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매거래 주춤, 전세가 상승…매매가, 최근 3개월 오름세에 당분간 상승세 제한적일 듯

 
【서울=이코리아】조진성 기자 =  "매매보다는 전세 문의가 많다. 추석 전만해도 집값이 뛸까봐 매매를 알아봐달라고 하는 손님이 많았는데 다시 돌아섰다. 전세는 대출이 많이 껴 있어도 바로 나가는 편이다. 가격도 올랐고 물건도 없다. 돈 있는 주인들은 전세 대신 월세를 놔달라고 하기 때문이다." (평촌 호계동 A부동산 관계자)

"잠실 주공5단지 전용 112㎡ 기준으로 전세값이 3000만원 넘게 올랐다. 전세를 찾는 사람은 많지만 전세 물량이 없는 편이다. 주공5단지 뿐만 아니라 잠실 인근 단지 모두 비슷한 상황이다." (잠실 주공5단지 잠실박사 박준 대표)

9.1 부동산대책의 약발이 점차 사그라지는 모양새다. 지난 7월 최경환 경제팀이 출범한 후 증가했던 매매 거래가 힘을 잃고 있고 전세 거래가 증가하고 있다.

지난 12일 뉴시스 취재진이 만난 시장 참여자들은 9.1 대책 직후 늘었던 매매 문의가 줄어들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대신 전세를 찾는 수요자들이 늘고 있다는 것.

9.1대책 이후 매매가 상승을 주도했던 서울 강남권 재건축 추진 단지 중개업소들도 높은 재건축 추가 부담금 등으로 거래가 주춤한 상태라고 전했다.

강남구 개포주공4단지 대성부동산 대표는 "재건축 추가 부담금이 예상보다 높게 나오면서 매수세가 주춤한 상태"라며 "재건축 단지들은 이르면 내년 이주를 시작하기 때문에 전세 문의가 적지만 다른 재건축 이슈가 없는 다른 아파트들은 전세값이 올랐다"고 전했다.

서울 송파구 잠실 주공5단지 잠실박사 박준 대표도 "9월 들어 전월보다 거래가 늘었지만 같은 달말부터 매수자들이 오른 호가를 부담스러워 한다"며 "전세를 찾는 사람이 많지만 전세는 물건이 없다. 주인들이 전세보다는 월세를 선호한다"고 했다.

1기 신도시인 평촌 호계동 A부동산 대표는 "추석 이후 호가는 오른 반면 추격매수는 이뤄지지 않으면서 거래가 뜸해졌고 호가를 낮추는 경우도 나왔다"며 "집값 상승이 부담스러워지자 매매를 생각하던 이들도 다시 관망세로 접어들어 전세로 돌아서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단 상대적으로 저렴한 미분양 물량이 많은 2기 신도시인 김포 한강신도시 운양동 B 부동산 실장은 "김포는 집값이 서울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보니 매수하는 실수요자들이 많이 늘었다"며 "아직 마이너스피(분양가보다 매매가가 낮은)인 단지들이 많지만 미분양 물량이 많이 빠지면서 회복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지난 7월 새 경제팀이 출범한 이후 수도권 아파트값이 3개월 정도 계속 오르면서 매매가 상승에 대한 피로감이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한다.

매도자들은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으로 처분 시기를 늦추고 매수자들은 신중한 입장을 보이면서 당분간 추가 상승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지적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10월 둘째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는 0.08% 변동률을 보이며 전주에 비해 상승폭이 절반 가까이 줄었다.

서울 재건축 아파트 값은 0.01% 변동률을 나타내며 보합세를 보였고, 일반 아파트 역시 0.09% 상승하는데 그쳤다. 신도시도 0.02%로 오름세가 둔화됐고 경기·인천은 0.04% 올라 답보 상태를 보였다.

반면 전세값은 상승폭이 더욱 커졌다. 서울은 0.18% 상승했고 신도시(0.07%)와 경기·인천(0.09%) 역시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였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가격 상승에 대한 피로감으로 추격 매수세가 따라주지 못하자 거래시장이 소강상태를 보였다"며 "서울 아파트값 상승을 주도해 온 강남권 주요 재건축 단지에선 가격 조정이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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