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1년 9월 대전에 설립된  e스포츠 상설경기장 = 뉴시스
지난 2021년 9월 대전에 설립된 e스포츠 상설경기장 = 뉴시스

[이코리아] 3일 국민의힘 김성원 의원이 e스포츠 지역연고제 지원 및 e스포츠 선수 인권 보호를 담은 'e스포츠 진흥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해당 법안은 진흥법에 e스포츠 분야의 인권보호에 관한 사항을 명시해 e스포츠 문화와 산업의 건전한 성장 및 활성화를 도모하고, 지방자치단체나 지역 내 공공기관이 지역 기반 이스포츠 활성화를 위하여 프로 e스포츠단 창단에 출자ㆍ출연하거나 사업 경비를 지원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골자다.

김 의원은 현재 국내에서 운영중인 e스포츠 경기장 13곳 중 9곳이 수도권에 위치하고, 과반 이상의 경기장이 서울에 있어 산업 쏠림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지역연고제를 도입하면 수도권에 집중된 e스포츠 산업을 지방으로 확대하고 문화 컨텐츠 생산 및 관련 일자리 창출 등 긍정적 효과가 발생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의원은 “지방 팬들도 손쉽게 직관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면 e스포츠 업계가 더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며, 개정안을 통해 지방도 함게 상생하는 건전한 생태계가 구축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 국회 의안정보시스템 갈무리
= 국회 의안정보시스템 갈무리

e스포츠 지역연고제는 윤석열 대통령의 게임산업 발전 대선공약 중 하나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1월 12일 기자회견 당시 "게임 문화가 수도권과 10대, 20대에 편중되지 않고 지역 기반 아마추어 e스포츠 생태계가 탄탄히 자리잡도록 하기 위해 지역연고제를 도입하겠다."라고 말하며 확률형 아이템 정보 공개, 게임 소액사기 전담기구 설치, 장애인 게임 접근성 개선 공약과 함께 e스포츠 지역연고제를 게임산업 발전 공약으로 발표했다.

지난해 2월 국회에서 열린 정책토론회에서 e스포츠 관계자들은 지역연고제에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연고제 정착으로 팬을 확보하고 이를 통해 산업이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인프라 구축과 제도적 지원 등이 병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산시는 지난 2021년부터 국내 최초로 지역 연고 e스포츠 프로구단을 유치했다. e스포츠 구단 '샌드박스 게이밍'은 부산시와 협약을 맻어 본사를 부산으로 이전하고 부산 연고 구단으로서 활동하고 있다. 

해외의 경우 중국에서는 ‘리그 오브 레전드’ 프로리그에 지역연고제를 도입했으며, 미국은 ‘오버워치’ 리그가 지역연고제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반대의견도 있다. 이상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SNS를 통해 지역연고제는 미국이나 중국에서는 가능하지만, e스포츠가 기업의 후원에 절대적으로 의존해야 하는 데다 상대적으로 인구도 적은 국내의 상황에서는 잘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이 의원은 지역연고제를 강제로 도입한다면 무늬만 그 지역인 팀들이 많이 나오며 그 의미가 퇴색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에 맞는 방식으로 지방을 위한 e스포츠 진흥책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은 지난 2021년 ‘e스포츠 정책연구’ 보고서를 통해 e스포츠 지역연고제 도입의 애로사항에 대해 짚었다. 

콘진원은 리그 출범 시부터 지역연고제를 기획하였다면 문제가 없겠지만, 지역연고제가 아닌 상태에서 시작된 리그가 지역연고제로 전환할 때 팬덤의 반응을 예측하기는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또 비용 문제와 온라인으로 진행되는 e스포츠의 특징 상 실제 경기장에서 관람하는 것이 전통적인 스포츠보다 관람객에게 큰 의미가 없다는 점도 꼽았다.

콘진원은 지역연고제가  현재는 장점보다 단점이 많아 추진이 어렵지만, 지역연고제의 장점이 더 나타나고 지역별로 팬들이 연고지에 따라 정착될 수 있다는 확신이 있다면 종목사의 정책이 변경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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