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우아한형제들
사진=우아한형제들

[이코리아] 플라스틱은 생산부터 폐기까지 막대한 온실가스를 배출해 기후변화를 일으키는 주범 가운데 하나다. 세계 각국과 기업들이 플라스틱 저감 노력에 각축을 벌이는 가운데, 배달의민족이 ‘일회용 수저 포크 안 받기’ 기능으로 플라스틱 폐기물뿐만 아니라 온실가스 배출량도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7일 배달의민족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에 따르면 배달의 민족은 2022년 한 해 동안 일회용 수저 포크 안 받기 기능을 통해 줄인 온실가스는 약 2만6000톤에 이른다.

배민은 이와 관련 "자사 친환경 활동의 효과와 실적을 객관적으로 산정하는 기준인 ‘일회용품 사용 억제 사업의 방법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방법론은 배민이 전개하는 일회용품 사용 억제 사업의 목적, 기대 효과, 온실가스 감축량 산정방법, 사업 활동 모니터링 절차 등을 상세히 규정한 가이드라인이다. 

특히 앱 내 적용된 ‘일회용 수저 포크 안 받기 기능’이 일회용품 생산, 폐기와 관련한 온실가스 배출량 저감에 얼마나 기여하는지 구체적인 수치로 산출하는 기준과 공식을 마련했다. 

해당 방법론은 온실가스 평가 전문기관의 자문을 받고 검증을 완료했고 민간 인증 기관인 SK탄소감축인증센터로부터 방법론 타당성에 대한 인증을 받았다. 

배민은 방법론을 기반으로 일회용 수저 포크 안 받기 기능 등을 통해 달성한 플라스틱 사용 감소 및 온실가스 감축 실적을 수치로 정량화했다. 

그 결과, 지난해 한 해 동안 일회용 수저 포크 안 받기 기능으로 약 2만6000톤의 온실가스를 감축한 것으로 추산됐다. 

배민은 다음달 중 대한상공회의소 탄소감축인증센터에 감축량 결과에 대한 인증을 의뢰해 신뢰성을 확보할 예정이다. 

향후 배민은 다회용기 배달 서비스 등 현재 추진하는 친환경 활동 중 온실가스 감축량을 표준화할 수 있는 사례를 추가 발굴할 계획이다. 

또한 배민을 통해 친환경 활동에 참여하는 이용자에게 쿠폰을 제공하는 등 여러 차원의 고객 리워드 방식도 모색할 방침이다. 

플라스틱은 제작부터 폐기 단계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에서 기후변화의 핵심 원인인 온실가스를 배출하며 썩지 않는 채로 남아 지구의 복원 능력을 해친다. 플라스틱 수지의 대부분은 석유에서 추출과 증류를 통해 얻는다. 수지는 제품으로 가공돼 시장으로 운송되는데, 이 전 과정에서 직간접적으로 온실가스를 배출한다. 플라스틱 폐기 과정에도 탄소 배출은 계속되는데, 폐기, 소각, 재활용, 퇴비화 과정에 이산화탄소가 나온다. 

국제환경법센터(CIEL)는 2019년 기준 연간 전 세계에서 플라스틱을 생산해 폐기까지 전 과정에 걸쳐 배출되는 탄소량은 500메가와트(㎿) 용량의 석탄 화력발전소 189개를 1년간 가동하는 탄소 배출량과 맞먹는다고 밝혔다. 즉 플라스틱 1톤(t)당 평균적으로 약 5t의 온실가스가 배출되는 것으로 추산된다.

또 한국에서 생산되는 플라스틱 46.5%가 포장재 및 용기다. 이들 대부분 한 번 쓰고 버려지는 일회용품이라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환경단체 그린피스가 지난 3월 발표한 ‘플라스틱 대한민국 2.0 - 코로나19 시대, 플라스틱 소비의 늪에 빠지다' 보고서에 따르면 1인당 일 년에 약 19.0kg의 플라스틱을 소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전 보고서의 기준데이터인 2017년 데이터와 비교하면 생수 페트(PET)는 2017년 대비 13.5% 증가, 일회용 플라스틱 컵은 56.9% 증가, 일회용 비닐봉투는 15.9% 증가했다.  보고서는 조사한 모든 항목 플라스틱의 국내 연간 소비량이 증가했으며, 특히 2017년 대비 2020년의 일회용 플라스틱 컵 소비가 많이 증가했다고 전했다. 

국내 플라스틱 폐기물 발생량이 기존 추세로 지속되었을 때(BAU) 2030년 플라스틱 폐기물량을 추정한 결과, 2030년 생활계 폐기물 중 플라스틱 폐기물 발생량은 약 6475천 톤/년으로 예측됐다. 이는 2010년 생활계 폐기물 발생량에 비해 3.6배, 2020년 발생량에 비해 1.5배 많은 양이다. 

이전 보고서에서 2017년 자료를 기준으로 전체 플라스틱의 국내 물질 재활용률은 약 22.7%이며, 그중 일회용 플라스틱이 큰 부분을 차지하리라 추정되는 생활계 폐기물의 물질 재활용률은 약 13%에 불과했다. 

보고서는 "2021년 폐기물 데이터를 기준으로 동일 계산을 실행해보면 전체 국내 물질 재활용률은 약 27%이며, 생활계 폐기물의 물질 재활용률은 여전히 낮은 약 16.4%에 불과하다"며 "재활용만으로 플라스틱 오염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플라스틱 재활용도 중요하지만 플라스틱 사용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것이 근본적인 해결책이라는 것이다. 

또한 보고서는 국내외 일회용 플라스틱 관련 규정을 비교해 우리나라의 규제에 대한 평가와 범세계적으로 플라스틱 오염에서 벗어나기 위해 국제 플라스틱 협약의 필요성을 제시하며, 한국 정부와 플라스틱 오염의 주요 원인인 기업에 대한 요구 사항을 제시했다. 

특히 미세플라스틱 문제가 전 세계적 환경 현안으로 떠오르면서 국제사회는 규제 강화를 본격화하고 있다. 플라스틱 생산량은 계속해서 증가하고 그것이 미세플라스틱이 되어 해양·토양·대기 등 생태계 전반의 오염원이 되고 있다.

2022년 제5차 유엔환경총회에서는 플라스틱 오염문제를 전 주기적으로 다루기 위한 법적 구속력 있는 국제협약 마련이 합의됐고, 유럽연합(EU)을 비롯한 여러 국가가 플라스틱 사용과 미세플라스틱 오염을 줄이기 위한 국가 전략과 법적 규제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국제규제 흐름에 발맞춰 환경은 물론 산업적 측면에서도 미세플라스틱 문제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그렇다면 플라스틱 규제와 관련 한국 상황은 어디까지 진전됐을까. 

최근 우리나라도 ‘생활폐기물 탈(脫)플라스틱 대책’, ‘한국형(K)-순환경제 이행계획’ 등을 토대로 플라스틱 사용을 근본적으로 줄이고, 고품질 재활용을 늘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정부는 또 지난해 12월 미세플라스틱 문제에 대응하기 위한 ‘미세플라스틱 다부처 협의체’를 출범시켰다. 다부처 협의체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농림축산식품부, 산업통상자원부, 보건복지부, 해양수산부, 식품의약품안전처, 농촌진흥청 등 8개 관계부처가 참여했다. 

하지만 2017년 식약처의 1차 미세플라스틱이 포함된 화장품·의약외품에 대한 판매 및 제조수입 금지, 2021년 환경부의 세정·세탁제품에 대한 마이크로비즈 사용 금지만 있을 뿐 문제가 훨씬 심각한 2차 미세플라스틱까지 포괄적으로 규제·관리할 단일법은 아직 마련되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 발의로 ‘미세플라스틱 저감 및 관리에 관한 특별법’이 환경의 날인 5일 발의됐다.

발의된 특별법안에는 미세플라스틱의 정의 명시를 비롯해 ▲미세플라스틱 관리종합계획 수립·시행, ▲종합계획 및 추진실적 점검을 위한 미세플라스틱 대책위원회 구성, ▲미세플라스틱 관리기준 준수 (1차 안전기준, 2차 허용기준), ▲폐기물 배출 시 미세플라스틱 유출방지 및 처리·수거 책임, ▲미세플라스틱 관리기반 조성을 위한 미세플라스틱 실태조사·연구개발, 연구·관리센터 지정, 저감·제거 기술 도입 지원 등이 주요 내용으로 담겼다.

환경단체들은 일제히 이번 법안 발의에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소비자기후행동은 “발의된 특별법은 1·2차 미세플라스틱의 포괄적 규제·관리를 위한 단일법”이라면서 “미세플라스틱 오염범위와 현황의 심각성, 환경과 인체 건강에 미칠 위험성, 강화되는 국제규제의 흐름 등을 고려한 통합적·선제적 대응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

 

저작권자 © 이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