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네이버 증권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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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리아] 에코프로 주가가 장중 100만원을 넘어 코스닥 '황제주'에 등극했다. 올 초 10만원 수준이던 주가가 6개월 만에 10배나 올랐다. 전기차 시장이 커지면 배터리 핵심 소재인 양극재 수요도 커질 것이란 기대감에 투자가 몰린 건데, 비정상적 투자 열풍을 경계하는 우려도 있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에코프로는 오전 11시 37분 기준 전날에 비해 2.69% 올라 99만1000원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 1년간 비교할 때 무려 1321.81%나 상승한 수치다. 

10일에는 한때 1백1만5000원을 기록하며 장중 100만원을 뚫었다. 연초 10만원 수준이던 주가가 6개월 만에 100만원으로 급등한 것이다. 

에코프로는 2차전지 핵심 재료인 양극재를 만드는 자회사 에코프로비엠의 지주회사다. 

에코프로는 앞서 지난 2월부터 주가가 급등하기 시작했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 확대에 따른 2차전지 수요 증가,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시행에 따른 수혜 등이 주가 상승에 불을 붙였다. 

그간 에코프로의 주가를 끌어올린 주체는 개인투자자였다. 3월 이후 개인 매수세가 계속 유입되면서 개인투자자는 지난 6월부턴 1조6188억 원어치를 사들여 순매수 상위 2위를 기록했다. 

최근에는 외국인도 매수에 가담하고 있다. 외국인 순매수 상위 종목 1위에는 에코프로가 올라있다. 해당 기간 순매수 규모는 4551억 원이다.

이를 두고 에코프로 주가가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공매도에 나섰던 외국계 헤지펀드들이 주가가 오르자 공매도한 주식을 되갚기 위해 손해를 감수하고 매수를 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주식이 계속 상승하면 공매도 투자자는 더 큰 손실을 막기 위해 주식을 다시 사 되갚아야(쇼트 커버링)한다. 이때 주가가 더 치솟는 '쇼트 스퀴즈'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에코프로의 주가가 급등하면서 공매도 거래도 점증하고 있다. 연초 745억 원이었던 에코프로 공매도 잔고는 지난달 21일 1조2653억 원까지 늘었다. 하지만 개인투자자들은 똘똘 뭉치고 있다. 

에코프로 주식토론방에는 "주가가 최소 10배 넘게 올랐는데 공매도가 파산 안 하고 상환할 생각조차 안한다. 내일부터 공매도 상환 민원을 넣자" "대규모 매수로 공매도를 척결하자" 등 공매도를 향한 반감을 드러내는 글들이 다수 게재됐다. 

또 시장에서는 다음 달 에코프로가 MSCI(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 한국 지수 구성 종목에 편입되면 주가가 더 뛸 수 있다는 기대감도 있다. 이에 공매도에 나섰던 외국인 투자자들이 주가 상승을 버티지 못하고 빌린 주식을 갚기 위해 주식을 사들일 경우 주가가 더 오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 것. 에코프로 그룹주를 놓고 당분간 공매도 세력과 개인투자자 힘겨루기가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전기차 시장이 커지면 배터리 핵심 소재인 양극재 수요도 커질 것이란 기대감에 투자가 몰린 건데, 비정상적 투자 열풍을 경계하는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때문에 에코프로에 대한 증권사 분석 리포트도 지난 5월 19일 이후 두 달 째 멈췄다. 이를 두고 증권가 안팎에서는 에코프로 기업분석에 손을 놨다는 평가가 나온다. 

가장 최근인 지난 5월 삼성증권, 하나증권이 각각 목표주가 40만원, 45만원을 제시한 분석 보고서를 기준으로 놓고 봐도 현 주가는 목표가의 2배가 넘는다. 합리적 분석에 기반한 수치보다 포모(FOMO·소외공포감)로 인한 비이성적 과열 구간에 주가가 놓여 있다는 설명이다. 

사업회사가 아닌 지주회사가 폭등주 흐름을 보인다는 점 또한 증권사가 손을 뗀 배경으로 꼽힌다. 또 에코프로가 '밈 주식'화되는 상황에서 반대편의 목소리를 내기에는 부담이 크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지난 4월 에코프로에 대해 매도의견을 제시한 하나증권 2차전지 담당 연구원은 공매도 세력과 결탁했다는 민원이 제기돼 금융감독원 조사까지 받았다. 

증권가에서는 하반기에도 2차전지가 성장성과 모멘텀이 가장 큰 섹터로 분석하고 있는 만큼 개인투자자들이 에코프로에 몰리는 것이 터무니없다고 보긴 어렵다. 

중·장기적으로 미국 IRA의 수혜가 기대되는 데다, 자회사 에코프로비엠의 양극재 수주 환경 역시 테슬라의 판매 호조 등에 힘입어 매우 좋은 편이다. 이차전지 핵심인 양극재 생산부터 폐배터리 리사이클링 등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을 일괄적으로 해낼 수 있는 계열사 체계를 구축했다는 점 등에서 충분한 성장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도 있다. 

업계에서는 배터리 생산에 있어 필수 소재인 양극재는 2025년부터 공급 부족이 본격적으로 발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에 LG에너지솔루션 같은 배터리 셀 업체들이 공격적으로 생산량을 늘릴 것으로 전망되는데, 역시 하반기부터 양극재 장기 수주 계약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유안타증권이 지난 6일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전기차 시장은 2022~2026년 간 연평균 성장률이 약 25%로 전망된다. 그 중 미국 전기차 수요 연평균 성장률(2022~2026E)은 약 59%로 지역별 성장률이 가장 높다. 

이안나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으로 국내 배터리 기업들이 미국 시장을 장악해 가는 중"이라며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 상반기까지 미국 향 수주 계약이 가장 활발했던 국내 배터리 셀·양극재 중심으로 성장률을 살펴보면, 국내 셀 3사(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는 2022~2025년 연평균 성장률 약 32%, 양극재 3사는 약 50% 수준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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