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온·포드 합작법인 '블루오벌SK'이 건설 중인 미국 켄터키 1공장. 출처=블루오벌SK 홈페이지 
SK온·포드 합작법인 '블루오벌SK'이 건설 중인 미국 켄터키 1공장. 출처=블루오벌SK 홈페이지 

[이코리아]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자회사 SK온이 올해 안에 흑자 전환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시행에 따른 첨단 제조생산 세액 공제(AMPC) 효과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또 자금조달 논란에 마침표가 찍혔고, 수율도 향상된 점이 반영됐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온의 깜짝 흑자가 미국 IRA의 AMPC를 반영하면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AMPC는 미국에서 생산·판매하는 배터리에 대해 셀은 KWh당 35달러, 모듈은 10달러의 세액을 각각 공제해주는 제도다.

LG에너지솔루션의 경우 지난 1분기 1003억원에 이어 이번 분기에도 1109억원을 AMPC로 확보했다.

SK온은 IRA 세부 세칙 중 AMPC 관련 구체적인 항목이 발표되지 않아 지난 1분기 실적에는 AMPC를 반영하지 않았다. AMPC 세부 규칙이 구체화 되면 2분기 실적에 통합 반영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 1·4분기 SK이노베이션의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김경훈 SK온 최고재무책임자(CFO)는 "IRA 세부 세칙이 구체화되면 2·4분기에는 회계 법인과 상의해서 반영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 업계에서는 2000억~3000억원 수준의 수익성 제고 효과가 기대되면서 흑자로 전환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분기 실적이기는 하지만 SK온이 깜짝 흑자전환에 성공할 경우 배터리 업계 전반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앞서 SK온은 지난 2021년 SK이노베이션에서 분리된 이후 올해 1분기까지 6분기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 2021년 6880억원, 2022년 1조726억원의 적자로 손실 폭을 키웠다. 올해 1분기에도 3450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다만 오는 2분기에는 AMPC 반영 등의 효과로 적자 폭이 650억원 규모로 축소될 것으로 전망됐다. 

더욱이 SK온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 22조원 가량의 자금을 확보하면서 자금난 불씨를 껐다. 지난 6월 22일 SK온은 미국 포드자동차와의 배터리 생산 합작법인인 블루오벌SK(BlueOval SK)가 미국 에너지부(DOE)를 통해 최대 92억달러(약 11조8000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정책지원자금을 잠정 확보했다고 밝혔다. DOE의 ‘첨단기술차량제조(ATVM) 프로그램’에 따라 이뤄진 대출로, 이르면 올해 중 본 계약이 체결된다.

블루오벌SK는 계약을 최종 완료하면 미국 켄터키 1,2 공장 및 테네시 등 총 3개의 공장 건설에 확보한 자금을 투자할 계획이다. 앞서 포드와 SK온은 공장 3곳을 짓는 프로젝트에 총 10조2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한 바 있다. 2025년부터 순차적으로 가동되는 이 공장들은 매년 전기차 120만대 규모의 배터리를 생산하게 된다.

SK온은 이미 지난해 7월 독일 무역보험기관인 오일러 헤르메스, 한국무역보험공사 및 한국수출입은행 등 공적수출신용기관(ECA, Export Credit Agency)을 통해 헝가리 3공장 등 유럽 배터리 사업을 위한 투자자금 2조6000억원을 확보한 바 있다. 

12월에는 모회사 SK이노베이션의 유상증자로 2조원을 추가 조달했다. 여기에 기타 외부 투자자들로부터 약 4조원을 조달 받았으며, 지난달에는 현대차·기아에게서도 2조원을 빌렸다.

미 에너지부 대출이 승인되면 SK온이 확보한 현금은 총 22조원에 달할 예정이다. SK온 측은 "사업 본격화에 따른 영업 현금흐름, 합작법인(JV)을 통한 파트너사와의 분담, 투자국가의 인센티브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투자재원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미국과 헝가리 등 해외 공장 수율이 정상화되면서 수익성도 회복되고 있다. 

윤용식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헝가리 법인의 경우 이미 1분기부터 가시적 수율 개선이 확인된다"며 "미국 조지아주 1공장과 2공장 모두 수율 개선이 80%까지 오른 것으로 파악 중"이라고 말했다. 수율이 높아지면 생산단가를 낮출 수 있어 수익성을 높일 수 있다. 이 같은 수율 개선으로 상업 가동 4년차에 접어든 SK온 헝가리 1공장 경우 2022년 188억원의 당기 순이익을 거뒀다. 

증권가에서는 SK온이 올해 안으로 손익분기점에 다다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배터리 부문의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이 이르면 이번 분기부터 흑자로 돌아설 것으로 보고 있다.

이동욱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SK이노베이션은 석유사업부문에서 재고손실이 확대돼 2분기 영업이익이 떨어질 전망"이라면서도 "배터리 사업은 주요 원재료 가격하락과 감가상각비를 고려하면 2분기부터 순이익(EBITDA) 흑자전환을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연구원은 또 "(SK이노베이션 주가는) 유상증자에 따른 희석 효과가 존재한다"면서도 "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배터리부문 흑자전환과 많은 비용을 들여 진행한 카본투그린(탄소에서 친환경으로) 전략이 현실화돼 주가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윤재성 하나증권 연구원은 "SK온 영업이익은 -1247억원(QoQ +2200억원)으로 적자폭이 축소될 전망이다. 이는 전분기에 반영된 일회성 비용 제거, 조지아 1~2공장 수율/가동률 개선에 따른 AMPC 반영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하반기 영업이익은 1조1000억원으로 1분기 6200억원 대비 +77% 증익을 전망하며, 2024년 영업이익은 2조6000억원으로 전년대비 +56% 증익을 전망한다"고 말했다. 

황성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도 "배터리는 매출액 3조2000억원, 영업손실 955억원으로 적자 축소가 예상된다"며 "판가 하락과 원가 투입 시차 영향에도 AMPC 소급 반영으로 수익성 개선이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이어 "특히 수율이 향상되며 하반기 단위 고정비가 20달러/kWh를 하회해 4분기 손익분기점 도달이 예상된다"면서 "기존 추정 대비 흑전 시기가 늦춰진 것은 연구개발(R&D) 비용을 상향 반영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 주가는 12일 오후 1시 기준 전일보다 1.46% 오른 16만6900원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 6개월간 기준으로 볼 때 6.37%가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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