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리아] 신용평가사들이 OK금융그룹 주요 계열사들의 신용등급을 일제히 하향조정했다. 대부업 철수 후 종합금융그룹으로의 재편을 추진 중인 OK금융에 대한 건전성 우려도 확산되는 모양새다.

앞서 한국기업평가(이하 한기평)는 지난달 OK금융의 지주사 격인 OK홀딩스대부(BBB)와 주력 계열사인 OK저축은행(BBB+)의 신용등급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한기평이 업계 2위인 OK저축은행의 신용등급 하향 이유로 우선 비우호적 업황으로 인한 수익성 저하를 꼽았다. 실제 지난해 OK저축은행의 당기순이익은 1387억원으로 전년 대비 43%나 감소했다. 

저축은행 업황이 악화되고 있지만 OK저축은행의 실적 하락폭은 경쟁사와 비교해도 큰 차이가 있다. 실제 업계 1위 SBI저축은행(-6%)은 물론 전체 저축은행 당기순이익 감소폭(-19%)도 OK저축은행에 비해서는 작은 편이다. 한기평은 금리상승에 따른 조달비용 증가뿐만 아니라 부실채권 매각으로 대출채권처분순손실이 전년 대비 크게 증가하고 투자증권관련 순손실이 발생한 것도 수익성 저하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개인신용대출 등 고위험 자산 위주의 운용도 등급 하향 요인으로 지목됐다. 실제 지난해 말 기준 OK저축은행의 본PF 및 브릿지론 익스포저는 2조3493억원으로, 이 가운데 브릿지론만 1조3483억원으로 자기자본 대비 107.4%에 달한다. 한기평은 “최근 공사비 상승, 분양경기 저하, 사업성 저하 등으로 본PF 전환이 지연되고 엑시트(EXIT) 환경이 악화되면서 브릿지론의 건전성 저하 우려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며 “당분간 고금리 환경 하에 부동산 경기 불확실성이 지속될 전망으로 '본PF+브릿지론' 익스포저의 부실화 위험이 제반 재무건전성 지표 저하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더해 러시앤캐시 인수도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OK금융그룹은 종합금융그룹으로의 도약을 위해 대부업 철수를 선언하고 러시앤캐시를 OK저축은행에 흡수·합병시킬 계획이다. OK저축은행은 이미 지난달 22일 금융위원회로부터 러시앤캐시의 영업양수 계약 승인을 받은 상태다. 

문제는 OK저축은행이 러시앤캐시 인수와 함께 약 7484억원 규모의 대출 채권도 함께 양도받게 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올해 1분기 기준 92.66%였던 OK저축은행의 예대율(예금 잔액 대비 대출 규모)은 향후 100% 이상으로 치솟을 확률이 높아졌다. 감독규정상 예대율 상한은 110%지만 대부분의 저축은행은 100% 이하를 유지하고 있다. 만약 OK저축은행이 예대율을 낮추기 위해 무리한 수신 경쟁에 나설 경우 조달비용이 함께 급등할 위험도 고려해야 한다.

게다가 상대적으로 신용도가 낮은 대부업 차주의 대출채권을 양도받게 되는 만큼, 연체 리스크도 고려해야 한다. 당장 OK저축은행의 올해 1분기 연체율은 6.83%로 업계 평균(5.07%)을 상회하고 있다. 비록 정상으로 분류된 대출채권만을 인수하는 것이지만, 부동산PF 리스크까지 고려해야 하는 상황에서 대부업 대출채권 인수가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또 다른 계열사인 OK캐피탈의 사정도 좋지 않다. 한국신용평가(한신평)는 지난달 OK캐피탈의 신용등급을 ‘A-, 부정적’에서 ‘BBB+, 안정적’으로 하향했다. 한신평은 OK캐피탈의 등급 하향 이유로 영업자산이 부동산금융 위주로 구성된 데다, 부동산금융의 부실이 발생해 자산건전성이 저하되고 있다는 점을 꼽았다. 한신평에 따르면, OK캐피탈의 부동산 담보대출 및 부동산PF 내 브릿지여신 잔액은 올해 3월 말 기준  약 1조4000억원으로 자기자본 대비 151%에 달한다. 게다가 같은 기간 연체율은 7.5%로 A급 캐피탈사 평균 연체율(2.7%)을 크게 상회했다. 

한신평은 “주요 영업자산인 부동산금융 부실이 2022년 4분기부터 본격화되면서 건전성이 빠르게 저하되고 있다”며 “건당 취급규모가 약 150억원으로 신용집중 위험이 높은 점, 부동산금융의 변제순위상 중·후순위 비중이 80%에 육박하는 점 등을 감안할 때 2023년 하반기에도 건전성 지표가 추가로 저하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OK금융은 당초 내년으로 계획된 대부업 철수를 올해로 앞당기는 한편 증권사 등 타 금융사를 인수해 종합금융그룹으로 재편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OK금융이 부동산PF 부실 및 대부업 조기철수로 인한 영향을 최소화하고 종합금융그룹으로의 도약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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