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2일~28일 KRX은행지수 변동 추이. 자료=한국거래소
3월 2일~28일 KRX은행지수 변동 추이. 자료=한국거래소

[이코리아] 글로벌 은행 위기에 대한 우려가 진정되면서 은행주도 하락을 멈추고 잠시 숨을 돌리고 있다. 은행주가 연이은 악재로 저점에 다다른 만큼, 이번 주총 시즌에 발표된 주주환원정책을 통해 반등의 계기를 찾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8일 KRX은행지수는 전일 대비 14.28포인트(2.42%) 상승한 603.26으로 장을 마쳤다. KRX은행지수는 이달 들어 실리콘밸리은행(SVB), 크레디트스위스(CS) 등 해외 은행의 연이은 파산 사태로 은행시스템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된 영향으로 꾸준히 하락해왔다. 실제 KRX은행지수는 지난 2일 642.81에서 27일 588.98로 이달 들어 8.4%나 떨어졌다. 

하지만 최근 해외발 은행위기에 대한 우려가 진정되면서 은행주를 둘러싼 악재도 조금씩 해소되는 모양새다. 실제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 연방예금보험공사(FDIC)는 지난 27일(현지시간) 미국 중소은행인 퍼스트 시티즌스 뱅크셰어스가 SVB의 모든 예금과 대출을 인수하는데 합의했다고 밝혔다. SVB 사태가 일단락될 것이라는 낙관론이 확산되면서 은행주에 대한 하방압력도 약화된 셈이다. 

개인투자자를 중심으로 한 은행주 매수세도 계속되고 있다. 실제 개인투자자는 이달 들어 신한·KB·하나·우리금융 등 4대 금융지주사 주식을 4162억원 순매도했다. 이는 은행주가 외부 악재로 저점에 다다랐다는 판단 때문으로 보인다. 금융

전문가들도 해외 은행리스크의 국내 전이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최근 발표한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이 국내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 및 시사점’ 보고서에서 “대내적으로 평가할 때 국내 주요 시중은행들의 건전성은 글로벌 스탠다드 관점으로 보더라도 양호한 수준으로 판단된다”며 “가계부채 및 부동산PF 부실화에 대한 우려가 여전한 상황이긴 하지만, 2022년 사상 최고의 실적을 기록한 국내 은행들의 위험흡수능력은 미국의 은행파산사태를 버텨내기에 별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황 연구위원은 이어 “ 주가, 시장금리, 환율 등의 시장지표에서 일부 가격하락과 더불어 변동성이 증가하는 것은 불가피하겠지만 시장이 추락하는 수준의 패닉장세를 볼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다만 은행주의 반등을 기대하기는 아직 이르다는 신중론도 나온다. 은행 위기가 시스템 리스크로 발전할 가능성은 작지만, 아직 뱅크데믹(은행+팬데믹) 위험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와 유럽 은행들의 신용위험, 뱅크데믹이 다소 소강국면에 접어드는 분위기지만 잠재적 위험이 해소된 것은 아니다”라며 “상업용 모기지 대출 및 사모펀드(PEF) 부실 리스크, 냉각된 자금시장 및 뱅크런 우려 지속 등은 여전히 신용위험을 언제든지 확산시킬 수 있는 잠재 위험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주요 금융지주사가 최근 발표한 주주환원정책의 적극적인 실천이 은행주 반등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금 은행주는 사실상 나올 수 있는 거의 모든 악재가 주가에 반영된 상황이다. 4대 금융지주 PBR(주가순자산비율)은 0.28~0.38배로 역사적 하단 수준”이라며 “근본적인 주가 부진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근본적으로 경기, 부동산 침체 우려 축소 및 건전성 우려 해소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정 연구원은 이어 “다만 연초 시장과 약속했던주주환원 정책이 조기 시행된다면 주가 반등의 트리거는 될 수 있다”며 “아직 대내외 여건의 불안정으로 주주환원 확대 여부를 장담하긴 어렵지만, 만약 시행하게 된다면 은행주를 둘러싼 여러 불확실성을 완화시키는 계기가 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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