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준 효성그룹 회장. 사진=효성그룹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 사진=효성그룹

[이코리아] 조현준 회장이 이끄는 효성그룹이 올해부터 본격화되는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의 시행 등으로 공급망이 재편되는 과정에서 수혜가 예상되고 있다. 

12일 재계에 따르면 조현준 회장은 지난달 25일(현지시간) 워싱턴DC 미국 상공회의소에서 열린 한미비즈니스라운드테이블에 참석하는 등 활발한 글로벌 행보를 보여 왔다. 

효성그룹은 효성중공업과 효성 홀딩스 USA(미국지주회사), 효성 USA(타이어보강재), 효성 아메리카(금융자동화기기) 등 미국 계열사가 시장 공략에 나선 상황이다.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은 미국의 에너지 안보 강화, 소비자 에너지 비용 절감 및 온실 가스 배출 저감 등을 목표로 역대 최대 규모의 투자가 진행될 예정이다. 무엇보다 신재생에너지 발전원이 작은 규모로 수요지 인근에 설치됨에 따라 배전망에 대한 투자 증가폭이 향후 수십 년간 더욱 커질 뿐만 아니라 원거리 지역의 신재생에너지 전력을 수요지 인근으로 송전하기 위한 송전망 투자도 중요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환경 하에서 무엇보다 미국지역 내에서 송배전 기기 수요는 증가하고 있으나, 공급은 제한적인 상황으로 판가 인상 및 수주물량 확대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지역 송배전 전력의 90%는 대형변압기(LPT)를 통해 전달되는데, 이러한 미국 내 설치된 대형변압기의 70%는 현재 25년 이상으로 연한이 도래하고 있다. 이에 따라 보통 대형변압기의 수명을 30~40년으로 예상할 때 향후 지속적인 교체 수요가 기대된다.

효성중공업은 미국 변압기 현장 생산기지를 통한 미국 전력시장 공략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2019년에 인수한 미국의 테네시주 멤피스 초고압 변압기 생산기지의 증설을 완료하고 증가하고 있는 미국 전력시장 수요에 대응,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하반기에 효성 미국 제조법인의 숙련도가 올라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이는 곧 가동률 상승 등으로 이어지면서 손익분기점(BEP)수준까지 기록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더불어 미국에서는 지속적으로 전력계통에서 탈탄소화를 달성하겠다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이에 따라 대규모 태양광 및 풍력 발전 등과 관련된 신규 송배전 설비의 발주가 향후 증가하면서 효성중공업의 수주 확대에 기여를 할 것으로 전망된다. 

효성아메리카는 텍사스주 달라스에 판매법인을 운영 중으로, 미국 주요 은행 등에 공급해 시장 점유율 52%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효성USA는 앨라배마주 디케이터에 생산기지를 두고 타이어코드, 스틸코드 등을 생산해 글로벌 타이어 제조업체에 공급하고 있다. 에어백 원단 및 쿠션을 만드는 효성첨단소재 자회사 GST는 멕시코를 기반으로 북미로 확대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효성그룹은 올해 미래 먹거리인 수소 사업에도 더욱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효성중공업의 경우 회전기와 압축기 등에 대한 기술력을 기반으로 수소 충전소 분야에 진출해 시장 장악력을 높이고 있다. 현재까지 국내 총 28곳에 수소 충전소를 구축한 국내 시장점유율 1위 기업이다.

업계에 따르면 효성중공업이 지분 49%를 보유한 린데수소에너지는 현재 액화수소플랜트를 건립 중이다. 올해 5월부터 연산 1만3000t(톤) 규모의 액화수소 생산 등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장기적으로는 2027년까지 액화수소 생산능력을 3만9000t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효성은 섬유와 화학, 중공업 등 전통 기반 산업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가지고 있으나 향후 수소사업 등으로 친환경 에너지 시장 진출을 본격화 할 것"이라며 "액화수소공장 건설, 수소충전소 및 충전시스템 보급 사업, 수소저장탱크용 탄소섬유 생산 등 수소사업 밸류체인 내 다양한 영역에 참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효성중공업은 올 2월 글로벌 탄소정보공개 기관(CDP)으로부터 저탄소 녹색성장구현 기업으로 인정받았다. 효성중공업은 이번 평가에서 A- 등급을 획득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효성중공업의 A- 등급 선정은 조 회장이 선제적으로 저탄소 시대를 준비했기에 가능했다고 분석한다. 효성중공업은 2021년 울산 용연에 수소 공장을 건립하고, 전국적으로 수소충전소 사업을 확대하며 수소 경제에 앞장서고 있다. 

특히, 전력부문에서는 일찍이 탄소중립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친환경 제품 개발 및 투자에 집중했다. 이에 따라 ESS(에너지저장장치), 친환경 변압기, 친환경 가스절연개폐기 등을 개발하며 저탄소 시대를 선도하고 있다.

조 회장은 올해 초 신년사에서 새해필승전략으로 "고객 목소리 경청 활동(VOC)을 넘어 고객 몰입 경영으로 나아가야 생존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고객 몰입 경영'은 경영전략·관리시스템·조직문화·리더십 등 경영활동의 처음부터 끝까지 고객이 가장 중심인 경영을 의미한다. 

조 회장은 "고객 몰입 경영이란 고객 만족을 넘어 고객 행복을 추구하는 '고객 최우선주의' 실천"이라며 "최고의 품질과 원가 경쟁력 확보는 물론이고 나아가 고객이 안고 있는 문제까지도 해결해 주는 고객 몰입 활동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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