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대한상공회의소
자료=대한상공회의소

[이코리아] 산업계 전반에서 탈(脫)중국화 기조가 뚜렷한 가운데 대안으로 '알타시아'가 부상 중이다. 알타시아(Altasia)는 영국 경제전문지 이코노미스트가 대안(Alternative)'과 '아시아(Asia)'를 합쳐서 만든 용어다. 중국 공급망을 대체할 수 있는 시장으로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주요 14개국을 묶은 것이다. 

대한상공회의소는 5일 발표한 ‘글로벌 무역구조의 변화와 대응과제’ 보고서를 통해 중국을 대체할 공급망 국가 14개국 알타시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대한상의는 ▲탈중국 기조와 기회포착(Altasia) 외에 글로벌 무역구조의 변화에 따른 수출부진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경제외교 강화 통한 교역구조 재편(Restucturing) ▲기술경쟁력 강화 위한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알타시아 지역 노동 인구는 14억 명에 달하며 인도, 말레이시아, 필리핀, 태국, 베트남의 시간당 평균 제조인력 임금은 2~3달러에 불과해 8.3달러인 중국의 3분의 1 수준이다.

구체적으로 한국, 일본, 대만 등이 기술력 부문에서 중국을 대체 가능하고, 싱가포르가 금융·물류를,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브루나이가 자원을, 베트남, 태국, 인도가 투자정책을 대신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필리핀, 방글라데시, 라오스, 캄보디아는 지난 10여년 간 임금이 2배 이상 오른 중국의 대체 국가로 고려된다.

이부형 현대경제연구원 이사는 "알타시아로 꼽힌 나라들 중 뛰어난 기술력과 인적자본, 안정적 사회인프라, 테스트베드로서 적합한 시장 환경을 골고루 갖춘 나라는 우리나라를 포함해 극소수"라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대외적으로 경제외교 강화, 대중 교역전략 재구축 등에 힘쓰고, 국내에서는 기업투자에 걸림돌이 되는 법제도를 합리적으로 조정하는 노력들을 통해 한국이 국제사회로부터 매력적인 공급망 대체국으로 인정받을 수 있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미·중 간 갈등이 깊어지면서 중국에 생산기지를 둔 기업들이 공급망 재편을 실행에 옮기는 사례가 늘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지난 4월 13일 애플이 이제 인도에서 약 7%의 아이폰을 생산하고 있다고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애플은 올가을 생산될 차기 아이폰 모델을 인도와 중국에서 생산할 방침이다.

인텔은 베트남 호찌민시에 공장을 지을 계획이다. 삼성도 핸드폰 공장을 중국에서 베트남으로 옮겼다. 

하지만 공급망 재편에 드는 엄청난 시간과 비용, 세계 최대 소비시장이자 노동력과 제조 인프라가 잘 갖추어진 중국을 떠나는 것이 과연 실효성 있는 선택인가를 두고 기업들의 고민도 커지고 있다. 알타시아가 중국을 완전히 대체하기엔 아직 쉽지 않다는 의견도 많다. 

코트라(KOTRA) 미국 뉴욕무역관의 '탈중국과 공급망 재편 놓고 고심하는 기업들' 보고서에 따르면 과거보다 부유해진 14억 중국 인구는 현재 전 세계 의류 판매의 4분의 1을 차지하고 있으며, 보석과 핸드백 판매의 3분의 1, 자동차 판매의 5분의 2에 기여하고 있다. 세계 최대 규모의 제조업 기반 시장답게 중국은 기계류와 화학, 건설 관련 분야의 초대형 바이어이기도 하다.  

이코노미스트지도 "애플이나 해즈브로 같은 기업들이 인건비가 저렴하고 제조 환경이 갖추어진 베트남과 인도로 생산기지를 이전하고 있고 의류 기업들 역시 비슷한 이유로 방글라데시나 말레이시아로 공장을 이전하고 있다"면서도 "중국은 생산 단가가 저렴할 뿐 아니라 세계 최대 소비 시장이라는 매력 때문에 많은 기업들이 쉽게 탈중국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박재곤 산업연구원 해외산업실 선임연구위원은 6일 <이코리아>와 한 통화에서 "현재 중국이 전 세계 공급망의 약 30%를 차지하고 있는데, 일부는 알타시아로 공급망을 바꾸는 것이 가능할 것"이라면서도 "반도체 등 시스템, 중장비 업종의 경우는 단순히 공장부지만 이전하면 되는 게 아니다. 또 중국은 원재료 공급, 적절한 인건비와 숙련된 인력, 제조생산기지 뿐만 아니라 풍부한 소비시장도 갖추고 있는 만큼 중국을 공급망에서 완전 분리하는 것은 어렵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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