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네이버 누리집 갈무리
= 네이버 누리집 갈무리

[이코리아] 다수의 국내 기술기업들이 올 하반기에 자체 AI 서비스를 출시할 계획이다. 대부분의 글로벌 빅테크가 대규모 자본을 내세워 생성 AI 경쟁에 뛰어든 상황에서, AI 주권을 지켜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네이버는 8월에 초대규모 AI ‘하이퍼클로바 X’ 공개를 시작으로 다양한 AI 서비스를 순차적으로 공개할 예정이다. 네이버는 일반 사용자 대상 서비스와, 기업 고객을 위한 비즈니스 도구까지 아우르는 응용 서비스 출시 계획을 네이버의 기술 채널인 ‘채널 테크’를 통해 발표했다. 

8월에는 기존 ‘하이퍼클로바’의 업그레이드 버전인 ‘하이퍼클로바X’를 공개하고, 이와 함께 대화형 에이전트 ‘클로바X(CLOVA X)’가 베타 서비스로 출시된다. 클로바X는 입력하는 질문에 답변을 생성해 제공하는 것을 넘어, 창작과 요약을 비롯한 뛰어난 글쓰기 능력을 활용해 개인의 생산성 도구로 이용할 수 있다. 

또 9월에는 생성 AI 기반의 검색 서비스 ‘큐:(Cue:)’를 공개한다. 큐:는 하이퍼클로바X를 기반으로 개발된 검색 특화 생성 AI 서비스다. 복합적인 의도가 포함된 긴 질의를 이해하고 검색 계획을 수립할 수 있는 것이 핵심 기능이며, 이후 답변 생성에 필요한 신뢰도 있는 최신 정보를 활용하여 입체적인 검색 결과를 제공한다. 

10월부터는 본격적인 B2B 시장 확장에도 나선다. 네이버 클라우드 플랫폼을 통해 서비스중인 클로바 스튜디오에 하이퍼클로바X 모델이 탑재된 버전을 8월 일부 기업에 선공개하고, 10월에 공식 출시한다. 또 생성형 AI 서비스를 이용하는 기업 고객에 더욱 강력한 보안을 제공하는 ‘하이퍼클로바X를 위한 뉴로클라우드’ 역시 10월 중 선보일 계획이다. 

= 카카오브레인 누리집
= 카카오브레인 누리집

카카오는 올해 하반기 한국어에 특화된 초거대 AI 모델 ‘코GPT 2.0’을 공개할 예정이다. 카카오는 지난 5월 열린 1분기 콘퍼런스 콜에서 코GPT 2.0에 대해 “매개 변수나 데이터가 부족할 수는 있지만, 한국어 특화 모델로는 부족함이 없을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카카오는 지난 10일에는 3억장 규모의 이미지 데이터를 학습해 이미지를 생성하는 인공지능 이미지 생성 모델 ‘칼로(Karlo) 2.0’을 공개했다. 칼로 2.0은 그리고 싶은 이미지에 대한 요구사항을 한글이나 영어로 입력하면 3초 만에 이미지를 생성한다. 지난해 12월 출시된 ‘칼로 1.0’의 최신판으로, 학습 데이터량이 2.5배 가량 늘어났다. 

김일두 카카오브레인 대표는 “인체 비율 및 구도, 공간감과 입체감을 표현하는 투시도 등 다양한 이미지 데이터를 학습시키고 기술을 고도화해 실사 수준의 이미지를 생성할 수 있다.”라고 밝혔다.

AI 경쟁에는 통신사도 뛰어들었다. KT는 3분기 말 초거대 AI ‘믿음’을 출시할 예정이다. KT는 토종 AI반도체 기업 리벨리온과 협업하고 있으며 AI 인프라 소프트웨어 전문 기업인 ‘모레’에 150억 투자를 단행하는 등 AI 사업을 가속화하고 있다. 

KT는 KT그룹의 AI 인프라 및 응용서비스와 모레의 AI 반도체 구동 소프트웨어, 리벨리온의 AI 반도체 역량을 융합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응용모델을 아우르는 AI 풀스택을 고도화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하반기에는 ‘믿음’ AI를 출시하는 등 AI기반 B2B 서비스와 함께 AI 인프라 사업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LG는 19일 초거대 멀티모달 AI ‘엑사원 2.0’을 공개했다. 지난 2021년 12월에 처음으로 선보인 ‘엑사원’이 진화한 모델로, 파트너십을 통해 확보한 특허, 논문 등 약 4,500만 건의 전문 문헌과 3억 5천만 장의 이미지를 학습했다. 

현존하는 전문 지식 데이터의 상당수가 영어로 되어 있는 점을 고려해 한국어와 영어를 동시에 이해하고 답변할 수 있는 이중 언어(Bilingual) 모델로 개발되었고, 학습 데이터의 양도 기존 모델 대비 4배 이상 늘려 성능을 높였다.

대표적인 엑사원의 활용 사례로는 LG전자의 AICC(AI 컨택 센터)가 있다. AICC는 고객과의 상담 내용을 실시간으로 분석·요약하고 상담 내용에 적합한 답변이나 콘텐츠를 제안한다. LG AI연구원은 국내에서 시범 운영 중인 AICC를 하반기 중 정식 서비스로 전환할 예정이며, 내년부터 영어권 국가로 확대할 계획이다.

글로벌 AI 기업의 한국 시장 공략도 이어지고 있다. 구글은 지난 5월 자사의 챗봇 AI 바드에 영어에 이어 한국어와 일본어를 두 번째 지원 언어로 추가했다. 당시 순다 피차이 구글 CEO는 “한국과 일본 최첨단 IT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흥미로운 지역이다.” “영어 화자의 관점에서 한국어와 일본어는 상당히 어렵다. 한국어와 일본어의 도입은 바드에 추후 다른 언어를 도입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라고 밝혔다.

지난 13일에는 과기정통부가 구글과 ‘인공지능 위크 2023'을 개최하며 인재양성 및 연구개발 분야의 협업을 확대해 나갈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이에 정부가 해외 빅테크 협력에 치중하는 사이 국내 기술기업 육성에 소홀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는데, 이에 대해 지난 20일 박윤규 과기정통부 제2차관은 “정부가 글로벌 기업 편을 드는 것 아니냐는 말들이 나오는데 절대 아니다. 우리 기업들이 전쟁 같은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노력 기울이겠다.”라고 해명했다.

한편 새로운 글로벌 경쟁자도 계속해서 나타나고 있다. AI 열풍이 장기화되자 그동안 상황을 관망하던 기업들도 본격적으로 AI 개발에 뛰어들기 시작하는 모습이다.  메타는 18일 최신 대형언어모델인 '라마2'를 상업적으로도 사용 가능한 무료 오픈소스로 공개했으며, 빅테크의 AI 경쟁을 강도 높게 비판하던 일론 머스크도 AI 회사인 'xAI'를 지난 13일 공식 설립해 '우주의 본질을 이해하기 위한 AI'의 개발에 본격 착수했다.

AI 분야에서 큰 소식이 없던 애플도 '에이젝스'라는 자체 프레임워크를 구축해 '애플 GPT'로 불리는 챗봇을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애플은 이미 내부에서 자체 개발한 AI 챗봇을 시험중이며, 내년쯤 정식으로 발표할 것으로 예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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