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리아] 역술인 ‘천공’의 대통령 관저 선정 개입 의혹이 정치권의 이슈로 재부상했다. 

앞서 김종대 전 정의당 의원은 작년 12월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3월에 육군참모총장 공관과 서울사무소에 천공이 다녀갔다는 증언을 국방부 고위관계자로부터 들었다”라고 주장했다. 이에 정치권은 발칵 뒤집어졌다. 김 전 의원의 주장이  사실이면 역술인이 국정에 관여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어 윤석열 대통령 부부에게까지 화살이 돌아갈 상황이었다.

이에 대통령실 경호처는 "김용현 경호처장은 천공과 일면식도 없으며, 천공이 한남동 공관을 둘러본 사실이 전혀 없음을 거듭 밝힌다"라는 입장을 냈고, 대통령실은 김 전 의원을 허위사실 유포에 따른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했다. 

이후 한 달여만에 상황은 반전됐다. 천공의  국정개입 의혹이  허위사실로  보기 어려운 정황 증거가 나온 것이다. 이 증거는  부승찬 전 국방부 대변인의 저서 ‘권력과 안보’(문재인 정부 국방비사와 천공 의혹)에 담겼다.

저서에 따르면, 지난해 4월 1일 서욱 국방부 장관과 미사일전략사령부 개편식에 참석한 부 전 대변인은 남영신 전 육군총장으로부터 “얼마 전 OOO과 천공이 한남동 육군총장 공관과 서울사무소를 방문했다는 보고를 받았다”라는 말을 들었다. 이에 부 전 대변인은 “긴 수염에 도포 자락을 휘날리고 다니는 천공이 사람들 눈에 쉽게 띌 텐데 그게 가능하냐”고 묻자 남 전 총장은 “(공관 담당 부사관이) 무슨 의도로 내게 허위보고를 하겠느냐”라고 말했다는 것.

부 전 대변인은 저서에서 “군 지휘보고체계를 감안할 때 두 사람이 소설을 쓸 리는 만무하다”며 “육군참모총장이 내게 왜 그런 이야기를 했을지 생각해보니 언론에 알려달라는 메시지로 읽혔다. 며칠 뒤 남 전 총장에게 전화해 ‘언론에 알려야 하냐’고 물으니 총장은 “자기는 괜찮지만 현역인 부사관이 걱정된다며 절대 비밀을 지켜달라”고 요청했다는 것.

천공의 국정개입 의혹이 새  국면에 접어들면서 야당의 공세도 커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2일 정책조정회의에서 “안보 리스크를 가중시키고, 서울시민의 교통 불편을 초래하고, 천문학적 혈세를 낭비하면서까지 무리하게 대통령실과 관저를 이전한 배경에 역술인 천공이 있었다는 방증”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국회 국방위원회와 운영위원회를 소집해 역술인 ‘천공’의 국정 개입을 낱낱이 밝히고, 이를 방치하고 감춘 대통령실 등 정부 관계자의 책임을 반드시 묻겠다”고 밝혔다.

한편 대통령경호처는 2일 오후 출입기자들에게 문자를 보내 "천공이 한남동 공관을 방문하였다는 의혹 제기와 관련하여 전혀 사실이 아님을 알려드린다. 김용현 경호처장은 천공과 일면식도 없으며, 천공이 한남동 공관을 둘러본 사실이 전혀 없음을 거듭 밝힌다"라고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