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전 거래일(2575.91)보다 6.32포인트(0.25%) 상승한 2582.23에 개장한 18일 서울 중구 명동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코스피가 전 거래일(2575.91)보다 6.32포인트(0.25%) 상승한 2582.23에 개장한 18일 서울 중구 명동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코리아] 코스피가 7거래일 연속 상승하며 2600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해외 은행위기에도 계속된 오름세에 투자자들의 기대감도 커지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증시가 과열된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7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4.42포인트(0.17%) 오른 2575.91로 장을 마감했다. 코스피는 지난 7일부터 7거래일 연속으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코스닥 또한 지난 14일 약 11개월만에 900선을 돌파하는 등 호조를 보이고 있다. 

부진한 모습으로 새해를 맞았던 국내 증시는 1~2월 반등하며 기대감을 부풀렸으나, 3월 들어 미국 등 해외 주요국 은행의 파산 위기로 인해 발목이 잡혔다. 글로벌 금융시장이 불안정해지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되자 지난달 14일 코스피와 코스닥이 각각 2348.97, 758.05까지 하락하는 등 주춤하는 모습을 보인 것. 하지만 국내 증시는, 이후 곧바로 반등하기 시작해 최근 각각 2500선과 900선을 돌파했다. 

최근 국내 증시의 상승 동력으로는 다양한 요인이 거론되고 있다. 무엇보다 글로벌 증시를 짓눌러온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긴축이 곧 종료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지난 12일(현지시각) 발표된 미국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 대비 5.0% 상승하는데 그쳐 시장 예상을 하회한 데다, 2월 구인건수도 전월 대비 63만2000건 감소한 993만건을 기록하며 2021년 5월 이후 처음으로 1000만건 이하로 하락했다. 물가상승이 둔화되고 고용시장이 냉각되면 연준이 통화긴축을 계속할 이유도 사라지게 되는 만큼, 증시에는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국내 증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반도체·2차전지 대장주의 선전도 영향을 미쳤다. 실제 삼성전자는 지난달 14일 5만9000원에서 이달 13일 6만6600원까지 한 달만에 7600원(+28.8%)이나 상승했다. 특히 지난 7일에는 최악의 1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했지만, 오히려 주가가 6만2300원에서 6만5000원으로 2700원(+4.3%)급등하기도 했다. “인위적 감산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온 삼성전자가 감산 계획을 공식화하면서, 반도체 가격 반등에 대한 기대감이 주가에 반영된 것. 

2차전지 관련주인 에코프로·에코프로비엠 또한 코스닥 랠리를 이끌고 있다. 9만3400원으로 올해를 시작한 지난 10일 장중 31만5000원까지 오르는 등 급격한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모회사인 에코프로 또한 올해 첫 거래일 11만원을 기록했으나, 지난 11일에는 장중 82만원까지 오르는 등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최근 국내 증시의 상승 랠리가 2분기 및 하반기에도 계속될 것인지에 대해서는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12개월 선행 PER(주가수익비율) 기준으로 현재 13.7배다. 코스피가 2630에 안착한다면 14배”라며 “지수 기준으로 상승 여력이 크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노 연구원은 “현재 밸류에이션은 2020년 중반부터 2021년 초반까지 구간과 유사하다. 당시 금융 환경은 제로금리에 수렴했다. 2021년 KOSPI 이익 성장은 전년 대비 117%였다”며 “올해 대비 내년 이익 성장 예상치가 52% 내외인 점을 고려하면 코스피 PER 역대 최고치에 비견하기 어려운 금융 및 펀더멘털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국내 증시로 유입된 자금이 특정 종목, 특히 2차전지 관련주에 지나치게 집중되고 있는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최유준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고객예탁금 증가와 증시로의 개인 수급 유입 지속은 주가 방향성에 긍정적이나 다수 종목으로 확산보다는 특정 종목 쏠림 현상은 오히려 강화되는 상황”이라며 “개인은 4월 누적으로 코스피를 1.3조원 순매도했으나 포스코홀딩스를 2.6조원 순매수했다”고 지적했다.

최 연구원은 이어 “코스닥 순매수 대금의 대부분도 2차전지 밸류체인에 집중됐다. 2차전지 주가의 상단을 예상하기 어려우나 우선 신용융자 물량의 차익실현 여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조준기 SK증권 연구원 또한 “900선을 돌파할 정도로 초강세 지속되고 있는 코스닥, 그중에서도 2차전지 기업들의 경우 우려점이 있다”며 “연초부터 코스닥 지수가 33%가량 상승한 반면 연초 기준 10조를 조금 넘는 수준이었던 코스닥 대차거래잔고는 현재 19.4조 수준까지 2배 가까이 급등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조 연구원은 “코스닥 시가총액의 10% 정도를 차지하는 에코프로비엠과 에코프로의 대차거래 잔고 비중은 32.2%에 달해 전체의 3분의 1 수준”이라며 “일반적으로 대차잔고 증가는 공매도 증가에 선행한다고 받아들여져 주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외부요인에 따라 당분간 증시의 추가 상승 여부가 판가름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번 주에도 미국의 주택지표, 제조업 및 서비스업 PMI 등 주요 경제지표 결과가 증시에 미치는 영향력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중국의 3월 소매판매, 산업생산 등 실물 경제지표 결과에 따라, 국내 시클리컬 업종 주가 및 한국 포함 전반적인 신흥국들에 대한 외국인 수급 방향성에 변화가 생길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 연구원은 “이번 주에는 테슬라, 넷플릭스 등 미국의 주요 성장주들의 1분기 실적도 대기 중”이라며 “지난 1월말 이후 국내 2차전지주들의 주가 턴어라운드 촉매 역할을 했던 재료가 테슬라의 4분기 실적이었던 만큼, 해당 기업의 1분기 실적 결과는 2차전지 포함 국내 성장주 전반에 걸쳐 영향을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중국 리오프닝을 국내 증시의 핵심적인 추가 상승 동력으로 지목하고 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남은 상반기 중 걱정의 벽을 더욱 강하게 타고 올라가기 위해서, 혹은 경기침체 리스크 회피를 위해서는 추가 동력이 필요하며 이는 중국 리오프닝 효과 강화로 판단된다”며 “더딘 속도지만 중국 경제가 정상화되고 있어 리오프닝 효과가 2분기 후반~3분기 초반 더욱 뚜렷해질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

박 연구원은 이어 “기대보다 미흡한 것은 사실이지만 중국 리오프닝 낙수효과가 소멸된 것은 아니다”라며 “2분기 후반 중국 경기의 회복 속도가 글로벌 경기와 증시 측면에서 중요한 변수 역할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코스피는 18일 오후 1시 현재 전 거래일 대비 9.03(-0.35%) 하락한 2566.88을 기록하고 있다. 불안정한 금융시장 상황에도 계속된 국내 증시의 상승세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관심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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