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환경부
자료=환경부

[이코리아] 최근 전 세계적으로 염습지나 갯벌, 해조류 숲이나 맹그로브(mangrove) 숲과 같이 바다 생태계를 구성하는 연안 서식지들로부터 탄소를 줄이려는 노력이 늘고 있다. 

국제적으로 지난 2021년 11월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서도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해양의 '블루카본(blue carbon)'이 주목받았다. 블루카본이란 전 세계 연안 또는 연안 습지에 분포하는 식물과 퇴적물을 포함하는 해양 생태계 작용으로 인해 탄소가 흡수되는 것을 뜻한다.  

블루카본은 2009년 유엔(UN) 보고서 '블루카본-건강한 해양의 탄소 포집 역할'에서 처음 언급되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탄소 흡수 속도가 육상 생태계보다 최대 50배 이상 빠르고 수천 년 동안 탄소를 격리할 수 있어 지구온난화가 심각한 문제로 떠오른 현재 크게 주목받고 있다.

실제로 정부 간 협의체(IPCC)는 2019년에 발표한 '해양 및 빙권 특별보고서'에서 블루카본을 온실가스 감축 수단으로 공식적으로 인정했다.

세계 최대 습지보전시민단체(WWT) 소속 보존 책임자이자 염습지 전문가인 제임스 로빈슨 박사는 "염습지는 탄소를 가두는 데 매우 효율적이다. 염습지 식물이 죽으면 식물이 땅 위에서 죽을 때처럼 탄소를 분해해서 대기로 다시 방출하는 것이 아니라, 탄소를 가두는 저산소 진흙 속에 묻히게 된다. 어떤 경우에는 무기한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염습지와 같은 해안 습지가 가속화되는 기후 변화와의 싸움에서 나무보다 더 효과적일 수 있다는 증거가 증가하고 있다"며 "일반적으로 온대 숲보다 40배 더 빨리 염습지에 탄소가 포획된다는 통계는 무시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 같은 장점의 해양생태계의 탄소 흡수원도 취약성이 있다. 바로 현재 진행 중인 기후변화 때문이다. 

최고 권위의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에 지난해 11월 30일자 발표된 보고서에 따르면 염습지 보존의 가장 큰 걸림돌은 기후변화로 인한 해수면의 상승이다. 미국과 러시아의 경우 염습지 손실의 64%가 허리케인과 해안 침식으로 인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전 세계적으로 염습지는 2000년부터 2019년까지 0.28%의 손실율을 기록했다. 이는 싱가포르 면적(719km2)의 두 배에 해당하는 규모다. 

전문가들은 기후 변화가 이대로 지속되면 2050년이 지나 해수면 상승으로 염습지 식물들이 바닷물에 덮이게 되고, 바닷물에 잠긴 염습지 식물은 뿌리에 산소를 공급받지 못해 죽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에 탄소 흡수원으로서의 해양 생태계 복원도 중요하지만 탄소제로를 위해 각국이 적극적으로 배출량을 줄이는 작업 또한 필수적으로 동행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렇다면 한국 상황은 어떨까. 

최근 환경부 산하 국립공원공단은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해상·해안국립공원의 훼손된 해초지와 염습지 23만㎡, 축구장 32개 크기를 복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17일 국립공원공단에 따르면 복원 대상지는 대도해해상국립공원 신금해변·창포·신전해변 등 8곳, 한려해상국립공원 월곡·명사항·외항 등 7곳, 그리고 태안해안국립공원 기지포·도장골·바람아래해변 등 9곳이다. 

계획대로면 해상·해안국립공원의 탄소 흡수량이 연간 316톤(t) 늘어나게 된다. 

생물종의 다양성도 풍부해질 전망이다. 

지난해 복원된 한려해상국립공원 해초지에서는 해양생물 49종이 출현했는데, 이는 미복원지 17종의 2.9배 수준이다. 

송형근 국립공원공단 이사장은 "해양 탄소흡수원을 계속 확대해 기후위기에 대응하고 생물다양성 증진에도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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