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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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리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리스크, 주가조작 등 각종 악재에 시달리고 있는 증권사들의 상반기 실적 전망이 어두워지고 있다. 

5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미래에셋·삼성·키움·한국금융지주·NH투자증권 등 5대 증권사의 2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총 1조1043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국내 증시가 하락세였던 지난해 2분기보다는 15.9% 증가한 것이지만, 올해 1분기와 비교하면 30.4%나 감소한 수치다. 5대 증권사의 2분기 순이익 추정치 또한 7651억으로 전분기 대비 39.7% 줄어들었다.

연초 국내 증시가 상승세를 보이면서 반등에 성공했던 증권사 실적이 2분기 들어 꺾이게 된 것은 각종 악재 때문으로 보인다. 지난 4월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발 하한가 사태가 발생하면서 차액결제거래(CFD) 계좌에서 수천억원 규모의 미수채권이 발생한 데다, 6월에는 5종목 동시 하한가 사태로 주가조작 논란이 불거지며 투자심리가 더욱 위축됐다. 5월까지 ‘바이 코리아’(Buy Korea) 행진을 이어왔던 외국인 투자자 또한 6월 한 달 동안 국내 주식을 1조6654억원 순매도하며 입장을 바꿨다.

증권사를 둘러싼 부동산 PF 리스크도 문제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증권업권의 부동산 PF대출 연체율은 올해 1분기 기준 15.88%로 전분기 대비 5.50%포인트나 증가했다. 이는 금융권 전체 연체율(2.01%)의 6배에 달하는 수준으로, 2위 여신업권(4.20%)과도 큰 차이가 있다. 대출잔액 규모는 5.3조원으로 은행(41.7조원), 보험(43.9조원)보다 작지만, 감소세인 다른 업권과는 달리 전분기 대비 규모가 8천억원 증가한 데다 연체율도 지나치게 높은 만큼 하반기에도 증권사 실적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크다.

증권사의 하반기 실적 반등에 대한 기대감도 작아지는 모양새다. 나이스신용평가(이하 나신평)은 지난 3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2023년 들어 주식거래대금이 다소 회복됐지만 금리가 과거 대비 높아진 수준이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점, 최근 CFD 사태로 인해 신용공여 한도에 CFD 익스포저가 포함되도록 규제가 강화될 예정인 점 등은 위탁매매부문의 회복을 지연시키는 요인”이라며 “실물경기 둔화와 해외상업용부동산 불확실성 등으로 인해 부동산PF 및 해외투자건 추가부실화 위험이 상존하고 있는 가운데 단기적으로는 CFD 사태로 발생한 미수채권 관련 충당금 적립, 투자상품의손상차손 및 유가증권 평가손실 가능성 등이 수익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나신평은 이어 “증권사 실적 개선에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부동산 경기회복도 지연되면서 자산건전성 추가 저하 가능성도 상존하고 있다”며 “실물경기를 감안할 때 단기간 내 저하된 건전성이 개선되기에는 어려울 것으로 보여 건전성 저하폭이 크고 계열지원의 제한 등으로 재무적 대응능력이 열위한 증권사를 중심으로 모니터링을 지속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 또한 “상반기 호실적을 견인했던 브로커리지와 트레이딩 손익은 하반기에 둔화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5월 이후 거래대금과 투자자 예탁금이 급감하고 있고, 시장금리는 반등하고 있으며 증시도 상승 탄력이 둔화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정 연구원은 “트레이딩은 상반기 대비 부진할 전망”이라며 “증시는 실제 경기사이클에 선행해서 움직이기 때문에 추가 상승도 가능하겠으나 시장금리는 통화정책을 선반영하기 때문에 기준금리 인하 속도가 기대만큼 빠르지 않으면 등락을 반복할 전망이고, 부동산은 회복까지는 긴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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