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ASA 누리집
11일 지구로 귀환하는 오리온 탐사선 = NASA 누리집

[이코리아] 세계 각국이 우주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11일에도 미국, 일본, UAE 등 세계 각국의 우주 관련 소식이 다수 들려왔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은 12일 아르테미스 1호의 유인 달 탐사선 ‘오리온’의 승무원 모듈이 11일 오전 지구에 무사히 귀환했다고 밝혔다. 

오리온에는 사람 대신 센서를 부착한 마네킹이 탑승했으며, 지난 11월 16일 SLS 발사체를 통해 지구를 떠나 25.5일간 17단계의 임무를 수행했다. NASA는 보도자료를 통해 “아폴로 17호가 달에 착륙한 지 50년 만에 진행된 오리온 우주선의 귀환은 아르테미스 1의 최고의 업적이다. 이번 탐사는 아르테미스 계획의 달 탐사에 있어서 중요한 진전이다.”라고 밝혔다.

아르테미스 프로젝트는 2025년에 달에 유인 착륙하는 것을 목표로 진행 중인 계획이다. 미국 주도로 영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이스라엘 등 전 세계 21개국이 아르테미스 약정에 참여해 함께하고 있으며, 한국은 작년 5월에 10번째로 참여했다.

아르테미스 2호는 24년 5월에 발사될 예정이며 달 궤도를 선회 후 지구로 복귀할 계획이다. NASA는 2023년 초에 아르테미스 2호에 탑승할 우주인의 명단을 확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오리온이 지구로 복귀한 11일 일본과 UAE는 달 착륙선을 쏘아 올렸다. 11일 플로리다의 케이프 커내버럴 우주군 기지에서 발사된 스페이스X의 팰컨 9 로켓에는 일본의 달 탐사 회사 아이스페이스에서 설계한 ‘하쿠토-R’ 미션 1 탐사선과 UAE의 달 탐사선 ‘라시드 로버’가 실렸다. 하쿠토-R은 내년 4월 말 달에 착륙할 예정이며 성공할 경우 일본은 러시아, 미국, 중국에 이어 네 번째로 달 착륙에 성공한 나라가 된다. 민간기업으로는 최초다.

UAE의 라시드 로버는 아랍 최초의 달 탐사선이다. 2006년에 두바이 우주센터를 설립하고 2014년 우주청을 설립한 UAE는 지난해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화성 탐사선 ‘아말’을 화성 궤도에 안착시키며 세계를 놀라게 했다. UAE는 화성 탐사와 달 탐사에 이어 소행성 탐사를 계획하고 있으며, 2117년에는 화성에 거주지를 세우겠다는 계획까지 구상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민간우주정거장 계획도 추진되고 있다. 일본 언론은 11일 민간기업 디지털블래스트가 2030년 완공을 목표로 우주정거장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미국과 러시아가 운영 중인 국제우주정거장이 퇴역하는 2030년에 첫 번째 모듈을 발사하는 것이 목표다. 3개의 모듈로 구성되는 우주정거장의 구축에는 3000억~5000억 엔의 비용이 들 것으로 추산된다. 디지털블래스트는 지난 2018년 설립된 회사로 상업 우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발사되는 다누리호 = 뉴시스
발사되는 다누리호 = 뉴시스

한편 한국이 지난 8월 쏘아 올린 달 탐사선 ‘다누리’는 5일 뒤 17일에 달 궤도 진입을 시도할 예정이다. 궤도 진입은 다누리가 맡은 임무 중 가장 중요한 부분으로, 성공할 경우 다누리는 빠르면 31일부터 달 궤도에 안착해 내년 2월부터 본격적으로 탐사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한국은 지난 6월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의 발사에 성공했고, 8월에는 달 탐사선 다누리를 쏘아 올리는 등 최근 우주탐사 분야에서 성과를 늘려나가고 있다. 작년 5월에는 미국의 달 탐사 프로그램 아르테미스 약정서에 가입했으며, 아르테미스 계획 중 하나인 달 궤도에 우주정거장을 건설하는 ‘루나 게이트웨이’ 계획에도 참여 의사를 밝히고 있다.

한국이 우주 강국이 되기 위해서는 갈 길이 멀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우주항공청이 23년에 출범한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과학계에서는 우주항공청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29일 전국과학기술노동조합은 성명을 내고 과기정통부 산하에 청이 만들어지는 것으로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우주항공청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에 설치될 예정인데, 이렇게 되면 다른 부처의 목소리가 약해지는 것이 우려된다는 것이다.

노조는 성명을 통해 “우주산업 육성과 우주력 건설을 위해서라면 적어도 산업통상자원부와 국방부가 과기부와 같은 정도의 지분을 가지고 우주 전담부서의 건설에 참여해야 한다. 각 부서의 자원과 인력을 통합해 범부처적 전략을 수립하고 조직을 구성해 추진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항공우주 업계 종사자들의 처우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항공우주연구원 노조는 6월에 누리호 발사가 성공한 직후 성명서를 내 연구원들의 처우 개선을 요구하고 나섰다.

항우연 노조는 성명서를 통해 “언론과 방송에서 보여주는 금빛 환상과는 너무 다른 개선되지 않는 현실에 절망하면서 발전을 위한 변화를 포기하게 만들고 있다. 국민 모두가 찬사하는 성취를 만들어낸 것은 현장의 연구자들인데 (연구자들은) 떠날 것인가, 남을 것인가를 고민하고 있다.”라고 호소했다. 

노조는 누리호 2차발사의 성공 이후 정치인과 책임자들 중 누구 하나 연구자들을 위해 무엇을 해주면 좋을지 묻지 않았다고 꼬집으며 현장 연구자들이 걱정 없이 일할 수 있도록 노동에 대해 정당한 보상을 해달라고 요구했다. 

11월 28일 '미래 우주경제 로드맵' 발표하는 윤석열 대통령 = 뉴시스
11월 28일 '미래 우주경제 로드맵' 발표하는 윤석열 대통령 = 뉴시스

한국의 우주산업 예산이 주요국에 비해 부족하다는 지적도 계속되고 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작년 10월 우리 정부의 우주산업 예산 규모가 2020년 기준 국내총생산(GDP)의 0.04% 수준에 불과해 미국, 영국 등 주요국에 비해 매우 낮은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대외연에 따르면 2021년 우리나라의 우주개발 예산은 7억 2천 200만 달러였다. 476억 9천 100만 달러의 미국, 88억 5천 300만 달러의 중국, 33억 2천 400만 달러 등에 한참 못 미치는 금액이며, GDP 대비 비중도 낮은 편이다. 

정부는 8월에 내년도 정부 예산안을 발표하며 우주 관련 예산을 올해(4083억 원)보다 20.5% 증액한 4918억원으로 편성했다고 발표했다. 한국형발사체 누리호를 반복 발사해 신뢰성을 제고하고, 민간으로 관련기술을 이전하는 등 우주 분야의 투자를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저작권자 © 이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