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STATION의 오토바이용 배터리 충전소. 사진=여정현 필자 제공.
GENSTATION의 오토바이용 배터리 충전소. 사진=여정현 필자 제공.

 

[이코리아] 지난 3월 15일부터 17일까지 서울 코엑스에서는 배터리 관련 최신 기술을 살펴볼 수 있는 '인터배터리 2023'과 'EV트랜드 코리아'가 인접한 전시공간에서 동시에 개최되었다. 또한 지난 31일부터 고양시 킨텍스에서는 서울모빌리티쇼가 개최되고 있다. 인터배터리 전시회가 배터리팩 위주의 산업을 소개했다면 EV크랜드 코리아는 배터리 충전설비나 화재 예방설비를 소개하고 있으며, 서울 모빌리티쇼는 완성차들을 주로 소개했다.

올해는 477개 기업이 코엑스의 인터배터리 전시회에 400개의 부스로 참석하였고 전시공간이 모자라 1층의 이동 공간에도 부스가 차려졌다. 한편 12개국의 163개 기업들은 다소 넓은 전시공간을 가진 일산 킨텍스의 서울모빌리티쇼에서 미래 자동차와 관련된 새로운 기술을 뽐냈다.

동전과 지폐로 결제 가능한 충전기. 사진=여정현 필자 제공
동전과 지폐로 결제 가능한 충전기. 사진=여정현 필자 제공

 

F&I툴스에 따르면 2022년 현대차와 기아차의 세계시장 판매대수는 684만대로 도요타의 1,048만대, 폴크스바겐의 848만대에 이은 세계3위이다. 자동차는 반도체, 석유화학, 기계에 이어 수출4위 정도의 효자 상품이다. 작년보다 50%이상 증가한 6만명의 인파가 코로나19의 종식으로 전기차 관련 코엑스 전시회에  몰렸다. 

서울모빌리티쇼로 향하는 수많은 관람객 수는 계속 증가하고 있는데 지난 31일 네비게이션 검색량 1위장소에 킨텍스가 올랐다. 이글에서는 일부 독자에게 다소 생소한 충전인프라에 대하여 다루도록 하고 다른 글에서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는 미래형 자동차에 대하여 다루기고 한다.

배터리팩 교체형 전기오토바이. 사진=여정현 필자 제공.
배터리팩 교체형 전기오토바이. 사진=여정현 필자 제공.

 

전기차 충전기는 최근 지방자치단체나 대형 아파트 단지에 앞 다투어 설치되고 있다. 특히 전기차 인프라가 발달한 제주도에는 이미 마을마다 충전설비가 설치되어있다. 2016년경 1,700여대에 그쳤던 전국의 충전기 대수는 2022년 20만대에 육박하며 7년만에 무려 100배나 성장했다. 초창기에는 무시되었던 전기차 전용 주차구역은 이제 전기차를 위하여 양보하는 공간으로 인식되고 있다.

필자는 네비게이션 아틀란을 주로 사용한데 온라인에 연결된 지도앱은 활용가능한 충전기 대수를 실시간으로 안내해주기 때문에 충전소를 찾으러 헤메는 수고를 줄여준다.

연속적으로 개최된 3개의 자동차 관련 전시회에 소개된 충전기는 크게 200kW급 급속충전기와 30kW 정도의 완속충전기로 나누어진다. 과거 외국계 기업이나 중소기업들이 충전기 시장에 주력했었는데 최근에는 SK일렉트링크(SK Electlink) 등 대기업도 충전기 시장에 적극 참가하고 있다. 

과거의 전기차는 승용차나 소형 화물차 위주였으나 볼보는 두툼한 배터리팩을 장착한 트레일러를 끄는 대형 전기트럭을 선보였다. 볼보트럭에 탑재된 기어박스와 배터리팩의 무게는 무려 500kg에 달하는 중량물이다.

전기차 충전시장의 가장 큰 변화는 모던텍 등이 먼저 소개한 무인충전로봇들이었다. 필자가 여러 차례 전기자동차를 운영해보니 충전에만 2시간 정도가 걸렸는데 최근의 자동충전 로봇들은 자동으로 충전구를 개폐하고 시각적으로 분석하여 알맞은 충전기를 꽂고 충전이 완료되면 충전기를 알아서 제거해준다. 매우 간단한 기술처럼 보여도 차량의 주차위치와 다양한 충전구 형태, 장애물, 날씨와 케이블무게 등을 고려하는 복잡한 장치이다.

현대자동차의 무인충전 로봇. 사진=여정현 필자 제공
현대자동차의 무인충전 로봇. 사진=여정현 필자 제공

 

현대자동차는 서울모빌리티쇼에서 한발 늦게 무인충전로봇을 소개하며 많은 고객들의 관심을 끌었다. 로봇충전기는 돌발 상황이 발생하면 충전을 중단하는 다양한 안전 기능을 선보이기도 했다. 현대자동차는 자동차를 벗어나 다양한 이송로봇과 휠체어를 연상시키는 개인용 이송장치, 로봇개들을 동시에 소개하면서 관람객을 끌어 모으기도 했다.

현대자동차는 이미 여러 모터쇼에서 찾아가는 충전서비스를 게시하였는데 기아자동차도 휘발유 3리터 긴급 주유처럼 ESS를 싣고 원격지로 찾아가는 충전서비스를 시작했다. 기아자동차는 서울모빌리티쇼에서 새로운 SUV 전기차량 EV9을 소개하면서 많은 주목을 받았다. 비록 한국 내 전시회에서 소개되지 않았지만 미국에서는 주차장 내부를 자유롭게 이동하며 동력선에 연결되지 않은 자율주행로봇이 내장된 전기를 다른 자동차로 옮겨주는 서비스도 운영 중이다.

배터리 충전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예측한 SK E&S는 미국의 충전회사 '에버차지'를 인수했고, SK네트웍스는 민간충전 플랫폼인 'SS차저'를 품에 안았다. SK시그넷은 전기차에 충전기를 꽂으면 배터리의 잔존 수명을 진단해 주는 기술도 개발 중에 있다. 완성차를 만들지 않는 SK그룹은 서울모빌리티쇼에서 볼보의 ‘C40 리차지’ 등을 소개하며 SK가 제작한 배터리팩과 차량용 인공지능 솔루션 ‘누구’의 우수성을 알렸다.

모던텍의 무인충전로봇. 사진=여정현 필자 제공.
모던텍의 무인충전로봇. 사진=여정현 필자 제공.

 

한편 배터리 화재에 대한 우려는 전기차 구매를 꺼리게 하는 요소인데, 일부 중소기업은 화재감지 솔루션을 탑재한 완속충전기를 출시했다. 관련 제품은 불꽃과 온도감지 센서로 수집된 데이터를 분석하여 화재를 파악하면 충전기 작동을 즉각 중단시킨다. 파이어킴은 배터리 내부에 소화캡슐을 탑재하여 초기 진화를 적극적으로 할 수 있는 제품을 선보이기도 했다. 

현대자동차는 이미 화재위험이 상대적으로 적은 수소연료 전기차 넥소를 출시했는데 서울모빌리티쇼에서 BMW그룹도 새로운 수소연료전지 자동차를 소개했다. 수소자동차는 충돌해도 수소에 불이 붙지 않고 가솔린이나 LPG자동차보다 화재위험이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형 완성차들이 많이 참석하지 않은 EV트랜드코리아 전시회는 상대적으로 다양한 전기오토바이 업체들의 각축장이 되었다. 에임스는 72V사양의 전기오토바이 '나누 레오', '나누 미니' 등의 충전시스템과 오토바이들을 소개했다. 젠스테이션은 '고고로 2’를 소개했고, 젠트로피는 '젠트로피Z' 등을 소개했다. DNA모터스로 새 출발을 한 대림오토바이는 서울모빌리티쇼에서 자사의 산뜻한 충전시스템을 소개하기도 했다.

필자는 지구 반대쪽 브라질에서 오래 체류했었는데 다양한 농축산물이 풍부한 브라질 자동차 중 27%는 석유가 아닌 바이오에탄올을 사용한다. 널리 보급된 현대자동차도 그곳에서 석유가 아닌 다양한 에탄올로 운행된다. 미국곡물협회(US Grain Council)는 서울모빌리티 쇼에서 바이오에탄올 주유기를 한국시장에 알리며 새로운 친환경연료를 소개하기에 바빴다.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는 약12년 후인 2035년경 내연기관차량의 판매를 중단할 입장이다. 유럽연합이사회는 지난 3월 7일 2035년부터 시작될 내연기관 승용차 및 소형화물차의 판매금지법안에 대한 표결을 연기하면서 유럽 내 환경운동가들로부터 강한 비판을 받고 있다. 분석가들은 표결이 지연된 이유로 폴크스바겐의 유럽 전기차 시장점유율이 겨우 20% 정도에 불과한 점과, 중국정부에 대한 견제가 필요한 점을 꼽고 있다.

다양한 기업이 한국에서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포집하여 폐유전에 저장하는 기법을 연구하고 있다. 그런데, 독일은 내연기관차 생산중단의 대안으로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포집하여 생산한 합성연료와 신재생에너지 기반의 수소만을 제한적으로 사용하는 차량은 2035년 이후에 생산되는 법안을 추진하고 있다. 

관련 입법동향으로 인하여 비록 유럽 시장에서 내연기관 자동차 퇴출이 지연될 예정이지만 다양한 모터쇼에 가끔씩 출품되는 가솔린차량과 디젤차량들이 점점 무색하게 느껴지는 것은 결코 되돌릴 수 없는 변화이다.

[필자 소개] 여정현

서울대학교 법과대학을 졸업하고 대우그룹 회장비서실, 안양대 평생교육원 강사, 국회사무처 비서관 등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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