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엔화가 4.2% 하락하는 사이 원화는 0.6% 하락해 일본기업에 대한 국내 기업의 수출 경쟁력도 약화된 것으로 평가됐다. 이경호 기자 lkh@ekoreanews.co.kr
【서울=이코리아】이경호 기자 =  올들어 엔화 가치가 원화보다 7배 이상 절하됨에 따라 일본기업에 대한 국내 기업의 수출 경쟁력도 크게 약화된 것으로 평가된다.

7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올들어 이달 3일 현재까지 달러화에 대해 엔화 가치는 4.2%나 떨어진 반면 원화 가치 하락 폭은 0.6%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달러 강세 및 엔화 가치 하락은 최근 들어 더욱 두드러진 양상을 보이고 있다. 세계 주요 6개국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지표인 달러인덱스는 9월 1일(82.748)에서 지난 6일(86.694)까지 4.8% 상승했다.

반면 지난 9월 한 달동안 일본 엔화는 달러화에 비해 6.8% 절하됐다. 유로화가 3.7%, 파운드화는 2.1% 하락했다.

미국의 경기회복으로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높아진 반면 유로존 및 일본의 경우 추가로 통화 공급을 확대할 가능성이 커졌다.

◇외국인 자금, 국내 시장서 이탈

원·달러 환율은 지난 7월 초 달러당 1010원선을 위협하기도 했으나 이달 6일에는 1069원까지 상승했다.

이처럼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자 외국인 투자자들은 앞다퉈 국내 증권시장에서 빠져나가고 있다. 환차손 확대를 우려해서다.

지난 9월 11일부터 이달 6일까지 외국인 투자자들은 국내 증시에서 총 1조7558억원의 주식을 팔아치웠다. 코스피가 약세를 면치 못하는 것도 이같은 외국인 매물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자금이탈 현상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배성진 현대증권 연구위원은 "시장에서 미국 금리 인상에 대한 기대가 구체화됐기 때문에 달러 강세는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안영진 한화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달러화는 미국의 통화정책 이슈가 계속되는 한 강세를 유지할 것"이라며 "다만, 원·달러 환율의 경우 경상수지 흑자 기조로 오름 폭이 제한적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엔화 가파르게 떨어져 국내 수출 기업 '비상'

엔화가치가 워낙 가파르게 떨어지다 보니 국내 수출기업들의 우려도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최근 들어 원화가치가 하락했다고는 하나 엔화가치 하락 폭과 비교하면 미미한 수준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경제동향분석실장은 "올해 원·100엔 평균환율을 990.7원으로 추산했을때, 내년도 원·100엔 환율이950원까지 내려가면 한국 총수출이 4.2%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여기에 중국 경기부진으로 위안화 약세까지 몰아치면서 중국 수출마저 감소하는 추세다.

원화절상과 위안화 절하가 맞물리면서 올들어 7월까지 원·위안화 환율은 9.3%나 떨어졌다. 이 기간 동안 중국에 대한 수출 증가율은 마이너스(-0.1%)를 기록했다

lkh@ekoreanews.co.kr

저작권자 © 이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