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10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정부출범 1주년 오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이 10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정부출범 1주년 오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이코리아] 지난해 5월 10일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1년이 지났다. 취임 1주년을 맞은 윤석열 정부에 대한 국민의 평가는 전 정부와 비교해도 비교적 낮은 편인 것으로 보인다. 

한국갤럽이 2~4일 전국 18세 이상 1000명에게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의 직무 수행에 대한 평가는 긍정 33%, 부정 57%로 나타났다. 무선(95%)·유선(5%) 전화 면접 방식으로 진행된 이번 조사의 응답률은 9.2%, 오차범위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지난주보다 3%포인트 오른 것이다. 이는 지난달 말 5박 7일간의 미국 국빈 방문 일정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실제 윤 대통령 직무 수행에 대한 긍정·부정 평가 모두 ‘외교’를 이유로 꼽은 응답자 비중이 각각 35%, 32%로 가장 많았다. 한국갤럽은 “5박 7일 일정의 미국 국빈 방문에서는 바이든 대통령과 정상회담 후 핵 확장억제 강화 방안을 담은 '워싱턴 선언' 발표, 미국 의회 영어 연설, 만찬장에서의 노래 등이 화제가 됐다”고 설명했다.

자료=한국갤럽
자료=한국갤럽

◇ 尹 1년차 지지율 33%, 역대 대통령과 비교하면?

이제 막 1년이 지난 윤 대통령에 대한 국민의 평가는 전임 대통령들보다 비교적 낮은 편이다. 갤럽에 따르면, 역대 대통령 중 취임 1년 무렵 국정 지지율이 가장 높았던 것은 문재인 전 대통령(78%)으로 윤 대통령의 두 배가 넘었다. 그 뒤는 김대중(60%), 박근혜(57%), 김영삼(55%), 노태우(45%), 이명박(34%), 노무현(25%) 등의 순이었다. 이 가운데 이 전 대통령은 광우병 파동, 노 전 대통령은 부동산 급등 등의 영향으로 취임 첫 해 지지율이 곤두박질 친 경우다. 윤 대통령은 노·이 두 전임 대통령에 이어 세 번째로 낮은 지지율을 기록했다.

취임 첫 주 52%로 시작한 윤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은 6월 53%로 최고치를 기록한 뒤 급격하게 하락하기 시작해 지난해 8월 1주차 24%로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는 친윤계 핵심으로 꼽혔던 권성동 전 국민의힘 원내대표의 ‘내부 총질’ 메시지 논란으로 인해 지속적인 당내 불협화음에 대한 비판 여론이 격화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당시 국회사진기자단이 촬영한 사진에 따르면, 권 전 대표의 휴대전화에는 ‘대통령 윤석열’로 표기된 발신자가 보낸 “우리 당도 잘하네요, 계속 이렇게 해야”, “내부 총질이나 하던 당대표가 바뀌니 달라졌습니다”라는 텔레그램 메시지가 도착해있었다. 실제 당시 갤럽 조사에서 응답자들이 윤 대통령 부정 평가 이유로 가장 많이 꼽은 것은 ‘인사(人事)’(23%)였다. 

이후 회복세를 보이던 윤 대통령 지지율은 9월 4주차에 다시 24%로 내려앉았다. 유엔 총회 참석차 미국을 방문 중이던 윤 대통령의 비속어 파문이 발생해 여론이 다시 악화됐기 때문. 당시 MBC는 윤 대통령이 “국회에서 이 ××들이 승인 안 해주면 바이든이 쪽팔려서 어떡하냐”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는데, 대통령실은 ‘바이든’이 아니라 ‘날리면’이라고 해명하며 MBC가 악의적으로 대통령 발언을 왜곡했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대통령실의 반박도 악화된 여론을 쉽게 되돌리지는 못했다. 실제 9월 5주차 갤럽 조사에서 응답자들이 윤 대통령 부정 평가 이유로 가장 많이 꼽은 것은 '외교'(17%)였으며, ‘경험·자질 부족/무능함’(13%), ‘발언 부주의’(8%) 등을 꼽은 응답자도 적지 않았다. 

이후에도 지지부진했던 윤 대통령 국정 지지율은 올해 들어 완만히 반등하며 30%대를 회복했다. 특히, 지난 2월에는 노조에 대한 강경 대응이 여론을 환기시키며 지지율이 37%까지 올랐다. 

◇ 尹정부 정책 긍정평가, 대북 35%로 최고... 인사는 19%

한편 윤석열 정부가 출범 첫해 추진해온 정책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평가가 많았다. 한국갤럽이 지난달 25~27일 전국 18세 이상 100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경제·복지·교육·대북·외교·인사·부동산 등 7개 분야에서 윤석열 정부가 50% 이상의 긍정평가를 받은 경우는 단 하나도 없었다. 7개 정책 분야 중 가장 높은 평가를 받은 것은 대북(35%)정책이었으며, 그 다음은 복지(33%) 외교·부동산(27%), 경제(25%), 교육(23%) 등의 순이었다. 공직자 인사에 대한 긍정 평가는 불과 19%로 가장 낮았다.

분기별 추세로 보면, 교육이 취임 1년차 1분기 11%(2022년 8월)에서 4분기 23%(2023년 4월)로 12%포인트 상승하며 평가가 개선되는 경향을 보였다. 복지(27%→33%), 공직자 인사(16%→19%) 등도 긍정평가가 비율이 높아진 반면, 외교는 29%에서 27%로 긍정평가 비율이 2%포인트 하락했다.

윤석열 정부에 대한 정책 평가는 전 정부와 비교해도 비교적 낮은 수치다. 문재인 정부의 경우 2018년 제3차 남북정상회담에 힘입어 출범 1년차 대북정책 긍정평가 비율이 83%에 달했으며 외교(74%), 복지(55%) 등도 50%를 넘겼다. 그 뒤는 공직자 인사(48%), 경제(47%), 교육(30%) 등의 순이었다. 박근혜 정부 또한 출범 1년차에 외교(66%), 대북(54%)정책과 관련해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다만 경제(36%), 복지(36%), 교육(26%) 등은 평가가 좋지 못했으며, 공직자 인사(18%)는 윤석열 정부보다도 긍정평가 비율이 낮았다. 

취임 첫해 전반적으로 부정적인 평가를 피하지 못한 윤 대통령이 2주년에는 달라진 성적표를 받아들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갤럽에 따르면 노태우 대통령 이후 2년차 지지율이 1년차보다 높았던 경우는 노무현 전 대통령(22%→27%)과 이명박 전 대통령(32%→47%) 등 두 명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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