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코리아】조진성 기자 =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현대중공업에 이어 기아자동차까지 저조한 3분기 성적표를 내놓자 재계는 침통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실적이 나아진 대기업은 포스코 정도가 유일하다.

24일 기아차는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기업설명회를 열고 올해 3분기 경영실적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기아차는 올해 3분기 IFRS 연결기준 매출액 11조4148억원, 영업이익 5666억원의 실적을 냈다.

매출액은 지난해 3분기(11조6339억원) 보다 1.9% 감소했고 영업이익도 전년(6963억원) 보다 18.6% 감소했다. 영업이익의 경우 지난 2012년 4분기 이후 7분기만에 최저치를 기록하고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보다 27.2% 급락하는 등 만족스럽지 못한 결과가 나왔다.

기아차는 원화 강세와 러시아 루블화 약세 등 환율 영향으로 영업이익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기아차는 "수출이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 사업구조상 이 기간 평균 환율이 1108원에서 1042원으로 지난해 동기에 비해 66원 떨어짐에 따라 수익성이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전날인 23일 발표된 현대자동차의 3분기 성적도 당황스럽기는 마찬가지다. 현대차의 영업이익은 작년 3분기(2조101억원)보다 18.0% 감소해 2010년 4분기(1조2370억원) 이후 15분기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현대차는 파업과 추석 연휴로 인한 조업일수 감소로 국내 공장 가동률이 하락한데다, 원화 강세로 수익성이 크게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더구나 현대차의 경우 한전부지 매입 이후 한달간 주가가 급락하고 있다는 점에서 우려를 더했다. 현대차의 시가총액은 한달새 12조원 넘게 줄어든 상태다.

이달초 발표된 삼성전자의 3분기 실적은 충격적이었다. 삼성전자의 수익성이 '설마'하던 수준까지 내려왔다는 사실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은 작년 3분기(10조1600억원)보다 59.65% 감소한 4조1000억원에 그쳤다.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이 5조원 밑으로 떨어진 것은 2011년 4분기이후 11분기 만이다.

시장에서는 내심 5조원을 지켜낼 것이라는 기대감이 갖고 있었던 터라 4조원대에조차 겨우 턱걸이한 삼성전자의 실적에 당혹해했다.

국내 산업을 떠받치는 대표기업들이 이렇듯 잇달아 어닝쇼크에 빠지자 재계는 그 여파가 어디까지 미칠지 가늠하느라 분주하다. 기업들은 조선, 석유화학, 철강 등 다른 주력산업들도 줄줄이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특히 실적부진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내년 사업계획을 어떻게 수립해야할지 막막해 하는 기업들이 상당수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

재계에 따르면 기업들은 연초 세웠던 올해 실적목표를 재점검하고 있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지난해 상황을 바탕으로 수립된 올해 경영목표를 달성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해진 상황"이라면서 "연말 수출물량 증가 등의 기회가 남아있지만 굳이 숫자를 맞추기 위해 무리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고 전했다.

앞으로 상황이 개선될지 불확실하다는 점은 더 큰 문제다.

재계 관계자는 "기업을 둘러싼 환경이 녹록치 않다"면서 "세계적인 저성장 기조에다 환율문제, 중국의 약진 등이 겹쳐있어 상황 예측이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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