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지난해 9월 29일 제주시 구좌읍 제주 CFI 에너지미래관에 열린 '그린수소 글로벌 허브 구축계획 발표 및 12.5㎿ 그린수소 생산설비 실증 착수 기념행사' 모습. 사진=뉴시스
사진은 지난해 9월 29일 제주시 구좌읍 제주 CFI 에너지미래관에 열린 '그린수소 글로벌 허브 구축계획 발표 및 12.5㎿ 그린수소 생산설비 실증 착수 기념행사' 모습. 사진=뉴시스

[이코리아] 미국 월가 대표 투자은행 골드만삭스가 청정수소 시장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 19일(현지시간) 미 경제매체 CNBC에 따르면 골드만삭스는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15%를 탈탄소화 및 탄소중립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청정수소가 중요 에너지자원으로 부상하고 있다"며 "결국 승자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골드만삭스의 분석가들은 지난 13일 발표한 고객 노트에서 "청정 수소 혁명은 계속해서 가속화되고 있다"며 "이것을 수소 예측에 반영해 우리의 기본 사례 시나리오를 지난해 대비 2030년엔 거의 3배로 늘렸다"고 밝혔다. 

골드만삭스는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측법(IRA)을 전면에 내세운 긍정적인 규제와 수소는 선박으로 액체 형태로 운송 가능한 만큼 글로벌 해상시장을 창출하기 위한 새로운 이니셔티브 등 청정수소를 견인하는 몇 가지 요인을 지적했다.

전 세계 대부분이 화석 연료의 하나의 대안인 수소 용량이 증가할 것이며, 이러한 추가용량의 대부분은 가까운 시일 내에 유럽, 아시아, 호주에서 나올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IRA 인센티브가 이들 지역에서 대규모 프로젝트를 주도할 것이기 때문에 미국과 캐나다의 '강력한 상승세'도 있다"고 골드만삭스는 말했다.

수소에너지는 수소를 연소시켜서 얻는 에너지를 말하며, 수소를 연소시켜도 극소량의 질소와 물만 배출되기 때문에 수소에너지는 미래의 청정에너지원 중 하나로 주목받고 있다. 

수소에너지의 연료인 수소가 생산되는 방식에 따라 다시 그레이수소, 블루수소, 그린수소로 구분되어 진다. 그 중 그린수소는 재생에너지 전력으로 물을 전기분해를 통해 생산한 수소로 생산단계부터 온실가스가 전혀 배출되지 않는 친환경 에너지이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이 지난해 발표한 '그린수소에너지'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그린수소 시장 규모는 2020년 기준 3억2900만달러(약 4262억5240만원)로 향후 연평균 58% 성장으로 2026년 기준 43억7330만달러(약 5조6660억원) 규모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지난 2020년에 2024년까지 6GW의 수전해 시설로부터 100만톤(t), 2030년까지 40GW의 수전해 시설로부터 1000만톤의 그린수소 생산을 목표로 하는 수소 전략을 발표했다. 현재 독일, 프랑스, 영국 등에서 그린수소 관련 대규모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은 두 번째로 큰 규모의 그린수소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일본은 그린수소의 상용화를 위한 연구를 위해 10MW 수전해 장치를 보유한 후쿠시마 수소에너지분야 연구필드(FH2R)를 설립해 그린수소 제조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해당 지역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호주는 일본과 한국을 중심으로 아시아 국가에 수소를 수출할 계획으로 대형 그린수소 플랜트를 개발하고 있다.

북미지역에서 가장 큰 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미국은 2021년 6월 출범한 에너지 어스샷 이니셔티브(Energy Earthshots Initiative)의 첫 번째 프로젝트로 재생에너지를 활용해 그린수소의 생산 비용을 현재 1kg 당 5달러에서 10년 내 1kg 당 1달러로 낮추는 하이드로겐 샷(Hydrogen shot)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으며, 그린수소를 생산할 수 있는 기술력을 보유한 기업이 다수 위치하고 있다.

그린수소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많은 글로벌 기업들이 진입하고 있어,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의 경우 수전해 기술을 보유한 기업은 지필로스, UCI, 이엠코리아, 수소에너젠, 엘켐텍 등이 있으며, 대기업인 한화솔루션, SK, 포스코, 현대중공업 등도 그린수소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앞서 우리 정부도 수소 생태계 확대를 위해 오는 2026년 연간 약 1000톤의 그린수소를 국내에서 생산하기 위해 약 622억원의 사업비를 투자할 계획이라고 지난해 밝혔다. 이를 위해 그린수소 생산에 필요한 10메가와트(㎿)급 수전해 실증에 착수했다. 수전해 시스템은 전기로 물을 분해해 산소 및 수소를 생산하는 설비다. 재생에너지로 만든 전력을 사용할 경우 이산화탄소 배출 없이 그린수소를 생산할 수 있는 핵심 기술로 꼽힌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그린수소 1000톤은 수소 승용차 약 4300대에 쓸 수 있는 양이다. 정부는 이와 함께 수소 모빌리티 등 다양한 분야에 실증설비를 활용할 계획이다. 

이슬기 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23일 <이코리아>와 통화에서 "그린수소의 생산은 알칼라인 수전해 기술과 고분자전해질 수전해 기술 등을 통해 생산된다. 알칼라인 방식은 달 탐사에도 쓰였던 방식으로 기술적으로 성숙도가 높다. 다른 수전해 기술들은 아직 효율성 문제가 있다"면서 "수전해 방식으로 수소를 생산하는 방식은 아직 생산 단가가 높고 전력 소모량도 상당해 전 세계적으로 상용화에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 세계적으로 온실가스 감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수소경제가 주목받고 있고, 특히 미국·유럽 등 청정에너지가 발달한 국가들이 대형 프로젝트를 통해 그린수소 관련 기술개발에 적극적"이라면서 "탄소중립의 사회적 요구로 큰 흐름은 그린수소로 갈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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