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찬희 ㈜에너지파트너즈 대표이사
이찬희 ㈜에너지파트너즈 대표이사

[이코리아] 에너지 사용 제로화는 전 세계적인 추세다. 기후변화가 초미의 관심사가 된 가운데 국가와 산업을 막론하고 에너지 절감을 위한 다양한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승강기 분야에서는 엘리베이터 운행 시 지구중력에 의해 자연적으로 발생해 버려지던 회생전력을 상용전기로 변환해 에너지로 재사용하는 에너지 절감 방식이 적용되고 있다. 

에너지 솔루션 기업 ㈜에너지파트너즈는 일종의 신재생 에너지인 회생전력을 상용전기로 변환할 수 있는 승강기용 회생제동장치 ‘이피젠(EP-Gen)’을 개발했다. EP-Gen은 한국전력을 비롯한 다수의 공인기관에서 발전효율 및 안전성, 범용성 면에서 우수성을 인정받은 제품이다. 

이찬희 대표이사는 "바퀴의 운동에너지가 소형발전기를 통해 전기로 변환되어 빛을 내는 자전거 라이트처럼, 탑승칸과 균형추의 무게 차이에 따라 중력에 의한 자연낙하가 반복되는 승강기도 운동에너지로 발생되는 전기를 전력회생기술을 통해 변환시켜 상용전기를 생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에 따르면 승강기 회생제동장치를 통해서 "환경과 조건에 따라 15~60%까지 전기사용량을 줄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설치규모 3000대를 기준으로 했을 때, 승강기 회생제동장치로 연간 869만 1000킬로와트시(kwh)의 전력량을 절감할 수 있다고 한다. 장기적으로는 더 많은 전력을 절감할 수 있고, 온실가스 감축 등 다양한 환경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이 대표는 앞서 지난해 11월 경영능력과 기업가 정신을 인정받아 자랑스러운 여성벤처인에 선정돼 여성가족부 장관 표창을 수상한 바 있다. 

에너지파트너즈는 탄소 배출을 억제하고, 자원과 에너지를 절약하며 효율적인 이용을 통해 온실가스 배출 및 환경오염 발생을 최소화하는 혁신적인 장비를 제조·판매하는 여성 벤처기업으로 주목받았다. 

최근 환경부로부터 녹색인증까지 받은 만큼, 정부의 친환경 정책과 맞물리며 시장 확대에도 큰 시너지 효과가 날 것으로 기대된다.

<이코리아>는 4일 이찬희 에너지파트너즈 대표를 만나 인터뷰했다. 

◇ 에너지파트너즈는 어떤 회사인가. 

에너지파트너즈는 최초 환경보호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음식쓰레기 처리기 개발로 시작했다. 신재생에너지 분야의 부상과 함께 주력사업의 다변화를 고려하던 중 시중에 유통되는 회생제동장치의 기술적인 문제점들을 개선시키기 위해 2015년부터 새로운 회생제동장치를 개발 생산하고 있다. 에너지파트너즈는 이 기술을 바탕으로 하이브리드 ARD(비상구출운전장치)·UPS(무정전전원장치) 등 승강기용 제품군을 꾸준히 늘려가고 있다.

◇ 지난해 환경부로부터 녹색전문기업으로 인증 받았다고 들었다. 에너지파트너즈의 기술력이 친환경으로 인정받았다는 의미인가? 

녹색전문기업 인증은 녹색기술 관련 인증의 최종단계다. 이를 위해 먼저 제품에 적용한 기술에 대해 녹색기술인증을 받아야 하고, 다음으로 녹색기술이 적용된 제품에 대하여 녹색기술제품 인증을 획득해야 한다. 최종단계로 녹색기술제품의 매출액이 기업매출총액의 30% 이상일 경우 녹색전문기업 인증을 획득할 수 있다. 

승강기용 회생제동장치의 녹색기술 인증을 위한 기술수준은 △ 발전효율 96% 이상 △ 전 고조파 5% 이하 및 차수별 고조파 3% 이하 △ 소음 45dBA 이하 등으로서 높은 회생발전율·전력품질 및 제품의 정숙성을 요구한다. 녹색기술로 인증 받았다는 것은 바로 친환경기술로 인정을 받았다는 의미다. 

에너지파트너즈는 승강기용 회생제동장치에 대한 기술혁신을 거듭하며 4전 5기의 도전 끝에 업계 최초로 2021년에 녹색기술인증을 획득했고, 녹색기술제품인증 및 공공기관 시범구매제품 선정·혁신제품 선정 등의 성과를 연달아 달성했다. 

◇ 요즘 기후위기로 인해 지속가능한 건축물이 화두에 오르고 있다. 엘리베이터 신재생에너지 사용으로 온실가스 저감 효과가 얼마나 있는지 궁금하다. 

에너지파트너즈의 주력 제품인 EP-Gen은 승강기 운행 시 버려지던 직류전류를 상용전기로 변환해주는 일종의 자가발전 인버터다. 

기존 승강기 인버터는 엘리베이터 가동 중 중력에 의한 운동에너지로 발생하는 회생전력을 제동저항장치에 의해 열로 태워 소모했으나, 회생제동장치는 이 회생전력을 상용전기로 변환하여 다시 권상기를 가동하거나 다른 전기기기에서 사용하도록 공급한다. 건물 층수가 많거나 용량이 큰 현장, 가동률이 높은 곳일수록 회생전력 발생량도 많아 에너지 절감효과가 크다.

에너지파트너즈가 잠실의 한 고층아파트 승강기 56대에 자사 EP-Gen 설치 후 연간 에너지 소비량을 분석한 결과, 1년간 총 회생전력량은 175,656kWh, 승강기 1호기 당 3,137kWh을 발전한 것으로 확인됐다. 

연간 전기사용량의 약 30%를 회생발전으로 절감한 셈이며, 승강기 1호기 당 온실가스(CO2) 배출을 약 1톤 정도 감축시키는 효과가 발생한다. 

일종의 신재생 에너지인 회생전력을 상용전기로 변환할 수 있는 승강기용 회생제동장치 ‘이피젠(EP-Gen)’. 사진=에너지파트너즈
일종의 신재생 에너지인 회생전력을 상용전기로 변환할 수 있는 승강기용 회생제동장치 ‘이피젠(EP-Gen)’. 사진=에너지파트너즈

 

서울시 청사에 회생제동장치 설치 후 방열판 온도감소 화면. 자료=에너지파트너즈
서울시 청사에 회생제동장치 설치 후 방열판 온도감소 화면. 자료=에너지파트너즈

실제로 서울시는 지난 2019년부터 승강기 회생제동장치 설치비를 지원해 현재까지 215개 아파트단지에 2,304대를 설치했으며, 2019년 상반기에 설치된 공동주택 10개 단지의 승강기 117대의 회생발전량에 비례해 온실가스 168톤(168tCO2)에 달하는 탄소상쇄배출권을 획득했다. 

10층 이하 대형 쇼핑센터와 오피스빌딩 시범설치 현장에서도 40%에 가까운 발전율을 기록하며 저층 건물에서도 높은 회생전력 효율을 입증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여전히 30층 이상 건물에서만 의미 있는 수준의 회생전력을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지만, 이는 편견에 불과하다. 꾸준한 연구개발을 통해 회생제동장치 발전효율이 크게 올라갔고, 그만큼 에너지 절감효과도 커 정부와 지자체에서 매년 보조금을 지급하며 설치지원에 적극 나서고 있다.

회생제동장치 설치는 승강기 유지관리 측면에서도 여러 장점을 지니고 있다. 승강기 기계실 내부는 관련 법령에 따라 40도 이하로 유지돼야 하지만 여름철은 더운 날씨에 100도를 넘는 제어반 방열판 온도까지 더해져 ‘찜통’이 되는 현장이 많다. 기계실 열기를 내리기 위해 가동하는 냉방제품 사용으로 에너지도 추가 소모된다. 

반면 회생제동장치를 설치한 제어반은 제동저항이 발생하지 않아 방열판 온도가 오르지 않는다. 제어반 과열로 인한 화재나 고장, 오류를 막아주기 때문에 승강기 핵심 부품인 제어반 관리와 수명연장에도 도움이 된다. 에너지 절감, 온실가스 배출 감소와 더불어 계량하기 어려운 여러 장점들을 가진 셈이다.   

냉방시설이 없는 기계실의 경우, EP-Gen 설치 후 내부온도가 피부로 느껴질 정도로 확연히 떨어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관리 편의를 높이고, 기계실 내부 환경을 적정하게 유지하기 위해 유지관리업체에서 관리주체에 설치를 권하는 경우도 점점 늘고 있다.

◇ 신재생에너지 벤처기업으로서 어려움이라면 어떤 게 있을까? 녹색 창업과 관련 미래 창업가들을 위한 조언이 있다면.

벤처기업으로서 가장 어려운 점은 자금조달이다. 제품에 대한 확고한 성공 자신감으로 투자자에게 홍보하고 자금조달의 필요성을 설득시키는 것이 관건이다.

자원과 에너지 사용을 줄이고 삶의 질 향상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좋은 제품을 개발해도 중소기업은 영업 및 광고 역량이 부족하여 적기에 제품홍보를 하지 못해 실패할 위험이 많은 실정이다. 에너지를 절약하고 환경보호에도 기여하는 중소기업 제품에 대해 정부차원에서의 솔선수범 구매, 예산지원사업 시행 및 설치 의무화와 같은 법률적 지원이 절실하다.

미래 창업가들을 위한 조언이 있다면 창의적인 아이템을 발견했을 때 두려워하지 말고 도전하되 무모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꼼꼼한 사전 시장조사와 함께 경쟁사에 대한 상대적 우위를 겸허하게 평가하고 세무 및 회계 등 경영에 필요한 부분들을 철저하게 준비해야 한다.

◇ 에너지파트너즈의 향후 목표에 대해 말씀해 달라. 

에너지파트너즈는 사람과 가치 중심의 에너지 비즈니스 세상을 구현한다는 경영이념을 바탕으로 한다. 앞으로도 자원과 에너지의 효율적인 이용을 통해 온실가스 배출 및 환경오염 발생을 최소화할 수 있는 고효율·신재생 에너지 발전장비 개발 및 보급을 통해 국가 에너지 정책에 부응하고 혁신과 열정의 기업으로 거듭 성장할 계획이다. 

회사의 향후 목표는 엘리베이터의 에너지절감장치에서 나아가 안전, 보안, 환경, 편의장치 등 엘리베이터에 대한 토탈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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