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한국형 우주 발사체 누리호가 발사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25일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한국형 우주 발사체 누리호가 발사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코리아] 국내독자기술로 개발한 누리호가 25일 3차 발사에 성공하면서 위성들을 무사히 우주로 내보냈다. 특히 민간기업이 이번 발사에 처음으로 참여해 우리 위성을 성공적으로 쏘아올린만큼 민간주도의 우주개발 시대를 의미하는 뉴스페이스의 마중물이 될 것으로 보인다. 

26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5일 오후 6시 24분 누리호에 실려 발사된 차세대소형위성 2호가 목표 궤도에 성공적으로 안착한데 이어, 한국과학기술원 인공위성연구소 지상국과의 양방향 교신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누리호 2차 발사까지는 시험발사였지만, 이번 3차 발사는 본격적으로 실제 위성을 우주로 쏘아 올린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번 3차 발사에선 차세대 소형위성 2호와 국내 산업체 부품 검증을 위한 초소형의 큐브위성 7개가 실렸다. 

과기정통부는 "지난 해 누리호 2차 발사 성공에 이어 오늘 3차 발사 성공으로 누리호의 신뢰성 향상과 함께 우리나라가 독자적인 우주 수송 능력을 확보하여 자주적인 국가 우주개발 역량을 갖추었음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고 전했다. 

특히 발사체 본연의 역할인 위성 발사를 위한 기술을 확보함과 동시에 체계종합기업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도 최초로 발사 운용 등에 참여해 역할을 수행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12월 한국형발사체 고도화사업의 일환으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체계종합기업으로 확정 및 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 공동 주관기관으로 2027년까지 앞으로 3차례 더 예정된 누리호 발사에 참여해 관련 기술을 이전받게 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번 3차 발사의 준비와 운용 과정을 모두 참관했다. 2025년 예정된 누리호 4차 발사부터는 기체 제작과 총조립 등 참여 범위를 실무까지 크게 확대한다. 

또 2027년 예정된 누리호 6차 발사에서는 대부분 업무를 주도적으로 진행한다. 다만 발사와 발사운용, 관제센터는 항우연이 책임을 그대로 맡는다. 고도의 운용 노하우가 요구되고 발사체 추락 시 민간 피해 보상 등의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이번 발사의 성공으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우리나라 항공우주 대표기업의 위상이 더욱 강화됐다. 향후 차세대발사체 등 후속 사업을 위한 독자적인 민간 인프라 투자에도 적극적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025년까지 약 500억원을 투자해 전남 순천에 2만3140㎡(약 7000평) 규모의 우주발사체 단조립장을 완공할 계획이다. 또 고흥에 발사체 클러스터 부지가 조성되는 즉시 발사체 핵심 구성품의 제조시설을 건설할 계획이다. 고흥 클러스터에 구축될 예정인 각종 시험설비 및 기술사업화센터와 연계해 핵심 구성품의 ‘제조-시험-검증’을 일괄적으로 진행해 민관 협력 시너지를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이다. 

한편, 누리호에 실리는 실용급 위성은 국내 대학과 연구기관, 민간기업이 제작했다. 부탑재위성인 큐브위성 중에는 민간기업인 루미르, 져스텍, 카이로스페이스가 제작한 위성도 포함됐다. 

카이로스페이스의 큐브위성(KSAT3U)은 기후관측 위성이다. 지표면 편광 관측을 통해 기상 현상을 관찰하고, 한반도 지표면 편광데이터를 수집해 관련 연구부서 및 학계에 제공할 방침이다. 또 KSAT3U에는 위성이 고장나거나 임무를 마쳤을 때 위성이 궤도에서 조기 이탈해 대기권에 진입·소멸해 우주쓰레기로 전락하는 일을 막는 기술도 적용됐다. 

루미르가 개발한 큐브위성(Lumir-T1)은 우주방사능량 측정과 우주방사능에 대한 오류 극복 기능의 우주 실증을 진행할 예정이다. 또 위성 내 프로세스·메모리·IO장치의 우주 방사능에 의한 오류 현상을 측정하고, 오류 극복 기능이 실제 작동하는 지에 대한 성능 시험도 이뤄진다.

또 져스텍과 오스텍, 코스모웍스가 협업해 만든 큐브위성(JAC)은 우주용 광학 카메라를 탑재해 우주 환경 성능을 검증하는 게 목표다. 광학탑재체의 관측영상을 획득하고, 자세제어시스템의  해상도 4m의 우주용 광학관측카메라의 실용도를 확인하고, 자체 제작한 큐브위성 플랫폼 및 탑재컴퓨터, 자세제어를 위한 별추적기·반작용휠·자기토커, 전력계 등 플랫폼 주요 부분품이 우주 공간에서도 제대로 작동하는 지를 검증하게 된다. 이들 위성은 고도 550㎞ 위에서 6개월~1년여 동안 운행한다.

민간 주도의 뉴 스페이스 시대 도약을 위해서는 민간의 수익성 확보가 우선이다. 이를 위한 정부 역할로 국내 내수수요 확대와 함께 해외 수출시장 모색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정지훈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연구위원은 최근 발표한 '뉴스페이스 시대, 우주선진국으로 가는 지름길' 보고서에서 "국내 우주산업 규모는 세계시장의 0.9%에 불과하며, 국내 수출은 소형위성, 위성방송통신, 위성안테나 및 위성수신단말기가 대부분이다. 정부 수요만으로 민간기업의 수익성 확보가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일본은 베트남에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차관 방식으로 지구관측위성을 수출하고 있다"며 "공적개발원조(ODA) 등을 활용한 개도국 시장 개척, 리스크 공유(Risk-Share) 방식으로 글로벌 위성 이동통신망 사업 참여 등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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