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개월간 비트코인 가격 추이. 자료=코인마켓캡
최근 1개월간 비트코인 가격 추이. 자료=코인마켓캡

[이코리아] 미국의 금리동결에도 불구하고 급락했던 비트코인이 다시 3만 달러를 돌파하며 기세를 올리고 있다. 대형 금융사의 가상자산 시장 진출 소식이 연달아 전해지면서, 투자자들의 관심도 높아지는 분위기다.

암호화폐 시황중계사이트 ‘코인마켓캡’(Coinmarketcap)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22일 오후 1시 현재 전일 대비 5.36% 오른 3만262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비트코인이 3만 달러를 넘어선 것은 지난 4월 중순 이후 처음이다.

앞서 비트코인은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지난 14일(현지시간) 금리동결을 발표한 뒤 급락하며 2만4000달러대까지 하락한 바 있다. 비록 연준이 물가상승 억제를 위해 기준금리를 연내 0.5%포인트 추가 인상할 수 있다고 밝히긴 했지만, 15개월 만의 금리동결 덕분에 급등한 증시와 달리 비트코인 가격이 급락한 것은 가상자산 시장에 대한 투자심리가 회복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우려도 제기됐다.

연준의 금리동결에도 부진하던 비트코인이 반등한 계기는 대형 금융사들의 가상자산 진출 소식이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은 지난 15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인 '아이셰어즈 비트코인 신탁'(iShares Bitcoin Trust) 상장을 신청했다. 비트코인 ETF는 비트코인 가격에 따라 수익률이 달라지는 금융상품으로 주식처럼 증권시장에서 거래할 수 있다.

SEC가 비트코인 ETF를 승인한다는 것은 가상자산이 제도권 금융에 편입된다는 사실을 의미하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이를 강력한 상승동력으로 인식하고 있다.

특히,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이 비트코인 ETF를 시도하고 있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기대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 블룸버그의 ETF 전문 분석가인 에릭 발츄나스는 지난 16일 트위터를 통해 “블랙록이 지금까지 SEC에 승인 신청한 ETF 576건 중 575건이 통과됐다”며 블랙록의 시도가 가상자산 시장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 기대했다. 

또한 피델리티, 찰스 슈왑, 시타델 증권 등 6개 금융사가 공동 설립한 암호화폐 거래소 EDX가 지난 20일 거래를 시작했다. 유수의 전통 금융사들이 가상자산 시장에 다시 뛰어들면서 투자자들의 기대감도 다시 커지게 된 것으로 보인다.

실제 암호화폐 데이터 제공업체 얼터너티브에 따르면, 지난 15일 41까지 하락했던 공포·탐욕 지수는 22일 현재 65까지 오른 상태다. 연준의 매파적 발언으로 공포에 기울었던 투자심리가 블랙록·피델리티 등 대형 금융사의 가상자산 시장 참여 소식으로 인해 낙관으로 전환됐다는 것.  공포·탐욕지수는 시장참여자의 투자심리를 반영한 지표로 0에 가까울수록 ‘공포’를, 100에 가까울수록 ‘탐욕’을 의미한다. 

다만 아직까지 SEC가 현물 암호화폐 ETF를 승인한 적이 없다는 점은 변수다. 실제 SEC는 최근 프로셰어즈 비트코인 스트래티지 ETF 등 비트코인 선물을 보유하는 ETF는 승인했으나, 그레이스케일, 아크 인베스트와 21셰어즈 등이 제출한 비트코인 현물 ETF에 대해서는 승인을 거부한 바 있다.

아크 인베스트는 현재 새로운 비트코인 ETF를 승인 신청했으며, 그레이스케일은 SEC를 상대로 소송전에 나선 상태다. 블랙록이 앞선 도전자들과는 달리 최초의 비트코인 현물 ETF 출시에 성공해 가상자산 시장에 계속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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