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선 갤러리아 전략본부장 겸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전략부문장(전무). 사진=한화갤러리아
김동선 갤러리아 전략본부장 겸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전략부문장(전무). 사진=한화갤러리아

[이코리아] 한화호텔앤드리조트가 2018년 이래 적자 흐름을 이어가다 사업부 재편과 대규모 자산 매각을 단행하며 4년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한화갤러리아는 미국 햄버거 브랜드 '파이브가이즈' 론칭 등 신사업을 펼치고 있다. 한화 유통부문의 이런 흐름은 김동선 전무의 경영 전략과 맞닿아 있다. 하지만 겉으로 드러난 성과와 달리 한화갤러리아 주주들의 경영진에 대한 불만은  상당하다. 이유가 뭘까.

19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100억원 이상으로 잠정 집계돼 4년 만에 흑자 전환했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지난해 사업장 전체 매출은 약 6050억원(에스테이트 부문 제외)으로 파악됐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코로나19 사태 발생 전인 2019년 6486억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코로나 엔데믹으로 여행 수요가 증가하면서 올해 1분기 매출이 1703억 원으로 19.7% 신장했으며 영업손실 규모는 161억 원에서 28억 원으로 줄었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2019년부터 ‘적자의 늪’에 빠졌다. 매출 6486억원, 영업손실 251억원으로 직전년도 100억원대 영업이익을 기록했지만 다음해 곧 바로 적자로 전환됐다. 

나이스 신용평가에 따르면 한화호텔앤드리조트의 경우 콘도미니엄∙골프장∙호텔 운영사업과 식자재유통∙단체급식사업 등을 영위했으나, 2020년 들어 식자재유통 및 급식사업을 물적분할 이후 지분을 매각했다. 리조트 부문은 코로나 19로 인한 수요 부진, 신규 회원권 분양축소, 가동률 저하 등의 영향으로 실적이 크게 저하되어 2020년 기준 95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2021년엔 적자 규모를 521억원으로 줄이긴 했지만, 햇수로 치면 4년째 적자경영이 이어진 만큼 재무 부담이 상당했다.

나이스 신용평가는 한화호텔앤드리조트에 대해 "최근 수년간 회사는 사업역량을 핵심사업에 집중하고 점진적인 재무안정성을 기하는 경영전략을 안정적으로 수립 및 시행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코로나19 변동성 및 경기 둔화 가능성 등을 고려할 때 과거 수준의 수익성 회복에는 다소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2016년만 해도 1조원이 넘는 매출을 기록했다. 콘도업계 2위라는 비교적 양호한 경쟁지위에도 불구하고 시장 영향력이 과거보단 많이 후퇴한 상황이다. 올해 흑자 전환에 성공했지만 그간 쌓인 적자에 따른 부담을 해결했다고 보긴 어렵다.

이에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3D인테리어 ▲리모델링 ▲커머스 ▲ESG플랫폼 사업 등 숙박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신사업 개척에 적극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김동선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전무는 한화갤러리아 부문의 전략본부장을 겸임하고  있다. 한화갤러리아의 분할로 독립 경영 체제를 갖추며 경영 능력이 시험대에 올랐다. 

김 본부장은 최근 한화갤러리아 지분 확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 김 본부장은 올해 4월부터 현재까지 총 9번에 걸쳐 한화갤러리아 지분을 매입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주)한화는 36.31%의 지분율로 한화갤러리아의 최대 주주이다. 그 뒤를 이어 한화솔루션(1.39%), 김 본부장(0.21%) 순으로 김 본부장이 3대 주주이다. 

일각에서는 그의 경영 능력에 의문을 가지는 시각도 있다. 김 본부장은 오랜 기간 승마선수로 이름을 알린 데 비해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김동원 한화생명 사장 등 두 형과 비교해 경영 경력이 짧다.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적도 있다. 김 본부장은  2016년 한화건설 신성장전략팀장으로 재직하다 폭력 사건 때문에 한화를 떠난 이후 2020년 말 한화에너지로 경영에 복귀했다. 이듬해인 2021년 상반기 한화호텔앤드리조트 PL그룹장 상무로 자리를 옮겨 2022년 10월 전무로 승진했다. 

이어 김 본부장은 갤러리아 부문 신사업전략실장(본부장)으로 지난해 2월에 선임됐다. 이와 관련 한화갤러리아는 지난 3월 1일 인적분할을 통해 한화의 자회사로 변경됐다.

김 본부장이 한화갤러리아 경영에 참여한지 1년 4개월이 지난 지금,  한화갤러리아의 성적은 어떨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2023년 3월에 신규 상장한 한화갤러리아는 올해 1분기 매출액이 420억4616만원, 영업이익이 16억8178만원이다. 

인적분할 되기 전 한화솔루션 갤러리아부문의 2022년 1분기 영업이익은 90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25.6% 감소했다. 매출은 2.1% 늘어난 1239억원이다. 매출 성장 둔화와 수익성 악화로 영업이익률도 10%에서 7.3%로 2.7%포인트(p) 줄었다. 당시 롯데·신세계·현대 등 경쟁 백화점 3사가 모두 매출·영업익이 늘어난데 반해 갤러리아만 유일하게 수익이 감소한 것이다. 

신세계백화점의 지난해 1분기 매출은 전년 대비 18.7% 증가한 5853억 원, 영업이익은 47.6% 늘어난 1215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1분기 사상 최대 실적이었다. 

롯데백화점도  지난해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7400억 원, 105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9.4%, 2.6% 증가했다. 현대백화점도 1분기 매출액 5433억 원, 영업이익 1027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9.2%, 35.2% 증가했다.

한화갤러리아의 주가 역시 지속적으로 하락하며 힘을 받지 못하고 있다. 한국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한화갤러리아는 20일 기준 1년 전보다 23.38% 하락한 1632원을 기록 중이다. 

이에 개인투자자들의 불만이 가득하다. 온라인 종목토론방에선 "실적은 몇 천만 원짜리가 주식 수는 1억9천만 주... 이것이 말이 되냐" "주식소각 해서 주식가치 높여라" "이런 단기 호재에도 못 오르면 솔직히 다음번에 큰 사업 또 뭐 하기 전에는 그냥 못 오르는거잖아" "조막만한 대구백화점도 9700원인데 K5가 한 달 만에 사라졌구만" 등의 글이 올라와 있다. 

한화갤러리아 관계자는 20일 <이코리아>와 한 통화에서 "1분기 공시는  지난 3월 1일 독립 법인 설립 후 3월 한 달 실적만 반영돼 있다. 이에 정확한 수치는 확인할 수 없지만 영업이익이 소폭 감소한 건 맞다"면서도 "백화점 3사 모두 소폭 감소했기 때문에 갤러리아만 역성장한 건 아니다. 올해 해외여행의 급증으로 국내 명품소비가 작년보다 하락했다. 우리뿐만 아니라 백화점 업계 전체의 이슈"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해 어닝서프라이즈로 실적 성장세를 이어간 백화점업계는 올해 1분기 성장이 둔화됐다. 

하지만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1~3분기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 등 주요 3사 모두 전년 동기와 비교해 두 자릿수 이상 매출 성장률을 기록했다. 

롯데백화점은 올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 2조3418억원과 영업이익 321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4%, 124% 증가했다. 

같은 기간 신세계백화점은 매출 1조8183억원, 영업이익 3518억원을 기록했다. 각각 21%, 58% 늘어난 수치다. 현대백화점도 매출 1조6928억원, 영업이익 2842억원으로 각각 10%, 42% 증가했다.

반면 당시 한화솔루션 갤러리아 부문은 지난해 상반기까지도 영업이익이 감소 추세였다. 연결기준 매출액이 2558억원, 영업이익이 126억원이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대비 3.19%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1.89% 감소했다. 

경쟁 관계인 백화점 3사가 지난해 3분기까지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호실적일 때 갤러리아만 같은 기간 영업이익이 하락한 만큼 김 본부장의 경영 능력에 대해 시장의 의구심이 일 수 밖에 없다.

이에 대해 한화갤러리아 관계자는 "현재 명품관의 외국인 매출이 오르고 있는데 예전과 비슷한 15%까지 상승할 것으로 조심스레 예측하고 있다"면서 "국내 신진브랜드의 팝업 스토어 등도 고객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어 명품관을 주력으로 계속해서 다양한 국내 신진브랜드들을 발굴하는 데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강남 신사동 일대에 새로운 랜드마크 건립도 앞두고 있다. 한화갤러리아는 지난 4월 초록뱀컴퍼니가 소유하고 있던 서울 강남구 신사동 부지 및 건물을 895억원에 매입했다. 이 부지는 갤러리아 명품관과 인접한 곳으로 한화갤러리아 측은 기존 부지 건물을 허물고 신축 건물을 올릴 계획이다. 준공 목표는 2026년 1분기다.

김 본부장은 현재 한화갤러리아 내에서 와인, 햄버거, 이베리코 등 신사업을 주력으로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업계에서는 김 본부장이 주력하는 첫 사업인 '파이브가이즈'의 성공이 경영인으로서 대내외적으로 역량을 인정받는 첫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김 본부장은 지난해 10월 미국의 3대 버거로 꼽히는 파이브가이즈 버거의 한국 유통을 성사시켰다. 김 전무는 이 브랜드 도입을 위한 초기 기획부터 계약 체결에 이르기까지 사업 추진의 전 과정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4월엔 아시아태평양 본부가 있는 홍콩에서 직원들과 함께 실습 교육에 참여하기도 했다. 

파이브가이즈 국내 운영을 맡은 한화갤러리아 자회사 에프지코리아(FG Korea Inc.)는 오는 26일 강남 1호점 오픈을 시작으로 향후 5년간 15개 이상의 매장을 연다는 계획이다. 

김 본부장은 지난 1월에 한화가 직접 운영 중인 스페인 세비아 북부 시에라 모레나 국립공원 이베리코 농장을 찾았다. 신사업 전략의 일환으로 친환경 이베리코 사업을 강화하기 위한 행보다. 갤러리아는 올 하반기부터 이곳에서 생산된 프리미엄 이베리코를 활용한 상품을 선보인다. 식음료 사업을 강화하는 것으로 갤러리아 경쟁력을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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