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기상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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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리아] 기상청이 이달부터 '물 폭탄'이 쏟아지기 최소 20분 전 재난 문자를 보낸다. 피해를 막기 위한 골든타임 확보와 최근 기후변화의 영향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1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달 15일부터 서울 등 수도권부터 극단적 폭우 등 위험기상 발생 최소 20분 전에 지역 주민에게 직접 재난문자방송을 송출하는 서비스를 시범 운영한다. 내년에는 전국으로 점차 확대할 계획이다. 

기상청은 "대규모 피해로 이어지는 한 시간에 50밀리미터(mm) 이상, 세 시간에 90mm 이상의 극단적인 호우는 지진과 마찬가지로 감지되는 즉시 행정안전부나 지자체를 거치지 않고 직접 해당 지역 주민에 재난 문자를 보내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기상청은 지난 2월 1일 서울청사에서 '2023년도 기상청 주요 업무계획'을 발표했다. 기상청이 제시한 핵심 추진 과제는 △재난 문자 직접 발송 △강풍 정보 추가 제공 △강설 정보 세분화 △도로 살얼음·안개 위험기상정보 전달 △수출 기반 마련 5가지다.

지난해 8월 서울 동작구에 시간당 141.5mm 비가 내리는 등 이례적인 폭우가 잇달아 나타나고 있다. 폭우 피해를 줄이기 위해선 빠른 정보 알림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20분'이라는 시간은 작년 8월 집중호우 때 발생한 서울 관악구 신림동 반지하 장애인 가족 참사를 분석한 결과다.

최근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에서도 기후변화에 대한 즉각적 대응의 시급성을 강조하는 상황이다. 

미국의 경우 최근 빈번히 발생하는 토네이도는 발생에서 소멸까지 2~3시간 정도 수명이 짧다. 수명이 짧은 현상은 사전에 충분히 예측하기 어렵다. 미국의 토네이도는 예측 선행 시간이 20~25분 정도에 불과하다. 토네이도 경보가 내려진 이후 대피할 수 있는 시간은 대략 10여 분 남짓이다. 이에 조금이라도 더 대피를 위한 골든타임을 확보하기 위해, 지난 2012년부턴 예보관이 직접 토네이도나 집중호우의 경우 예측과 동시에 위험을 알리는 긴급문자를 직접 보내고 있다. 

앞서 미 의회는 2020년 기후, 해양, 지구, 우주 과학분야에 대한 미국 해양대기청(NOAA)의 AI 응용프로그램 임무를 공식화한 국가 AI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NOAA는 연구 프로젝트를 지원하고 AI 기술 촉진을 위해 NCAI를 설립했다. NCAI는 AI를 활용해 기상 데이터의 분석 및 예측능력 향상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유럽의 경우 32개 유럽 환경청(EEA) 가입국들은 지난 40년동안 극한기상 등 자연재해로 4500~5200억 유로의 손실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기상기후 재해로 8.5만~14.5만명이 사망했는데, 그 중 대다수는 폭염이 원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공공 부문 기술 출판 매체 퍼블릭테크놀로지에 따르면 영국 정부는 지난해 10월부터 공중 보건 비상사태를 포함해 화재, 홍수 및 기타 극단적인 날씨와 관련 '인근에 생명에 위험이 있는 경우' 경고를 발송하는 메시지 서비스를 하고 있다. 

영국 국립기상청인 메트오피스의 마켓 디렉터인 이안 캐머론은 기후 관련 국가 비상 경보 서비스에 대해 "영국과 해외에서 극한 기상 현상의 수가 증가하고 있음이 분명하다. 2022년 여름에 영국의 기온이 기록상 처음으로 섭씨 40도를 초과했고, 폭염이 뒤따랐다"며 "(긴급 경고) 메시지는 사람들이 안전을 유지하기 위한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고 강조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1일 <이코리아>와 통화에서 "미국의 경우 기후 재난과 관련 최대한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문화가 있다. 우리나라도 강수 강도가 점차 세지고 기후변화의 심각성으로 인해 재난문자 서비스 정책을 마련했다"면서 "올해 시험운영을 통해 극단적 호우 상황 시 국민들의 호우상황 긴급 인지 및 인명피해 전 관계기관의 대응 등을 우선 살피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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