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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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리아] EU는 2027년부터 EU 내에서 판매되는 기기의 배터리가 쉽게 교체될 수 있도록 설계되어야 한다는 '배터리법'을 지난달 15일 통과시켰다. 이는 배터리 생산과 사용의 전체 수명 주기를 보다 친환경적으로 만들고 배터리 재활용을 촉진하기 위한 조치다.

해당 법안은 제조사가 전자제품을 제조할 때 소비자가 배터리 교체를 용이하게 하도록 하고 일정 수준 이상의 방수, 방진 기능과 에너지 효율을 갖추도록 해 전자제품의 수명을 늘리도록 하는 것이 골자이다. 사용자는 전용 도구, 열을 가하는 도구나 특별한 용제 없이 시중에서 판매되는 일반적인 도구만으로 배터리를 교체할 수 있어야 한다. 단 전용 도구가 제품에 무료로 제공되는 경우는 예외다.

배터리의 수명과 품질에 대해서도 규정한다. 전자기기 제조사들은 제품의 배터리 수명이 500번의 충전 이후에는 83%, 1000번의 충전 이후에는 80% 이상 유지되도록 해야 한다. 또 2031년까지 전자 폐기물의 61%를 수거해야 하며, 오래된 휴대용 배터리에서 재료의 95%를 회수하도록 규정했다. 이는 배터리에 포함된 희토류 자원 등의 희귀자원을 재사용하기 위한 것이다.

이번 규정은 스마트폰 등의 전자기기, 전기자동차 배터리, 산업용 배터리, 전기 자전거 배터리 등의 모든 배터리에 적용된다. 

= 닌텐도 누리집
= 닌텐도 누리집

한편 규정에는 휴대용 게임기기에 대해 구체적으로 명시되지 않아 게임 이용자들의 관심이 쏠렸다. 그런데 게임 매체 오버킬은 EU 소식통에 14일 문의한 결과 휴대용 게임기 역시 이번 배터리 규정의 적용을 받는다는 답변을 받았다.

현재 시장에 출시된 휴대용 게임기기로는 닌텐도 스위치, 스팀덱, 아수스 로그 앨리 등이 있다. 또 소니는 플레이스테이션 5 전용 리모트 게임기 ‘프로젝트 Q’를 출시할 예정이다.

이 중 닌텐도는 이번 규정에 가장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측된다. 닌텐도의 휴대용 게임기기는 2001년에 출시된 게임보이 어드밴스 이후 교체 가능한 배터리를 도입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 아이픽스잇 누리집
= 아이픽스잇 누리집

소비자의 자가수리 지원 업체인 아이픽스잇 누리집에 따르면 현재 닌텐도 스위치의 배터리를 자가교체하기 위해서는 Y형 드라이버 등 특수한 장비가 필요하며, 교체에는 45분에서 2시간이 걸린다. 하지만 소비자가 배터리 교체를 특수 장비 없이 용이하게 하도록 하는 EU 배터리법이 시행되면 2027년 이후에 출시될 후속 기기는 더 간편하게 배터리를 교체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야 한다. 더 메신저는 “이 법은 폐쇄적인 닌텐도의 접근 방식에 대해 판도를 바꿀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전했다.

배터리법에 따라 닌텐도 스위치의 후속기기의 개발 일정이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후루카와 슌타로 닌텐도 CEO는 최근 열린 닌텐도 주주총회에서 “아직 예고하지 않은 차세대 게임 콘솔로의 순조로운 전환을 희망한다.”라며 차세대 게임 기기에 대해 언급한 바 있으며, 지난 7일에는 중국의 투자 전문 매체 ‘머니 DJ’가 닌텐도가 내년 1분기에 스위치의 후속 모델을 공개할 것으로 전망했다.

= 스팀덱 누리집
= 스팀덱 누리집

한편 지난해 출시된 밸브의 휴대용 게임기기 '스팀 덱'은 차세대 기기에서 배터리를 더 쉽게  분리하고 교체할 수 있도록 디자인을 개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스팀덱의 디자이너 로렌스 양과 피에르 루프 그리파이는 "모든 것을 가능한 한 수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밸브의 의도이다. 접착제로 붙어있는 현재의 배터리는 이상적이지 않다는 점을 인정하고, 배터리를 더 분리하기 쉽도록 개발중이다." 라고 더 버지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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