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리아] 난항을 거듭해온 MG손해보험의 매각 절차가 재개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인수 후보조차 나타나지 않았던 공개매각 당시와는 상황이 달라진 만큼, 손보업계 진출을 노리는 대형 금융사가 인수전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금융권에 따르면, JC파트너스와 금융위원회 간의 MG손해보험 부실금융기관 지정 본안소송 1심 결과가 다음 달 6일 나올 예정이다. 앞서 금융위는 지난해 4월 MG손보의 부채가 자산을 넘어선 데다 약속한 자본확충 계획도 이행하지 않았다며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한 바 있다. 하지만 MG손보의 최대주주 JC파트너스는 올해 도입될 새 회계제도(IFRS17) 적용 시 부채가 크게 감소한다며 부실금융기관 지정을 취소해달라고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MG손보 매각의 가장 큰 걸림돌인 JC파트너스와 금융위 간의 법적공방이 일단락되는 만큼, 결과가 어떻든 재매각 작업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그동안 MG손보 매각 작업은 최대주주인 JC파트너스와 관리 주체인 예금보험공사의 투트랙으로 진행돼왔다. 하지만 지난해 말 JC파트너스 주도의 매각 작업에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더시드파트너스는 실사 자료 확보가 어렵다는 이유로 인수를 포기했고, 올해 2월 진행된 예보 주도의 공개매각에서는 인수의향서가 단 한 건도 제출되지 않았다. 

이는 MG손보를 둘러싼 법적 불확실성이 너무 큰 데다 수익성 및 재무건전성 지표 또한 개선되지 못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실제 MG손보는 지난해 621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며 적자가 전년(617억원)보다 오히려 불어났다. 대표적인 건전성 피표인 RBC(지급여력) 비율 또한 지난해  기준 43.4%로 보험업법상 기준(100%)을 한참 하회하고 있다. 

다만 본안소송 1심 판결로 법적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신 회계제도 도입으로 재무상태도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MG손보 재매각을 둘러싼 여건은 예전보다 좋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MG손보에 따르면, 지난 3월 확정된 재무제표상 IFRS17을 적용한 MG손보의 순자산은 지난해 말 기준 1825억원 계약서비스마진(CSM)은 8000억원 이상으로 나타났다. 새 회계제도 하에서는 자본잠식 상태를 벗어나게 되는 셈인데, JC파트너스가 부실금융기관 지정 취소 소송을 제기하면서 주장한 내용과도 일치한다. 

일각에서는 우리금융그룹과 교보생명 등이 MG손보 인수전에 뛰어들 잠재적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4대 금융 중 유일하게 보험·증권 계열사를 가지고 있지 않은 우리금융은 증권사 인수를 우선한다는 방침이었지만, 올해 새로 취임한 임종룡 회장이 보험사 인수 의지를 언급하고 있는 만큼 MG손보에 관심을 가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게다가 우리은행은 JC파트너스의 MG손보 인수 당시 조성한 펀드의 주요 출자자(LP)로 참여하기도 했다. 교보생명 또한 지난 20일 열린 이사회에서 손해보험업 진출 계획을 공식화하면서 인수 후보로 떠오른 상태다.

다만 예보와 JC파트너스 중 본안소송 1심 판결에서 패소한 쪽이 항소를 진행할 경우 사법 리스크가 해소되기 어렵다는 점은 변수다. MG손보가 내달 재개될 것으로 예상되는 재매각 절차에서 새 주인을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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