p에서 4.72%p로 1.47%p 감소하면서 이자이익이 5521억원이나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저축은행의 수신금리도 높아져 이자비용이 크게 늘었지만, 대출금리는 법정 상한선(연 20%)에 막혀 있어 예대마진이 악화된 것. 게다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부실 위험에 대비하기 위한 대손비용이 6292억원이나 증가하면서 1년 만에 순이익 규모가 1조원 가까이 줄어들게 됐다.

건전성 지표도 나빠지고 있다. 금감원에 따르면, 저축은행 총여신 연체율은 6월말 기준 5.33%로 지난해 말(3.41%)보다 1.92%p 상승했다. 특히 기업대출 연체율이 2.83%에서 5.76%로 두 배 이상 늘어났으며, 가계대출 연체율도 같은 기간 4.74%에서 5.12%로 0.38%p 상승했다. 고정이하여신비율(3개월 이상 연체된 여신이 총여신에서 차지하는 비중) 또한 전년말(4.08%)보다 1.53%p 상승한 5.61%를 기록했다. 저축은행권은 올해 상반기 미래 부실에 대비해 대손충당금을 상당한 규모로 적립했지만, 고정이하여신이 더 많이 늘어나면서 고정이하여신 대비 대손충당금비율(Coverage Ratio) 또한 95.4%로 전년말 대비 17.9%p 하락했다.

고금리에 따른 이자비용 증가, 연체율 악화 및 부동산PF 리스크에 따른 대손비용 증가로 상반기 고전했던 저축은행의 하반기 전망도 밝지 않다. 무엇보다 부동산 PF 리스크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나이스신용평가(나신평)는 지난달 발표한 보고서에서 “분양실적 저조 등에 따른 주택사업 수익성 악화는 저축은행 부동산PF 대출의 부실 확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며 “(OSB·대신·한화·디비·더케이·다올 등) 6개 회사는 자기자본 대비 부동산PF 익스포져가 200%를 상회하는 등 매우 높은 양적부담을 보유하고 있어 예상치 못한 부동산 익스포져 손실에 대한 대응능력이 저하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저축은행은 시중은행에 비해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이 높은 만큼 고금리로 인한 연체율 상승도 문제다. 나신평은 “저축은행 개인신용대출 차주의 신용등급이 타 금융업권 대비 낮은 가운데, 다중채무자 및 한계차주를 중심으로 대손비용 발생 및 자산건전성 저하 가능성이 확대되고 있다”며 “2021년 하반기 이후 수도권을 비롯한 전국 아파트 경락률이 모두 큰 폭으로 하락하며 70~80%수준으로 저하된 가운데, 개인사업자대출의 평균 LTV가 비교적 높게 형성되어 있는 점은 건전성 관리 부담요인”이라고 지적했다. 

한국기업평가(한기평) 또한 저축은행의 하반기 업황 개선 가능성에 부정적인 의견을 내놨다. 한기평은 지난달 발표한 보고서에서 “고금리 환경에 따른 조달비용 증가, 자산축소로 인한 수익규모 감소, 부동산 경기 침체에 따른 자산 시장 축소, 인플레이션 확대에 따른 실질소득 감소 등 조달과 운용 면에서 부침이 예상된다”며 “개인신용대출, 주택담보대출, 부동산PF 대출 등 저축은행의 주요 사업부문 전반에 걸쳐 실적 저하가 전망된다”고 말했다.

한기평은 이어 “순이자마진(NIM)하락, 대손비용 증가 등이 수익성 하방 압력을 확대시키고 있고, 개인신용대출을 중심으로 자산건전성 저하가 본격화되었으며, 부동산 PF 대출의 건전성 저하 가능성이 증가하고 있다”며 “자산 축소에도 불구하고 자산건전성 저하에 따른 대손비용 확대로 자본적정성 지표의 개선은 크지 않은 수준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금융당국은 하반기에는 저축은행 실적이 다소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올해 하반기에는 현재 경제 여건을 감안할 때 저축은행의 영업 환경은 다소 개선될 것으로 보이나,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이 악화될 가능성에 대비해 저축은행의 건전성 제고 등을 위해 지속 노력할 예정”이라며 “저축은행이 부실채권 매각 확대, 자체 채무 재조정 활성화 등을통해 자산건전성 관리에 만전을 기하도록 적극 유도하는 한편, 저축은행의 위기상황분석 실시 등을 통해 리스크관리를 강화하고 충당금 추가 적립 및 자본확충 등 손실흡수능력을 제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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