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가 만드는 메타버스 칼리버스. 사진=여정현 필자 제공.
롯데가 만드는 메타버스 칼리버스. 사진=여정현 필자 제공.

 

[이코리아] 지난 14일부터 16일까지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는 2023 메타버스 엑스포가 개최되었다. 메타버스에 대한 정의는 여러가지로 내릴 수 있으나 가상의 자아인 아바타를 활용하여 정치, 경제, 사회, 문화 활동을 이어가는 가상공간이라고 규정할 수 있다. 

글로벌 빅테크 그룹이 메타버스에 대한 투자를 줄이고 있다는 분석도 있으나, 다수의 참관객들은 메타버스에 열광하고 있었고 롯데그룹의 칼리버스 부스와 여러 중소기업 부스는 관람객들로 붐볐다.

롯데정보통신의 자회사인 칼리버스 부스는 전시회에서 가장 큰 주목을 끌었다. 칼리버스의 메타버스 플랫폼은 PC, VR디바이스, 3D디스플레이, 모바일 등 다양한 기기에서 대규모 동시 접속이 가능하다. 

이 플랫폼을 활용하면 롯데면세점이나 세븐일레븐 등 가상상점에서 아바타의 몸을 입고 들어가 직접 상품을 구매할 수도 있으며 가상환경에서 실감나는 콘텐츠도 관람할 수 있다. 가상상점은 나날이 증가하고 있는 무인편의점에 대응하는 새로운 플랫폼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3차원 홀로그램을 만들어주는 장비. 사진=여정현 필자 제공.
3차원 홀로그램을 만들어주는 장비. 사진=여정현 필자 제공.

 

삼성전자는 전시회에서 ‘비스포크 홈메타'를 선보였다. 이 제품은 가전과 인테리어의 조화여부를 가상환경에서 미리 경험할 수 있게 해준다. 다양한 중소기업은 메타버스를 활용하는 다양한 방법을 선보였다. 메디칼아이피는 가상환경에서 혈류 및 심장애니메이션에 대한 심화학습을 용이하게 했다. 한국문화정보원은 남녀모델을 등장시켜 가상환경에서 문화재를 소개했고, 헤드셋을 착용한 관람객들에게 가상환경에서 직접 문화재를 둘러보도록 도왔다.

120개의 카메라로 입체영상을 만드는 장비. 사진=여정현 필자 제공.
120개의 카메라로 입체영상을 만드는 장비. 사진=여정현 필자 제공.

 

입체 카메라는 방송영상 장비에서 자주 선보였는데, 메타버스 전시회에서도 등장했다. 관계자가 120대의 카메라로 둘러 쌓인 스튜디오에 물품을 넣으면 컴퓨터는 짧은 시간에 3차원 이미지를 만들어 주었다. 프리즘이나 거울을 활용하여 홀로그램을 만드는 업체들도 다양한 제품을 소개했는데 일부는 안무가들을 허공에서 즐겁게 춤추도록 만들었다.

가상환경에서 몰입을 더해주는 다수의 햅틱장갑도 선보였다. 과거 햅틱 장갑은 게임에서 활용되었으나 최근에는 직접 다루기 힘든 다양한 기계나 장비에 대한 교육이나 점검에 활용되기도 한다.

메타버스는 교육현장에서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 아직 헤드마운팅 장비는 고가라서 활용이 더디나, 태블릿PC에 구현된 메타버스 환경은 아동들에게 즐거운 수업을 제공한다.

태블릿PC의 충전함.  사진=여정현 필자 제공.
태블릿PC의 충전함. 사진=여정현 필자 제공.

 

한편 사람들의 관심은 메타버스보다 엔비디아 열풍에서 볼 수 있듯이 생성형 컴퓨팅이나 네트웍컴퓨팅으로 빠르게 옮겨가고 있다. 일부 크리에이터는 생성형 AI를 메타버스에 투입하여 수익을 창출하기도 한다. 한편 인공지능은 메타버스 세계에서 그 정체성을 감추고 더욱 열심히 활동한다. 일부 인공지능은 자신들이 직접할 수 없는 일을 수행할 구인광고를 게시하기도 했다. 학자들의 실험에 의하면 일부 인공지능이 메타버스에서 비윤리적인 행동을 진행하여 AI운영사는 이를 시정하는 업데이트를 진행하기도 했다.

메타버스의 미래가 무조건 밝은 것은 아니다. 페이스북이 사명을 바꾼 메타의 전담조직인 리얼리티랩스는 작년에 약18조의 영업손실을 보였고, 홀로렌즈를 출시한 마이크로소프트도 인원을 감축했다. 메타버스에 대한 구글 검색량은 전년도에 대비하여 무려 절반으로 줄었다. 가상환경에 존재하는 대체불가토콘(NFT)에 대한 관심도 큰 폭으로 감소했고, 가상화폐에 대한 인기도 싸늘해졌다.

가상환경 몰입을 도와주는 햅틱장갑. 사진=여정현 필자 제공.
가상환경 몰입을 도와주는 햅틱장갑. 사진=여정현 필자 제공.

 

메타버스에 대한 관심이 식어가던 중 애플은 지난 달 야심차게 혼합현실 헤드셋인 ‘비전프로'를 공개했다. 애플의 혁신은 사람이 눈을 깜빡이는 데 걸리는 100밀리 세컨드보다 빠른 12밀리초의 짧은 시간에 화면을 전환시켜 시각적인 자연스러움을 더했다는 점이다. 애플은 기존 제품들을 개량하여 조금이나마 사용자들의 디지털멀미를 줄이고자 노력하고 있다.

메타버스 시장이 급격한 성장을 벗어나 정체기를 겪고 있다. 하지만 남들이 보여주지 못하는 섬세함과 개성으로 무장한다면 네티즌의 주목을 받는 것이 결코 어렵지 않다. 특히 10대와 20대는 메타버스 환경에 상당히 익숙해져 있으므로 이들의 관심을 끄는 플랫폼과 콘텐츠를 만드는 것은 기업 성장에 큰 발판이 될 것이다.

[필자 소개] 여정현

서울대학교 법과대학을 졸업하고 대우그룹 회장비서실, 안양대 평생교육원 강사, 국회사무처 비서관 등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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