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27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사진은 27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이코리아] 코스닥이 26일 역대 최다인 1480개 종목 주가가 하락하며 지수가 4% 넘게 급락했다. 거래대금도 역대 최대인 26조2000억 원을 기록했다. 에코프로 등 2차전지 관련주들이 일제히 폭락하며 지수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2차전지 관련 종목들은 극심한 변동성을 보인 어제에 이어 이틀째 약세를 보이고 있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전 11시 30분 기준 현재 에코프로비엠은 전일 대비 8.24% 내린 41만7500원을 기록하고 있다. 전날 50조억 원을 넘어섰던 시가총액 역시 27일 39조9029억원으로 하락했다. 시가 총액 순위는 아직 코스닥 1위를 지키고 있다. 코스닥 시가총액 2위인 에코프로도 전일 대비 9.85% 하락한 110만7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최근 돌풍을 일으킨 에코프로는 전일인 26일 19%까지 폭등했다가 오후 들어 상승분을 모두 반납하고, 전일 대비 12.14% 급락했다. 에코프로비엠도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이에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는 에코프로비엠과 LS일렉트릭을 공매도 과열 종목으로 지정하고 오늘 하루 동안 공매도 거래를 금지했다. 금지일 당일 주가가 5% 이상 하락하면 공매도 금지 기간이 연장될 수 있다. 

코스피 시장에서는 포스코 그룹 관련주들이 약세를 보이고 있다. 같은 시간 포스코(POSCO)홀딩스는 3.17% 하락한 61만원에, 포스코퓨처엠은 전일 대비4.82% 하락한 53만3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전일 대비 10.22% 내린 7만6400원을 기록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이 같은 현상에 대해 그간 급등한 주가로 차익을 실현하려는 매물이 몰린 것으로 보고 있다. 전일 코스닥 지수 하락 종목 수가 1480종목으로 사상 최대치였다. 다만 하락 종목 비율은 94.4%로 사상 최대는 아니다. 

코스닥 하락 종목 수 급증의 의미에 대해 정인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이런 현상은 극단적인 과매도 상황으로 상승장에서는 거의 나타나지 않고, 하락 장에서도 단기 내지 중기 저점대를 형성하는 신호"라고 말했다. 

이어 "코스닥 지수는 전일 하락 과정에서 중요한 지지대에 도달해 낙폭이 제한되는 가운데 안정되는 모습을 보일 전망"이라면서 "전일의 투자심리 위축이 아직은 추세하락으로 이어지기 보다는 기간조정 또는 제한적인 하락 과정에서 바닥 다지기 과정이 진행된 후에 상승세가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한편 연초 이후 지속된 코스닥 공매도 포지션의 숏 스퀴즈로 관련 종목들의 랠리는 지속되고 있다. 수급 쏠림에 따른 주가 차별화가 이어지며 포모(FOMO, 소외되는 것에 대한 불안)를 느끼고 있는 투자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실제로 증시 대기자금 성격의 투자자예탁금은 최근 50조원까지 늘어났다. 지난 4월 차액결제거래(CFD) 사태 이후 줄어들었던 신용거래융자도 회복세다. 업계에서는 아직 코로나19 동학개미운동 당시보다 낮은 수준이라 버블을 논하기에는 부족하다고 보고 있다. 일일 거래대금 규모도 20조원까지 회복되었는데 여전히 주체는 개인이다. 

7월 들어 코스닥과 코스피는 각각 8.26%, 2.81% 상승했다. 월초 이후 시가총액 코스닥은 36.7조원, 코스피는 55.8조 원으로 늘었으며, 코스피·코스닥의 상승은 주로 2차전지 종목들의 급등에 기인한다. 특히 에코프로비엠, 에코프로, 엘앤에프 3사의 시총 상승분은 36.5조 원으로 코스닥 시총 상승분의 99.2%를 차지했다. 

이수정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개인의 주도권은 코스닥에서 지배적이다. 올해 코스피 일평균 거래 비중은 개인 54%, 외국인 27%, 기관 19%, 코스닥 일평균 거래 비중은 개인 81%, 외국인 14%, 기관 5%"라면서 "외국계 회사나 국내 기관에서 에코프로가 비싸다고 말해봤자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을까?"라고 평가했다. 

실적 대비 높은 주가로 고밸류에이션 논란이 있는 종목들에 대한 공매도 청산이 연이어 발생하고 있지만 개인 주도세의 2차전지 중심 증시 변동성이 완화될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이라는 해석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증시의 고변동 추세는 언제까지 지속될까? 일각에서는 공매도 자금 역시 사상 최대 규모로 늘어난 만큼 시장이 안정화될 때까지 관망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강민석 교보증권 연구원은 "7월 많은 종목들의 공매도 청산이 일어났지만, 주가 상승에 따른 새로운 공매도 포지션 진입 또한 늘어나고 있으며, 코스닥은 오히려 공매도 청산보다 신규 진입이 많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FOMO 현상으로 인한 수급 유입과 고밸류 부담으로 인한 공매도 자금 간의 세력 다툼이 지속되며 증시 변동성은 여전히 클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강 연구원은 또 "8월 주식시장은 여전히 높은 변동성을 가질 것으로 예상한다. 단기 수급을 따라가기보단 차분히 산업과 기업들의 펀더멘탈을 다시 한 번 살펴보는 시간을 가져야 할 타이밍이라고 생각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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