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하한가를 기록한 코스피 종목들의 5일 평균 신용융자잔고율 및 공여율. 자료=대신증권
24일 하한가를 기록한 코스피 종목들의 5일 평균 신용융자잔고율 및 공여율. 자료=대신증권

[이코리아] SG(소시에테제네랄)증권 사태의 충격이 국내 증시를 강타하면서, 빚투 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점차 커지고 있다. 

2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5일 기준 유가증권시장(코스피)과 코스닥의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20조2408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연초 대비 약 3.7조원 가량 늘어난 것이다. 

신용융자 잔고는 투자자들이 주식을 매수할 때 증권사로부터 빌린 돈(신용융자) 중 아직 갚지 않은 잔액을 뜻한다. 코로나19 이후 증시 활황으로 2021년 9월 25조원을 넘어섰던 신용융자 잔고는 이후 금리상승에 따라 증시가 침체되면서 올해 초 15조원대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이후 국내 증시가 다시 회복세로 돌어사면서 신용융자 잔고도 꾸준히 늘어나기 시작해 지난 19일에는 다시 20조원을 돌파했다. 신용융자 잔고가 20조원을 넘어선 것은 지난해 6월 이후 약 10개월 만이다.

이처럼 빚투 규모가 증가한 상황에서 SG증권 사태가 겹치면서 자칫 국내 증시가 위기에 빠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실제 SG증권에서 무더기 매물을 쏟아내면서 일부 종목은 연이어 하한가를 기록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대성홀딩스, 삼천리, 선광, 서울도시가스 등 지난 24일 이후 사흘 연속으로 하한가를 기록하거나 그에 근접한 낙폭을 보였다. 

문제는 이들 종목의 빚투 비중이 다른 종목보다 매우 높다는 점이다. 코스피 전체 종목의 5일 평균 신용융자공여율(전체 거래 대비 신용거래 비중)은 7.44%, 신용융자잔고율(전체 주식 중 신용거래 매수 비중)은 0.98%인 반면, 하한가를 기록한 코스피 종목의 공여율은 30% 수준이었으며 잔고율은 10%를 넘었다. 코스닥의 경우 전체 종목 평균 고여·잔고율은 각각 6.9%, 2.2%인 반면, 하한가 종목은 22.7%, 10.2%로 시장 평균 수준을 대폭 상회했다. 

하한가 종목 외에도 신용잔고율은 지속적으로 높아지는 추세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4일 기준 코스피·코스닥시장에서 신용잔고율이 10%를 넘는 종목 수는 21개로 지난해 말(9개) 대비 2배 이상 늘어났다. 5% 이상인 종목도 269개에 달했다. 

김정윤 대신증권 연구원은 “펀더멘털이 아닌 단순 수급으로 주가의 비이상적인 움직임이 나타날 경우 결국 수급 변동성 확대로 가격조정이 나타난다”며 “신용융자공여, 잔고율이 높아지면 높아질수록 주가 하방 위험이 발생할 경우, 급매 현상은 더욱 증폭될 수 있다는 것은 지속적으로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금융당국과 증권사들도 SG증권 사태가 빚투 리스크로 번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 대책 마련에 나섰다. 주요 증권사들은 최근 주가가 급등한 2차전지 관련주 및 SG증권 사태로 폭락한 종목을 대거 신용대출 불가 종목으로 지정하고, 증거금률을 대폭 상향했다. 금융감독원 또한, 오는 28일 증권사 최고경영자(CEO)들을 소집해 간담회를 열고 빚투 리스크 관리 대책을 논의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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