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출처=미 연준 공식 유튜브 채널 갈무리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출처=미 연준 공식 유튜브 채널 갈무리

[이코리아]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다시금 장기간 고착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생각보다 강한 미국 경기 지표가 잇달아 발표되면서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달러의 '몸값'을 높이고 있다. 

17일 원/달러 환율은 상승세를 보이며 2개월 만에 1300원대에 진입했다.

이날 오후 1시 11분 현재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날보다 11.02원 오른 1300.96원이다. 환율은 7.1원 오른 1291.9원으로 개장한 뒤 1300원대 초반 흐름을 보이고 있다.

미국의 소비와 생산 지표의 상승으로 긴축 장기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환율이 급등한 것으로 풀이된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16일(현지시간) 미국 상무부는 지난 1월 소매 판매가 전월 대비 3.0%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2021년 3월 이후 1년10개월 만의 최대 폭이다. 서비스 물가 상승세가 유지되는 가운데 상품물가도 반등했기 때문이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1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월보다 0.7% 오르며 시장예상치인 0.4%를 웃돌았다. 주간 신규실업수당 청구건수는 19만4000명으로 시장예상치인 20만명을 밑돌았다.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이날 "미국 기준금리 0.5% 포인트 인상이 필요한 경제적 근거를 봤다"고 말했다. 

로이터통신은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CPI)가 6.4%로 상승했다는 뉴스에 이어 소비지출의 강세 조짐이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내수를 냉각시키기 위해 여름까지 금리 인상을 계속할 수 있다는 추측을 부채질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무엇보다 미 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킹달러'의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당초 시장의 예상대로 가면 연준의 기준금리 상단은 최대 5.25%에서 멈춘다. 하지만 지금처럼 경기가 계속 호황을 보이면, 물가 상승세가 쉽게 꺾이지 않기 때문에 연준의 기준금리 상단은 예측하기 어렵다. 

임혜윤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물가의 방향성은 명확하지만, 둔화 속도는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되면, 연준이 금리 인하에 나서기는 어렵다"라고 밝혔다. 

연준의 금리인상 시 지난해 외국인 투자자금이 빠져나가면서 원화 가치가 떨어지고 달러 가치가 급격히 오르는 킹달러 상황이 재연될 수도 있다. 이는 곧 수입물가 상승을 일으키면서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으로 이어진다. 국내 물가가 좀처럼 떨어지지 않고 있는 가운데 미국과의 금리 격차마저 상단 기준 1.25%포인트로 벌어져 오는 23일 기준금리 결정을 앞둔 한국은행의 고민도 다시 깊어질 전망이다. 

일각에선 달러 가치가 일시적으로 오를 순 있지만 지난해와 같은 킹달러 현상이 다시 오기는 힘들다는 의견도 있다. 

김효상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국제금융팀장은 17일 <이코리아>와 통화에서 "지난해 연준의 금리인상속도가 시장의 기대보다 더 빠르게 진행되면서 충격을 받아 1400원대까지 환율이 치솟았다. 하지만 킹달러는 우리나라만의 문제는 아니었고 전 세계가 경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환율은 기대요소라는 것이 있는데 단기적인 이자율과 장기적인 국가 간 펀더멘털의 괴리가 발생하느냐가 중요하기에 향후 지켜봐야 한다"면서도 "지금 상황은 이미 금리가 많이 올라가 있기에 환율이 더 많이 이탈할 상황은 많지 않아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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