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24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코리아] 미국의 '베이비 스텝'으로 한·미 기준금리 격차가 더 벌어졌지만 원-달러 환율은 오히려1300원 아래로 떨어졌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이 예상했던 수준에다 긴축 우려에 대한 우려가 완화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2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278.3원)보다 8.9원 오른 1287.2원에 출발했다. 원·달러 환율이 전날 30원 가량 급락했던 데 따른 되돌림과 저가 매수세 유입으로 오후 1시 기준 1291원 초반 대에서 등락중이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DXY)는 23일(현지시간) 전장 대비 0.18% 오른 102.53에 마감했다. 달러화는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금리 인상 막바지 인식 속 국채금리 하락과 함께 약세를 보인 이후 주요국 통화정책 결정을 소화한 이후 강보합권에서 등락을 거듭하다 소폭 상승 마감했다. 

미 연준은 지난 22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는 '베이비스텝'을 단행했다. 이에 한·미 금리 격차는 다시 1.5%포인트로 확대되면서 지난 2000년 10월 이후 가장 커졌다.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은 "연내 금리동결은 없다"고 못 박으면서 연내 한 차례 추가 인상 가능성을 열어뒀다. 연준은 FOMC 위원들의 향후 금리 인상 전망을 보여주는 점도표의 올해 말 금리 예상치(중간값)로 지난해 12월과 같은 5.1%로 제시했다. 이는 이번 긴축 사이클에서 올해 남은 기간 동안 한 차례만 추가 인상한다는 얘기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연준이 연내 금리 인하에 나설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에서 연준이 5월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은 61.2%,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은 38.8%로 조사됐다. 연준이 연내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은 무려 97.7%에 달했다.

한국은행은 연준이 연내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거듭 차단한 것에 주목하며, 시장 상황을 예의주시하기로 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여러 차례 "한미 금리차에 기계적으로 대응하지 않는다"고 강조해왔다. 하지만 커지는 원-달러 환율 상승(원화 가치 하락)과 외국인 자금 유출 압력을 무시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다.

특히 다시 환율이 금리 격차 등의 영향으로 1300원 선을 넘어선다면 한은도 추가 금리 인상을 검토할 수밖에 없다. 또 원화가 절하(가치 하락)될수록 같은 수입 제품의 원화 환산 가격은 높아지는 만큼, 물가 안정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그렇다면 금융권에서는 향후 원-달러 환율에 대해 어떻게 전망하고 있을까. 

한국투자증권 자산관리전략부는 21일 보고서를 통해 "이번 역전 시기를 살펴보아도 기준금리차는 지난해 7월부터 꾸준히 확대되었지만 10월 이후 달러인덱스가 하락하기 시작하면서 원-달러 환율도 급락하는 모습을 보였다"면서 "내외금리차 역전 시 환율 상승 압력이 높아지지만 대내외 경기 등 기타 여건도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임동민 교보증권 연구원은 "연준이 인플레이션 안정에 신경을 쓰면서 신용경색 완화를 위해 적극 대응한다면, 연방기금 목표금리 상한은 높게 유지하되, 하한을 낮추는 선택을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3월1일에서 20일까지 집계된 3월 한국 수출·수입은 각각 전년대비 -17.4%, -5.7%로 기록됐으며 무역수지는 -63억 달러로 집계됐다"면서 "한국의 대규모 무역적자가 유지되고 있어 원-달러 환율하락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며, 단기 균형환율 상향이동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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