둥근 원통형 스피커. 사진=여정현 필자 제공
둥근 원통형 스피커. 사진=여정현 필자 제공

 

[이코리아] 지난 2월 22일부터 26일까지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는 ‘2023 서울리빙디자인페어(Seoul Living Design Fair 2023)’가 개최되었다. 약 400개의 국내외 업체들이 28회를 맞는 이번 전시회에 인테리어 기능을 가진 다양한 제품들을 선보였다. 주한영국상공회의소는 Rapport London, Fleming & Howland 등 다양한 영국 브랜드를 동반하고 참석해 이색적인 볼거리를 제공했다. 

다양한 IT기기와 전자제품들은 전시회에서 소비자들에게 선택받기 위하여 화려한 색상과 참신한 디자인을 뽐냈다. 새로운 소재와 감각적인 디자인을 적용한 여러 IT제품들을 이글에서 소개한다. 

젋은 세대는 이미 TV와 냉장고를 기능성을 뛰어넘는 중요한 인테리어 소품으로 여긴다. 삼성전자는 2019년 독일 IFA에서 비스포크 냉장고를 출시하면서 고객이 방대한 색상 라이브러리에서 한 가지 색상을 선택하도록 했다.  삼성전자는 서태지를 등장시켜 ‘말하는 대로 된다’는 의미를 가진 비스포크 광고를 만들었고 관련 영상은 이미 1,000만회 이상의 조회를 돌파했다. 이 회사의 최신 비스포크 인피니티 라인업은 냉장고, 냉동고, 와인냉장고, 오븐, 인덕션, 레인지후드 등 다양한 제품의 색상을 고객이 원하는 대로 조화롭게 구성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반투명 재질의 LCD모니터 거치대. 사진=여정현 필자 제공
반투명 재질의 LCD모니터 거치대. 사진=여정현 필자 제공

 

LG전자는 이미 반투명TV, 돌돌 말리는 TV, 1970~80년대 느낌이 나는 클래식TV, 심한 곡률을 자랑하는 울트라기어 모니터 등을 출시하여 고객을 사로잡았다. LG전자는 이번 전시회에서 총 18대의 냉장고로 'LG 디오스 오브제 컬렉션 무드업'을 공연을 선보였다. LG전자의 여러 냉장고들은 편곡된 주변 음악에 따라 색상을 바꾸면서 환상적인 분위기를 표현했다. 이 냉장고를 구매한 고객은 주변 환경에 따라 상면과 하면의 색상을 바꿀 수도 있고 냉장고에 다양한 정보를 표현할 수도 있다. 

LG냉장고는 다양한 광원을 전면에 고르게 확산시키는 도광판을 적용하여 감각적인 분위를 연출했다. 이 냉장고는 4계절의 테마를 기본으로 제공하는데, 파리, 산토리니, 와이키키 등 유명 대도시의 감성을 표현해주기도 한다. 소비자가 이른 새벽, 비 오늘 날, 석양 등 원하는 주제를 입력하면 냉장고는 알아서 색상을 바꾸기도 한다. 

LG전자는 그동안 즐겁게 일하고 홍보하자는 FUN경영을 추진해왔는데 이제 FUN개념은 ‘최고의 경험, 차별화된 경험, 세상에 없는 경험’으로 변모하고 있다. 냉장고에 자석으로 붙이던 메모지의 역할은 머지않아 첨단 디스플레이가 대신하게 된다.

LCD모니터의 변신은 화려한 색감을 입은 다양한 TV거치대에서도 살펴볼 수 있었다. 아크릴로 제작된 반투명 거치대는 기존의 철제 검정색 제품과 다른 느낌을 선사했다.

색상이 변하는 LED를 내장한 벽시계. 사진=여정현 필자 제공
색상이 변하는 LED를 내장한 벽시계. 사진=여정현 필자 제공

 

중소기업 미닉스는 백색과, 회색 위주의 세탁기 시장에서 주황, 노랑, 하늘색 등 과감한 색상과 소재를 채용하며 눈길을 끌었다.

블루투스 스피커도 다양하게 변모하며 당당하게 인테리어 소품이나 조형물의 역할을 담당했다. 삼성이 약 9조4천억원에 인수한 하만카돈은 외부가 투명한 사운드스틱이나 오로라 스피커를 출시하여 이미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삼성전자에서 출시한 다양한 사운드바는 기다란 막대 모양으로 TV하단에 설치되며 풍부한 음량을 자랑하기도 한다. 

한 업체는 전시회에서 빨간색, 분홍색, 하늘색 등의 다양한 원통형태의 스피커를 출시하여 눈길을 끌었다. 또 다른 업체는 돌체 구스토(Dolce Gusto) 커피캡슐을 연상시키는 깜찍한 무선 블루투스 스피커를 출시하기도 했다. 

스마트폰으로 조정가능한 방등. 사진=여정현 필자 제공
스마트폰으로 조정가능한 방등. 사진=여정현 필자 제공

 

침실이나 사무실에 부설된 LED전구는 IOT기술을 채용하여 간단한 스마트폰 조작으로 밝기나 색상을 변경시켰다. 현재까지 출시되었던 방등은 주광색 또는 전구색이 주도했는데, 이제 누구나 그날의 기분에 따라 방등을 스마트폰으로 녹색이나 청색, 적색 등으로 손쉽게 변환이 가능하다. 최근의 전구들은 외관은 일반적인 전구소켓 형태이나, 내부에 첨단 무선통신기능을 내장하고 wi-fi나 블루투스 통신으로 스마트폰과 연결되어 다양한 역할을 수행한다. 

첨단 IOT기술은 벽면에 부착된 벽시계의 배경 조명도 손쉽게 변경시킨다. 일부 벽시계는 무선통신기술을 채용하여 휴대폰 전파를 수신하면서 매시간 분침과 초침을 정확히 재설정하여 사용자의 불편을 줄여준다.

백색가전의 변화는 콘센트에도 적용되었다. 주로 막대모양의 멀티탭은 이제 화려한 색감을 가진 다양한 큐브형태로도 제조되어 감추기보다는 밖으로 드러내는 소품이 되었다.

배터리를 내장한 전선이 없는 가습기. 사진=여정현 필자 제공
배터리를 내장한 전선이 없는 가습기. 사진=여정현 필자 제공

 

진화하는 배터리기술은 이미 다이슨 무선청소기, 애플의 에어팟이나 삼성의 버즈를 등장시켰다. 여러 업체들은 전시회에서 가습기, 차량용 디퓨져, 공기청정기 등 다양한 기기를 배터리를 내장한 무선형태로 출시했다.

한편 스타트업 기업인 스냅태그는 ‘랩코드’ 기술을 선보였는데 이 코드는 기존의 바코드처럼 눈에 드러나지는 않지만 특수하게 인쇄된 디지털정보를 내장하고 있다. 사람의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전용 리더로 읽게 되면 제품명을 정확하게 알 수 있다. 상품의 심미성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정보는 정확하게 전달하여 예술적 가치가 있는 제품의 대체불가능성 검증에 사용될 수 있다.

폐타이어, 헌옷 등 다양한 재활용품을 IT제품의 제조와 디자인에 활용하는 추세도 꾸준히 늘고 있다. 파타고니아는 이미 재킷 한 벌을 생산하는데 물 135리터가 소비되고, 재킷 무게의 3분의 2에 자재가 제조과정에서 쓰레기로 버려진다며 ‘자사의 제품을 사지 말라’고 광고했다. 하지만 파타고니아의 매출은 오히려 증가했고, 현재 여러 기업이 관련 마케팅 기법을 채용하고 있다.

물가는 오르면서 소득이 감소하는 디플레이션의 공포가 한국사회에서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소비자들의 주머니가 점점 얄팍해지는 지금 화려한 색감이나 감각적인 디자인은 고객의 지갑을 여는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고 성장을 위한 또 다른 발판이 된다.

[필자 소개] 여정현

서울대학교 법과대학을 졸업하고 대우그룹 회장비서실, 안양대 평생교육원 강사, 국회사무처 비서관 등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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