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재선 KG그룹 회장 겸 KG모빌리티 회장. 사진=KG모빌리티
곽재선 KG그룹 회장 겸 KG모빌리티 회장. 사진=KG모빌리티

[이코리아] KG모빌리티(구 쌍용자동차)가 올해 사명을 바꾸며 경영 정상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KG모빌리티는 7년 만에 흑자전환을 하고, 중동·남미 등 신흥시장 진출로 시장 다변화도 모색하고 있다. 곽재선 KG그룹 회장의 과감한 추진력 아래 빠른 결실이 나온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KG모빌리티는 2016년 4분기 이후 7년(25분기) 만에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모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회사는 2023년 1분기 경영실적으로 △판매 3만5113대 △매출 1조850억원 △영업이익 94억원 △당기순이익 165억원 등을 보고했다.

KG모빌리티 관계자는 "토레스 호조에 따른 판매 물량 증가와 제품 믹스 변화에 따른 매출 증가로 1조원을 돌파하며 역대 분기 최대 매출 달성과 함께 흑자를 기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원가구조 개선과 판매 관리비 최적화 및 수익성 중심의 제품 구성 등을 통한 내부체질 개선을 통해 흑자전환에도 성공했다"고 강조했다.

KG모빌리티 측은 토레스 EVX의 성공적 론칭은 물론 글로벌 시장 판매 확대와 다양한 신규 사업 등 추진을 통해 판매 확대와 함께 재무구조를 획기적으로 개선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쌍용차는 경영난으로 여러 번 주인이 바뀌었다. 지난 2020년 12월 두 번째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한 쌍용차는 2022년 8월 KG그룹을 새 주인으로 맞았다.

2023년 3월 주주총회를 통해 KG모빌리티로 사명을 바꾼 뒤 회사의 행보는 △해외 판매 강화 △효율적인 라인업 강화 △전동화 등으로 구체화됐다. 이러한 동력의 중심에는 곽재선  KG그룹 회장 겸 KG모빌리티 회장이 있다.

곽 회장은 업종을 가리지 않고 경영난을 겪는 기업을 인수합병(M&A)해 회생시키는 방식으로 빠르게 사세를 확장해왔다. 대표적인 사례가 경기화학으로 인수 6개월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경기화학의 매출액은 인수전 1341억원에서 지난해 4조9315억원으로 급증했고, 현재 KG그룹의 중심으로 자리 잡았다.

곽 회장이 이끄는 KG그룹은 KG케미칼과 KG스틸, KG모빌리티 등 9개 분야 20여 개 기업으로 성장했다.

이에 자동차 업계에서는 KG모빌리티의 빠른 정상화를 주도하는 곽 회장의 경영 리더십에 주목하고 있다. 

곽 회장은 새로운 모빌리티 시대를 맞아 전동화 작업을 추진하고, 글로벌 시장 개척 등 경영정상화를 위해 차별화된 전략을 내놓으며 KG모빌리티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실제 곽 회장은 올해 서울모빌리티 쇼에서 베스트셀링카 토레스를 기반으로 한 전기차 '토레스 EVX'를 공개하면서 약점으로 지적된 전기차 부문 확대를 향한 의지를 표명했다. 이후 주력 라인업인 렉스턴과 렉스턴 스포츠, 티볼리 등의 부분변경차를 출시해 상품성을 끌어올렸다. 

KG모빌리티는 미래 방향성으로 내수 시장을 넘어 중동, 남미 등 신흥시장 진출을 통한 수출 확대 전략을 펼치고 있다.

KG모빌리티는 2022년 전년 대비 60% 증가한 4만5294대를 수출해 6년 만에 최대 실적을 올렸지만 여전히 내수 의존도가 높다.

현대자동차와 한국GM 등 국내 완성차 업체의 경우 2022년 전체 자동차 판매량 가운데 80% 이상이 수출물량이지만 같은 기간 KG모빌리티의 수출 비중은 39.7%로 절반에도 못 미친다.

이에 KG모빌리티는 지난 16일부터 20일까지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에서 개최된 콘퍼런스에서 아프리카, 중동, CIS(아중동CIS) 지역 대리점과 신제품 소개 및 콘퍼런스를 열어 수출시장 공략에 나섰다. 토레스 유럽시장 론칭 행사에 이어 아중동CIS 지역에서도 대리점들과 기업 비전과 중장기 제품 개발 계획과 수출전략을 공유했으며, 토레스 시승행사와 함께 렉스턴 브랜드와 더 뉴 티볼리 등도 선보였다. 

특히 KG 모빌리티는 아중동CIS 콘퍼런스를 통해 SNAM 프로젝트와 관련한 사우디아라비아 거점 지역별 대리점사와의 사전 교류를 갖고 장기적인 협력관계 토대를 마련하기도 했다. 

KG모빌리티는 사우디아라비아 SNAM사의 KD 협력사업의 일환으로 올해부터 1단계 현지 조립 생산을 시작할 예정이며, 지난 2월에는 아랍에미리트(UAE)의 NGT사와 수출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번 콘퍼런스를 통해 아중동CIS 지역으로의 토레스 론칭 확대는 물론 신규 대리점 증대를 통해 판매 물량을 늘려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아세안(ASEAN) 시장도 눈여겨보고 있다. KG모빌리티는 올 3월 베트남 기업인 킴롱모터와 KD(반제품) 계약을 체결했다. 신흥 시장에서 현지 생산 체계를 구축, 가격 및 품질 경쟁력 확보에도 승부에 나선다는 것이 회사측 설명이다. 킴롱모터의 모기업인 푸다그룹은 자동차 판매업과 함께 여객운수업을 운영하고 있다. 

앞서 KG모빌리티는 지난 3일 에디슨모터스의 최종 인수 예정자로 선정된 바 있다. 

KG모빌리티는 실사를 통해 에디슨모터스가 국산화율 85% 이상의 전기버스를 생산하고 있고, 자체 기술경쟁력뿐 아니라 영업망도 보유하고 있어 충분히 회생 가능성이 있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전해진다. 인수가 마무리되면 KG모빌리티는 1983년 이후 40년 만에 국내 버스시장에 복귀하게 된다.

업계에서는 KG모빌리티가 에디슨모터스 인수를 통해 향후 동남아시아 버스 사업 등에도 진출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에디슨모터스는 지난 2020년 9월에 인도네시아에 전기버스를 처음으로 수출한 이력이 있다. 에디슨모터스는 아세안 지역 시장 진출을 목적으로 2016년부터 태국 현지에서 실증연구를 마쳤다. 

아세안 전기차 시장은 아직 시장규모가 미미하지만 광물 자원과 인구가 풍부하고 전기차 전환 수요가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전기버스 수요는 아세안 시장에서 비교적 높게 나타나고 있다. 태국 방콕은 3년 내 전기버스 수를 8000대로 늘릴 계획이며, 인도네시아는 2028년 전기버스 1만대 보급을 목표로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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