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국제연합(UN) 공식 트위터 갈무리
출처=국제연합(UN) 공식 트위터 갈무리

[이코리아] 우크라이나 남부 카호우카 댐 붕괴에 따른 피해가 커지는 가운데 이번 사태로 전 세계 기근 위기가 더욱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독일 dpa통신·영국 가디언 지 등 외신은 7일(현지시간) 유엔 세계식량계획(WFP·더블유에프피)이 이번 사태로 전 세계 기근 위기에 악영향이 닥칠 것이라며 경고했다고 보도했다. 

마르틴 프리크 WFP 독일담당 국장은 이날 ″댐 붕괴로 대규모 홍수가 발생해 새로 심은 곡물이 훼손됐다″며 ″우크라이나산 곡물에 의존하는 전 세계 3억4500만명의 굶주린 사람들에게 희망이 사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댐 붕괴로 강물과 토사가 하류 지역을 휩쓸었고 특히 주변 산업단지에서 유출된 각종 화학물질과 독성물질이 드니프로 강과 흑해로 흘러들어 생태계 파괴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영국 배스대 토목공학과 모하마드 헤이다자데 교수는 가디언 지에 ″댐의 붕괴는 우크라이나뿐만 아니라 주변 국가와 지역에 장기적으로 광범위한 생태 및 환경적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밝혔다. 

카호우카댐이 있는 드니프로강을 따라 매설된 지뢰와 인근 산업단지의 독성물질이 하류의 마을과 농경지 등으로 떠내려가 피해 복구 작업을 오랜 기간 방해할 것이란 것이다. 

가디언은 댐 붕괴로 인한 피해를 복구하는데 짧게는 수년, 길게는 수십 년이 걸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포스코경영연구원이 지난 8월에 발표한 '러-우크라이나 전쟁과 글로벌 식량 안보 위기' 보고서에 따르면 러-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아프리카·남아시아 등 개발도상국을 중심으로 많은 국가에서 식량 안보 위기가 심화되고 있다. 

최근의 식량 위기는 국가 간 분쟁과 기후변화 그리고 코로나 19와 같은 질병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발생하고 있다. 

보고서는 "특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밀·옥수수 등 곡물의 국제 가격을 2008년 이후 최고 수준으로 급등시켰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후변화는 엘니뇨 및 라니냐 현상 등을 빈번하게 발생시켜 주기적인 가뭄과 홍수 등 자연재해로 농작물 수확에 큰 피해를 초래한다. 이 밖에 최근 에너지 및 비료 가격 상승도 식량 가격 상승의 주요인으로 작용한다"고 밝혔다. 

2020년 기준 한국은 곡물 자급률 20.2%, 식량 자급률 45.8%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식량 해외 의존도가 가장 높은 국가 중 하나이다. 

이번 우크라이나 댐 붕괴로 인해 세계적으로 또다시 식량난 우려가 치솟는 가운데 한국이 받는 영향은 어떨까. 

이와 관련 농림축산식품부 곡물안보 관계자는 8일 <이코리아>와 한 통화에서 "러-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우크라이나 지역 농산물 생산량 감소 등 상당부분이 이미 국내에 반영됐다. 과거에는 우크라이나로부터 사료용 곡물을 수입했지만 전쟁 이후로는 중단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어 "우크라이나 댐 붕괴 이후에도 국제 밀 가격은 하락 안정화 추세다. 다만 향후 우크라이나 곡물 생산량 감소로 인해 국제가격에 영향을 끼쳐 간접적으로 우리 곡물가에도 파급이 있을 수는 있다"면서도 "우크라이나 댐 폭파로 인해 국내 곡물 안보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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